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지난호 보기

건각健脚, 인천을 풀코스로 안내한다

2014-09-01 2014년 9월호


松發靑着 송도출발 청라도착

건각
健脚, 인천을 풀코스로 안내한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기간 중 관람객들은 경기를 즐기며 짬짬이 인천의 명소를 찾을 것이다. 인천에 오지 못한 사람들은 아쉽지만 TV 중계를 통해 열전의 현장과 그 주변을 볼 것이다. 불발된 인천여행의 아쉬움을 한방에 날려 보낼 찬스는 바로 마라톤 생중계 시청이다. 마라톤은 아시아경기대회의 하이라이트 종목이다. 마라토너들이 완주하는 동안 TV는 두 시간 넘게 지상은 물론 공중에서 마라토너의 거친 숨소리와 굵은 땀방울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그때 카메라는 건각(健脚)을 따라 인천의 곳곳을 샅샅이 훑을 것이다. 마라토너들은 42.195km를 달리지만 시청자들의 눈은 그 이상의 거리를 달릴 것이다.
글 유동현 본지편집장 사진 정정호 자유사진가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마라톤 코스는 인천을 남북으로 관통한다. 송도센트럴파크에서 출발 총성을 들은 마라토너들은 동인천 등 원도심권을 경유해 청라국제도시를 돌아 서구경기장 메인스타디움으로 들어가 테이프를 끊게 된다. 당초 조직위는 국제대회의 최근 추세인 루프코스(일정구간을 반복해서 도는 코스)를 염두에 두고 송도국제도시나 청라국제도시 내를 순환해 돌거나 인천대교를 왕복해서 달리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인천의 문화, 역사 등 지역의 참모습을 담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이유로 배제됐다.
이번 코스는 송도국제도시를 출발해 송도3교를 건너 해안도로~신흥사거리~동인천역~배다리길~송림오거리~재능대학 앞을 통과해 청라국제도시와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이어진다. 대한민국의 희망이자 청사진인 송도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 등을 비롯해 인천의 개항장과 산업 역사를 품고 있는 원도심의 모습을 두루 담아낼 수 있는 최적의 코스다. 바다길, 하늘길, 미래길 등을 역주하는 이 코스는 국제공인을 받았다.
마라톤 경기는 여자부가 10월 2일 오전 9시, 남자부는 폐막 전날인 10월 3일 오전 9시에 각각 열린다.




송도센트럴파크
선수들이 ‘출발’ 총성을 제대로 들을 수 있을까. 송도국제도시의 멋진 건축물에 넋이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출발지 송도센트럴파크는 간혹 뉴욕센트럴파크에 비교되곤 하지만 뉴욕과 달리 바닷물을 끌어들인 3.6㎞의 인공해수로가 공원을 운치 있게 가로지른다. 물길 옆으로 물결치는 모양의 아파트, 주발을 엎어놓은듯한 트라이볼 등 개성파 건축물들이 줄지어 서있고 곳곳에 ‘뷰 포인트 9경’이 있다. 이 9경을 봐야 ‘송도 구경 잘했다’는 말을 할 수 있다.

인천대 앞
인천대학교는 2013년 국립대학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송도의 미래와 함께 하고 있다. 마라토너들이 이 학교 앞을 달리다 보면 자신의 모국어로 응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듯. 인천대학교에는 아시아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 상당히 많다. 인기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이곳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대회 기간 중에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쉐라톤호텔(5㎞ 지점)
2009년 8월 송도국제업무단지에 오픈한 쉐라톤인천호텔은 지하 2층, 지상 22층 규모에 총 321개의 객실을 구비하고 있다. 송도컨벤시아와 연결돼 있고 바로 옆에 동북아무역센터(NEATT)가 우뚝 서있다. 이 건물은 지하 3층~지상 68층(총 71층)으로 국내 최고 높이(305m)다. 9~21층(총 13개층)은 대우인터내셔널 사옥으로 사용하고 36~64층은 스위트급레지던스 객실을 갖춘 오크우드 프리미어호텔이 들어섰다. 이 호텔은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본부호텔이다. 65층에는 송도국제도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송도3교
이제 송도의 황홀경에 벗어나야 할 때. 송도국제도시와 기존 연수지역과 연결되는 다리는 3개다. 동쪽부터 1, 2, 3교로 불린다. 송도3교를 지나 코스를 달리다보면 옛 송도유원지가 나온다. 한때 수도권 주민들은 이 유원지의 짠물에 발을 담가봐야 피서를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유명했던 곳이다. 현재는 폐쇄되었고 수출용 중고차 적치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암도(15㎞ 지점)
숨이 조금씩 차오른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땀을 식혀 준다. 바다가 가까운지 불어오는 바람에 소금기가 배어있다. 송도 아암대로(해안도로)는 얼마 전만해도 갯벌이었다. 도로 한쪽에 붙어 있는 작은 섬 아암도는 도시 한켠 쉼표 같은 ‘숲섬’이다. 도심 속에서 바다를 볼 수 있는 동네 바닷가다. 멀리 인천대교가 보인다. 이번 코스에서 아쉽게도 인천대교는 벗어나 있다.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를 하나로 잇는 21.38㎞의 다리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사장교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긴 다리다. 인천대교를 건너 영종·용유도로 가면 마시안·용유·선녀바위·을왕리·왕산 해변 등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바닷가에 다다른다.



커낼워크
‘NC큐브’라고도 불리는 커낼워크는 봄동, 여름동, 가을동, 겨울동 4개의 건물로 나뉘어 있다. 분리돼 있지만 하나의 거리로 이뤄져 있는 이국풍의 쇼핑센터다. 특이한 맛집과 아기자기한 카페, 다양한 의류점 등 많은 볼거리와 먹거리가 모여 있다. 커낼워크 중앙에는 작은 수로가 흐르고 멋진 조형물들이 예술작품처럼 전시돼 있다.

인천항만공사(20㎞ 지점)
이제 레이스가 거의 중반에 돌입한다. 멀리 뱃고동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연안부두가 가깝다. 인천연안부두에 가면 바로 눈앞에 보이는 무의도 부터 멀리 백령도 등 서해 5도까지 다다를 수 있다. 이곳에 가면 꼭 배를 타지 않더라도 가슴으로 바다를 느낄 수 있다. 연안부두에는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해양광장과 바다쉼터가 있다.



수인역
수인역 부근을 달리면 인천의 옛 모습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수인역은 인천과 수원을 오가던 수인선의 끝 정거장이었다. 1937년에 놓인 협궤열차 수인선은 일제 수탈의 철로였다. 이천, 수원 등에서 실려 온 곡물은 이곳 정미소에서 가공되어 일본으로 반출되었다. 1979년 종착역이 송도역으로 변하면서 수인역은 급격히 쇠락하였다. 현재는 곡물상과 고추집 그리고 기름 짜는 집 등 40여 개의 점포가 신광초교 담벼락에 기대어 ‘수인곡물시장’이란 이름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

답동사거리
답동사거리에 들어서면 인천의 원도심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답동 언덕에는 1897년에 건립한 인천 최초의 성당 답동성당이 있다. 벽돌조 로마네스코 양식으로 사적 제287호로 지정될 만큼 그 자태가 아름답다. 동인천역으로 향하다 보면 마라토너들은 시장기를 느낄 수도 있다. 닭강정, 공갈빵, 튀김 등 신포시장의 명물 먹거리 냄새가 거리에 스며든다. 답동을 벗어나니 오르막이 길게 이어진다. 용동마루턱이다. 숨이 턱턱 막힌다.

동인천역
한때 인천의 중심지였다. 언제부턴가 시간이 더디게 가면서 인천의 1960, 70년대의 모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이곳 땅 밑에는 1967년부터 1983년까지 조성된 5개의 지하상가가 이어져 있다. 비 한 방울 맞지 않고도 동인천역에서 답동사거리 까지 갈 수 있는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지하상가였다. 가까운 곳에 1883년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공원, 자유공원이 있다. 인천 앞바다와 인천항을 내려다보며 거니는 빽빽한 벚꽃나무 일주로는 명소 중의 명소.



배다리철교
바닷물이 갯골로 들어와 배가 닿았던 곳이다. 배만 들어 온 것이 아니라 신문물도 이곳을 통과했다. 제물포항에서 서울로 이어지며 신문물이 통과한 인천 최초의 근대길(신작로)이다. 100년 역사를 품은 여선교사 기숙사와 인천여성 교육의 시발점인 영화초교 그리고 헌책방 등이 있다. 메이저리거 류현진 선수가 다녔던 창영초교도 있다.

송림로터리
송림로터리는 인천교~제물포역~동구청~동인천역~현대제철을 이어주는 5거리다. 한때 이 로터리는 인천의 도심과 교외를 구분지었던 경계 지역이었다. 로터리 밑에는 ‘송림아뜨렛길’이란 지하보도가 있다. 한동안 도시의 흉물이었던 이곳에 갤러리와 북카페, 미래농장(식물공장)이 조성되었다. 2012년 개장하자마자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으며 특히 일본 NHK는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농산물의 안전성과 관련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송림아뜨렛길’을 취재해 방송하기도 했다.

봉수대로 방축사거리(25㎞ 지점)
크고 작은 공장들이 들어서 있는 지역이다. 염전벽해(鹽田碧海). 이곳은 한때 염전이 끝없이 펼쳐졌던 지역이었다. 산업화의 물결이 밀어닥치면서 염전 일대는 공단으로 바뀌었고 소금끼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었다.



루원시티(30㎞ 지점)
레이스가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다. 도시의 풍경도 사뭇 달라진다. 루원시티가 들어설 이곳은 과거엔 가정오거리라고 불렀다. 지난 2008년 이곳에 우리나라 최초의 첨단 입체복합도시 건설 프로젝트가 세워졌다. ‘아름다운 정자’라는 의미의 가정(佳停)을 모티브로 ‘아름다운 누각이 있는 정원’이라는 루원시티(LU1 City)라고 명명했다. 현재는 여러 가지 경제 상황에 막혀 진행이 멈춰져 있지만, 머지않아 마라토너처럼 끈기와 인내로 첫 삽을 뜰 것으로 기대한다.



청라국제도시
여기가 어디지? 달리는 마라토너는 물론 중계하는 방송요원 그리고 시청자들도 낯선 도시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다시 송도로 되돌아온 것인가. 인천 남쪽에 송도국제도시가 있다면 북쪽엔 청라국제도시가 있다. 청라는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의 중간에 위치한 지리적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여 국제업무(금융), 관광·레저, R&D, 로봇산업의 거점도시로 건설되고 있다. 청라국제도시는 물의 도시다. 중앙호수공원을 비롯해 곳곳에 수변공간이 자리 잡고있어 숨가뿐 마라토너들에게 청량감을 준다.

인천녹지관리사업소(40㎞)
도시를 벗어나면 푸른 녹지가 곳곳에 펼쳐진다. 녹지관리사업소를 지나면 레이스도 이제 막바지다. 멀리 골인 지점인 아시아드주경기장의 모습이 보인다. 관중들의 함성도 들리는 듯하다. 선수들 모두 젖 먹던 힘을 쏟아내며 마지막 스퍼트를 낸다.



아시아드주경기장
드디어 골인지점. 주경기장에는 관중들로 꽉 찼다.
성화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 아시아드경기장은 춤, 빛의 자취, 바람의 물결을 인천의 이미지로 형상화했다. 5층 규모의 경기장 대지면적은 63만1천975㎡, 관람석는 6만2천818석이다. 이중 가변석이 50%를 차지한다. 3만석에 달하는 가변석은 대회가 끝난 후 철거된다. 하얀 결승 테이프가 끊어지고 줄지어 마라토너들이 결승점에 도착했다. 순위는 순위일 뿐. 42.195㎞를 완주한 선수 모두가 진정한 챔피언이다. 그들을 열렬히 응원한 시민과 국민 그리고 아시아인들 모두 금메달감이다.


 

첨부파일
OPEN 공공누리 출처표시 상업용금지 변경금지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이 게시물은 "공공누리"의 자유이용허락 표시제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료관리담당자
  • 담당부서 콘텐츠기획관
  • 문의처 032-440-8302
  • 최종업데이트 2025-03-12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

인천광역시 아이디나 소셜 계정을 이용하여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
계정선택
인천시 로그인
0/250

전체 댓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