지난호 보기
사막에 핀 황금빛 꽃 두바이를 가다
사막에 핀 황금빛 꽃
두바이를 가다
두바이에 도착하기 이틀 전 기온이 섭씨 53도를 기록 했었다는 택시기사의 말을 들으면서 과연 이곳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을지 의심스럽기 그지없었다. 두바이의 호텔에 도착해 택시 문을 여는 순간 그런 기우는 현실이 되는 듯 했다. 습도와 열기를 잔뜩 머금은 상상 그 이상의 공기가 순간 숨을 막아버린다. 그제서야 내가 두바이에 도작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글·사진 김성환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아라비아 반도 동쪽에 있는 아랍에미리트연방은 일곱 개의 토후국으로 구성되어 있는 나라다. 그리고 그 중 UAE(아랍 에미리트)를 대표하는 연방이 바로 두바이(Dubai)다. 두바이는 과거 페르시아해로 이어져 있는 소금기 가득한 작은 어촌에 어부와 상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던 작은 마을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소박하고 평온한 삶은 1966년 석유가 발견되면서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오일달러가 넘쳐나면서 두바이는 사막에 핀 기적의 꽃답게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언젠가는 고갈될 한정적인 석유자원에 의지하기보다 전 세계 사람들이 레저와 휴식, 관광을 위해 찾는 관광대국의 꿈을 사막에 꽃 피우고자 하는 그들의 의지는 이제 점차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두바이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거대한 야자수 모양의 ‘팜 아일랜드(Palm Islands)’는 야자수 모양으로 바다에 떠있는 100개의 럭셔리 호텔, 프라이비트 비치, 워터 파크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거대한 인공 휴양 도시로 전 세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더 월드(The World)’ 프로젝트는 세계지도 모양을 한 300여 개의 섬을 전 세계의 갑부들에게 분양하는데 성공했다.
1995년부터 시작된 이 기적 같은 변화는 셰이크 모하메드가 왕세자가 되어 CEO 겸 통치자로서의 실권을 얻게 되면서 본격화되었다. 그는 언젠가는 고갈될 석유자원에 의지해 두바이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을 불허하는 압도적인 규모의 최첨단 미래도시를 건설해 두바이를 세계적인 관광 대국으로 만들고자 했다.
두바이 박물관에서 만나는 두바이의 지혜
두바이 사람들은 전기도 에어컨도 오일달러도 없던 과거, 오직 지혜만으로 뜨거운 태양과 사나운 모래사막으로부터 삶의 터전을 지켰다. 두바이 박물관에는 두바이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관과 체험관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두바이 구시가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바람의 탑(Malqaf)이 어떻게 이 뜨거운 섭씨 50도의 도시를 식혀왔는지도 알 수 있다. 뜨거운 공기는 도시 곳곳에 있는 바람의 탑 윗부분에 걸려 탑 아래로 꺾여 내려오고, 그 밑에 파놓은 도랑에서 차가운 땅과 물을 만난다. 그렇게 식은 공기는 다시 위로 올라가 두꺼운 세라믹으로 뒤덮인 건물 내부로 들어가 천연에어컨 역할을 했다. 두바이 시민들이 석유 없이 만들어낸 이 기적은 두바이 박물관 내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금과 향료와 모든 것 다 있는 시장 ‘크리크’
두바이의 살아있는 과거를 보려면 크리크 주변으로 가야한다. 특히 동쪽의 데이라(Deira) 지역의 꼬불꼬불한 시장들은 아랍의 옛 거리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신기하게 이방인을 맞이한다. 아라비아인들은 무엇이든 가져다 놓고 파는 이곳을 수크(Souq)라고 부르는데 가장 유명한 곳이 바로 ‘골드 수크’다. 125개가 넘는 가게들이 온갖 귀금속을 팔고 있다. 또한 골드수크을 지나면 이국적인 향기로 가득한 향료와 향수 가게들이 즐비한 수크를 만난다. 이쯤 지나다 보면 습기와 고온에 지쳐서 더 이상 돌아보기 힘들어 진다. 시원한 가게에 들러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더위에 달궈진 몸을 잠시 식히는 지혜도 필요하다.
사막 속에서 눈과 아이스링크를 즐긴다
낮에 두바이 거리를 걷는 사람은 없다. 낯선 외국인들과 뜨거운 거리를 질주하는 값비싼 고급 외제차들은 예외다. 그러나 백화점과 쇼핑몰의 내부로 들어가면 마치 실내에서만 살아가는 다른 행성의 외계인처럼 사람들이 바글거린다. 어디서 그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지 모르겠지만 뜨거운 사막의 열기를 피해 실내로만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은 두바이만의 마케팅이 잘 접목된 결과라는 생각도 든다. 백화점과 대형몰은 물론 두바이 사람들은 건물 안에 그들의 원하는 모든 것을 만들어 버렸다. 지난 2006년에 오픈한 ‘스키 두바이(Ski Dubai)’가 그런 곳 중 하나다. 이곳은 85m 높이의 인공 산 밑으로 5개의 미끈한 슬로프를 자랑한다.
멀리서 보는 것이 아니라면 외부에서 건물의 끝까지 다 보기 힘들 정도로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기록되고 있는 버즈 칼리파(Burj Khalifa)는 역사상 인간이 만든 구조물 중 가장 높은 828m의 바벨탑이다. 이 탑은 한국 기업이 주도한 프로젝트로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두바이의 가장 뛰어난 상징물로 버즈 칼리파 보다 ‘버즈 알 아랍(Burj Al Arab)’을 꼽는다. 하나의 거대한 돛대를 보는 듯한 이 호텔은 7성급이라는 비공식 레벨까지 만들어낸 최고급 호텔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두바이는 중동과 페르시아만 지역의 문화 중심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대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화물과 여객 교통의 중심지이며 석유 산업으로부터 발전하기 시작했지만, 현재는 관광, 항공, 부동산, 금융 서비스 등이 경제를 이끌고 있다. 두바이는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도시 22위에 올라 중동 지역 도시에서는 최고 순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두바이는 중동 지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자주 선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수치들을 떠나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을 꿈꾸는 그들의 도전 정신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는 아시아경기대회의 아랍에미리트(이하 UAE) 현지 홍보차 해외PR 로드쇼를 지난 2013년 6월 2일 두바이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조직위는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승마 은메달리스트이자 두바이 공주인 셰이카 라피타를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현지 홍보대사로 임명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조직위는 2014 비전프로그램의 취지를 담아 UAE 유소년 스포츠발전을 위한 스포츠발전기금 전달식도 함께 진행했다.
인천시를 대표하는 인천시립무용단은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경고춤과 기원무 등의 공연을 현지에서 선보이며 홍보활동을 펼쳤다. 조직위는 두바이 로드쇼에 이어, 인도, 싱가포르, 베트남 및 중국에서 차례로 해외 홍보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 첨부파일
-
인천광역시 아이디나 소셜 계정을 이용하여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
전체 댓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