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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가 다양하게 비벼지는 인천‘맛’ 좀 볼래?
아시아가 다양하게 비벼지는 인천 ‘맛’ 좀 볼래?
글·사진 차지은 자유기고가
낯 설고 물 설은 외국 여행에서 가장 힘든 것은 ‘입맛’이다. 먹는 게 시원찮으면 기력이 떨어져 여행은 바로 고행이 된다. 일반 여행자도 이런데 체력을 쓰는 운동선수들에게는 말해 무엇하랴. 음식은 그야말로 스포츠 전력의 90%다. 금메달도 식후경. 일단 잘 먹어야 메달도 노려 볼 수 있다. 인천에는 아시아 선수들과 여행객들에게 고향집 엄마 밥상 같은 음식점들이 있다. 우리가 외국에 나가 “아, 고추장” 하는 것처럼 그들의 입맛을 한방에 회복 시켜주는 ‘인천표’ 아시아의 맛으로 안내해보자. 더불어 시민들도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는 동안 맛으로 아시아를 느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한(韓) 태(泰) 국경 사이, 타카이타이
매콤, 달콤, 새콤한 맛이 입 안에서 가득 퍼진다. 태국요리야말로 5미(味)의 조화가 돋보이는 음식이다. 오랜 시간 해외에서 요리 경력을 다진 태국인 쉐프가 인천에서 차려내는 태국식탁. 태국의 대표음식 톰얌쿵부터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팟타이, 타이 볶음밥, 칠리잼누들까지 태국의 맛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다. 현지인과 외국인의 입맛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주방장의 솜씨가 대단하다.
이곳에서 김치를 찾는 것은 금기 사항. 태국음식은 태국식으로 먹어야 한다는 게 주방장의 고집이다. 하지만 향신료를 적절히 조절해 한국인 입맛에 부담 없는 맛을 내어주니 안심해도 좋다. 한국인 아내가 카운터를 맡고 있어 이국 음식에 주저하는 사람들은 음식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여느 태국식당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 장점. 주문과 동시에 신선한 해산물로 요리하는 태국음식은 새로운 미각을 일깨워 준다.
영업시간 : 11:30~21:30(첫째, 셋째 주 월요일 휴무)
2인 예상가격 : 1만2천원~3만원
취향대로 골라먹자, 포다 쌀국수
이젠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맛볼 수 있는 게 베트남 쌀국수다. 하지만 정말 베트남의 맛이 그리운 사람에게 프랜차이즈의 쌀국수는 2%가 부족한 맛.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쌀국수 맛집은 부평에 숨어있다. 베트남 현지인이 직접 운영하는 ‘포다 쌀국수’는 한 케이블방송에서 ‘착한 가게’로 소개된 이후 전국에서 찾아올 정도로 손님이 늘었다. MSG가 들어가는 베트남식 쌀국수와 화학조미료 없이 만든 한국식 쌀국수를 손님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인기 비결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의 메뉴도 한몫 거들고 있다. 덕분에 한국인과 현지인의 입맛을 그대로 사로잡았다. 현지에서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음료는 현지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준다. 소고기 쌀국수와 ‘짜조’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 있는 대표메뉴.
영업시간 : 12:00~20:00(14~15시 브레이크 타임 / 월요일 휴무)
2인 예상가격 : 1만6천원~3만원
식탁을 점령한 아랍, 아라베스크
‘군대는 맞서 싸워도 음식에는 못 맞선다’는 아랍 속담이 있다. 그만큼 음식의 종류가 어마어마하다는 뜻이다. 서양과 동양의 문화가 만나는 길목에 위치한 아랍권 국가들은 다양한 양념과 재료, 향신료를 사용하고 있다. 동·서양의 문화가 만난 아랍의 맛은 일찍이 세계인의 혀를 유혹했다. 인천에서 10년 넘게 아랍의 맛집으로 정평난 ‘아라베스크’는 요르단인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동인천 본점과 송도점이 있다. 현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본점에 비해 송도점은 한국인의 취향에 맞게 꾸며 놓았다. 독립된 공간은 비즈니스를 하는 현지인들의 미팅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커리의 종류만도 20여 가지. 케밥, 양고기 스테이크, 사이드로 선택할 수 있는 소스 등. 가히 맞설 수도 없는 다양한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아라베스크가 제격이다. 쉬지 않고 끊임없이 신메뉴 개발에 힘쓰는 것도 이 집 롱런의 비결이다.
영업시간 : 11:00~22:00
2인 예상가격 : 1만원~4만원
인도 전통방식, 탄두리 카레
카레가 아닌 커리! 인도 현지 주방장이 만들어 주는 인도식 카레는 무슨 맛일까? 카레가 커리라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는 순간 인도의 맛이 스며든다. 현지인이 많이 찾는 여느 현지음식점에 비해 한국인 손님 비율이 90% 이상으로 유독 높다. 번화가에 자리 잡기도 했고 인도 음식이 한국인 입맛에 잘 맞기 때문이다. 힌두교, 불교를 믿는 인구가 80% 이상인 인도는 채식주의자가 대다수다. 그 덕에 단백질원으로 콩과 우유, 버터, 요거트 등의 유제품을 많이 사용한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에서도 대표되는 육류요리가 바로 ‘탄두리 치킨’이다. 전 세계는 물론 한국에서도 탄두리 치킨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탄두리 화덕에서 전통방식으로 구워 나오는 탄두리 치킨과 난(빵의 일종)이 인도의 맛을 한층 깊게 한다. 몸에 좋은 재료만을 사용한다는 주인장의 자부심도 함께 맛볼 수 있다.
영업시간 : 10:00~23:00
2인 예상가격 : 1만원~4만원
깔끔하고 진득한 일본의 맛, 스즈란
한국에 짭짤한 ‘라면’이 있다면, 일본에는 진득한 ‘라멘’이 있다. 돼지뼈를 오랜 시간 고아 만든 육수와 생면은 일본에선 이미 한 끼 식사로 인정받은 지 오래다. 라멘 매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난 라멘 맛집 ‘스즈란’은 돈코츠 라멘 전문점이다. 대표 메뉴인 돈코츠 라멘을 중심으로 검은 마늘기름을 넣은 ‘쿠로 돈코츠 라멘’, 한국인 입맛에 맞게 매운 맛을 첨가한 ‘매운 라멘’이 있다. 오리지널 일본식보다는 한국인 입맛에 맞춰 적당히 개량한 라멘이다.
8시간 이상 고아 만든 진한 육수와 직접 뽑아 숙성시킨 면발, 간장에 정성스럽게 조린 차슈 맛이 일품이다. 하루에 딱 6시간, 그날 쓸 재료만을 준비하기 때문에 재료가 떨어지면 예정보다 빨리 문을 닫기도 한다.
영업시간 : 12:00~14:00/17:00~21:00(일요일 휴무)
2인 예상가격 : 1만2천원~1만4천원
의외로 친숙하다, 까르본
중앙아시아 국가는 대부분 러시아에서 독립한 나라들이다. 음식의 맛이나 언어, 문화도 러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까르본’은 우즈베키스탄에서 20여 년 살던 사장이 직접 현지의 맛을 재현하는 곳이다. 조미료 없이 요리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내는 것이 우즈베키스탄 요리의 특징이다. 기름기를 쫙 뺀 고기는 한국인에게도 부담스럽지 않다. 특히 누린내를 잘 잡은 요리법으로 양고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도전해 볼 수 있다.
까르본에서는 다양한 메뉴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코스요리가 인기다. 덕분에 까르본의 식탁은 늘 풍요롭다. 제일 처음 나오는 ‘리뾰시카’는 동그랗게 부풀어 고소한 향을 내는 중앙아시아의 전통 빵이다. 식전 빵이지만 주연급의 비주얼과 맛으로 식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차례로 스프와 샐러드, ‘라그만’, 닭, 소, 양, 돼지로 만든 샤슬릭 등 우즈베키스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영업시간 : 11:00~12:00
2인 예상가격 : 2인 코스 4만5천원
황금의 맛, 브더욱글로리
때론 한국인의 밥상처럼 친근하고, 때론 이색적이다. 미얀마의 식문화는 태국과 인도, 중국 영향을 많이 받았다. 미얀마 음식에서 태국의 쌀국수나 인도의 커리가 떠오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미얀마의 맛은 미얀마 사원이 위치한 부평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그중 ‘브더욱 글로리’는 3-in-one 숍이다. 미얀마 음식점이자, 식재료 판매점이자, 미얀마 전문 여행사가 자리 잡고있다.
현지인이 직접 전통방식으로 만든 모힝가는 진한 국물로 원기 회복에 탁월하다. ‘탄멘 퓨’라는 미얀마식 백반은 아침식사로 많이 찾는 음식이다. 밥 대신 ‘빨라따’라고 불리는 부드러운 빵과 함께 식사를 하기도 한다. 미얀마 현지의 맛을 그대로 내놓고 있지만, 한국인 입맛에 맞춘 요리도 계속해서 선보이는 중이니 어렵지 않게 도전해 볼만하다.
영업시간 : 08:00~20:00(수요일 휴무)
2인 예상가격 : 1만5천원~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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