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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가을, 예술영화가 나를 깨운다

2014-11-04 2014년 11월호


깊은 가을, 예술영화가 나를 깨운다

가을바람에 찬란히 부서지는 따듯한 햇살, 눈이 시릴 정도로 시원하게 펼쳐진 파란 하늘. 가을은 오감이 호강하는 계절이다. 잠깐만 시간을 내어 야외로 나가 들길, 숲길을 걸으면 자연의 향기와 숨결이 모든 감각을 자극한다. 자연이 인간에게 준 이 소중한 계절을 좋은 영화, 예술영화와 함께 한다면 즐거움은 배가 된다. 예술영화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안게 되는 고뇌, 사랑, 슬픔 등은 물론 부조리한 인간의 모습을 영상예술로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삶을 반추하게 한다. 예술영화 한 편에서 인생이 그대로 묻어나온다. 깊어가는 가을, 인천에 소재하고 있는 예술영화공간들을 소개한다.

글 이용남 본지편집위원   사진 유창호 자유사진가



1년 내내 예술영화가 흐른다 
동검도 DRFA 365예술극장

1년 365일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섬이 있다. 강화 동검도를 찾으면 ‘DRFA(Digital Remarstering Film Archive)365 예술극장’이라는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일반극장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 예술영화를 1년 내내 볼 수 있어 마니아층은 물론 일반인들의 입소문을 빠르게 타고 있다. 꼭 예술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깊어가는 가을의 내음을 한껏 마시고 느낄 수 있는 나들이 장소로도 제격이다.
지난 10월 14일 동검도 DRFA에서는 오스트리아의 유명 음악가 요한슈트라우스의 생애를 다룬 영화 ‘그레이트 왈츠(Great Waltz)’를 상영했다. 19세기 중반 비엔나를 배경으로 당시 음악으로 치부도 받지 못하던 왈츠라는 장르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화려하고 놀라운 무대세트로 재현한 작품이다. 예술극장의 대표 유상욱 감독(50)은 “이 작품이 7번이나 리메이크되었지만 1938년도에 만들어진 오늘 상영작이 예술성과 작품성이 가장 좋다.”고 극찬한다. 그는 또 19세기 중반의 왈츠는 지금의 ‘힙합’같은 존재로 대중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장르였다고 소개한다. 유 감독은 영화 상영 전 영화에 대한 배경 설명은 물론 주제곡을 피아노로 선사하고 있어 관객들을 영화속에 푹 녹아들게 한다.
극장은 작년 11월 15일 오픈했다. 동검도는 바닷가와 주변 풍광이 좋아 예술극장 설립의 최적지가 됐다. 유상욱 감독은 희귀, 예술영화를 감상하는 동호인 모임을 1999년부터 이끌어 왔다. 동호인만도 3천명이나 된다. 두 달마다 영화감상 모임을 가졌는데 전용극장이 없어 이곳저곳을 옮겨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동호인들의 투자를 받아 극장을 건립했다.



극장은 2층 구조다. 내부는 최고급 커피를 내리는 곳과 식사를 할 수 있는 테이블과 좌석, 35석 규모의 좌석을 갖춘 극장으로 꾸며져 있다. 극장은 아트갤러리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곳곳에 한때 영화계에서 이름을 날렸던 유명 감독들과 배우들의 흑백사진과 영화 포스터들이 붙어있어 색다른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극장은 전 세계의 고전, 예술, 작가주의 영화를 찾아서 복원하는데 힘써 왔고 이 장르의 대표작인 ‘날이 새면 언제나’, ‘안개낀 밤의 데이트’, ‘아가씨 손길을 부드럽게’ 등 주옥같은 영화들을 발굴, 디지털로 복원해 소개해왔다. 이들 영화는 영화음악으론 유명하지만 영화로는 볼 수 없었던 명작들이다. 올 추석에 상영했던 1959년도 작품인 이탈리아 영화 ‘물망초’는 매진행렬을 이루기도 했다.
영화는 12시 30분, 15시, 18시 3번 진행한다. 월요일과 화요일의 경우 18시 영화는 예약이 있을 때 만 상영한다. 12시 30분 영화는 관객이 요청하는 리퀘스트(Request)영화를 상영할 땐 커피값 포함 1만원을 내고, 극장 자체 프로그램일때는 찻값에 2천원만 추가한다. 금요일과 토요일엔 21시에 심야영화를 상영한다. 주말 심야영화는 19금의 성인영화로 작품성을 갖춘 제3세계 영화들로 구성한다.
극장은 11월 개관 1년을 맞아 특별작을 준비하고 있다. 톨스토이의 원작 소설을 독일에서 영화화한 ‘부활’이다. 영화 부활에서 김추자의 노래 ‘카츄사’가 나왔다.
동검도 예술극장 DRFA에서는 영화 상영전 관람객들에게 강화와 동검도의 역사, 문화 이야기를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다. 영상은 유감독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촬영했다. 영상엔 동검도이야기, 자연, 강화읍 천주교성당, 철종의 역사가 담겨있는 용흥궁 등을 담았다.
의정부에서 왔다는 최보경씨는 “현재까지 다섯번 극장에 왔는데 영화를 보고난 후 갯벌과 갈대가 춤추는 자연을 보노라면 도시에서 지친 마음과 몸이 힘을 얻는 듯하다”며 이곳에 자주 오는 이유를 밝혔다. 문의 : 070-7784-7557



다양한 영화를 보다
영화공간 주안

최근 음악영화 ‘비긴 어게인(Begin Again)’의 흥행으로 ‘다양성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인천시내에서 상업영화가 아닌 다양성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으론 ‘영화공간 주안’을 꼽을 수 있다. 영화공간 주안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의 예술영화 상영관이다. 2007년 4월 설립되어 독특하고 재미있는 국내외 최신 예술영화, 소중한 한국독립영화, 감동적인 다큐멘터리영화를 상영하고 있어 예술영화 마니아들의 발길이 잦다. 또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지정한 예술영화전용관으로 8년째 지원금을 받고 있다.
영화는 1년간 219회 상영하며 한국영화 73회, 독립영화를 50일간 의무 상영하고 있다. 작품은 예술성을 갖춘 제3세계 영화, 작가주의 영화 위주로 선정한다. 10월에는 작가주의 감독으로 명성이 높은 켄 로치의 ‘지미스 홀’, 장이모 감독과 궁리 주연의 ‘5일마중’, 무비 꼴라쥬 영화 ‘초콜렛도넛’, 탕웨이 주연 ‘황금시대’ 등을 상영한다. 모두 작품성과 예술성에서 인정받은 영화들이다.
영화공간 주안은 예술영화 상영관 답게 배우와 감독과의 만남의 시간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그간 작가주의를 표방한 대표적인 감독인 홍상수, 김기덕 등 유명감독이 관객과의 만남을 가졌다.



영화공간 주안은 시민들에게 영화를 다각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네마테크는 일반영화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실험영화, 단편영화, 작은영화를 재조명하는 시간이다. 매월 둘째 토요일에 진행한다. 사이코시네마는 한 달에 한 작품을 선정하여 정신분석과 영화정치학의 깊이와 의미를 나누어 관객들의 호응이 높다.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 열린다. 예술영화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인 20~30대 여성들이 주 고객층이다. 문의 : 867-9168



실버전용관 타이틀로 재개관
 추억의 미림극장

미림극장에서도 보고 싶은 영화, 좋은 영화를 보기 위해 몇 시간 씩 줄을 서서 표를 사던 낭만적인 시절이 있었다. 이 극장 때문에 주변 식당, 가게, 커피숍이 문전성시를 이루던 호시절이었다. 미림극장은 1957년 동구 송현동에 천막극장을 세워 무성영화 상영을 시작하면서 문을 열었다. 당시만 해도 인천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시민들의 사랑과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극장은 1960년대 영화 붐을 타고 인천의 대표극장 중 하나가 됐고, 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과 가까워 서울관객도 드물지 않았다.
영화 ‘싱글즈’의 권칠인 감독, ‘우리생애최고의 순간’의 임순례 감독 등이 어릴적 영화인의 꿈을 키웠던 곳이다. 하지만 1999년부터 대형 복합상영관이 등장하면서 경영난에 시달리자 단관 극장들이 문을 닫았고 미림도 2004년 영화 ‘투가이즈’를 끝으로 폐관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만 남아있던 미림극장이 리모델링을 거쳐 추억의 예술극장으로 작년에 다시 문을 열었다. 9년만에 재개관이다. 실버전용관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어르신들을 위한 추억의 영화, 고전예술 영화를 상영한다. ‘닥터지바고’, ‘남과여’, ‘하이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여정’ 등의 외화부터 ‘자유부인’, ‘맹진사댁 경사’, ‘내가버린남자’ 등의 방화까지 어르신들을 추억의 공간으로 이끌고 있다. 영화 선정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 명화들로 구성하고 국내영화 30%, 외화 70%로 상영하고 있다.
상영작은 일주일마다 바뀌며 관람료는 55세 이상 어르신은 2천원. 동반자가 같이 올 경우 모두 같은 관람료를 적용한다. 극장은 관람객들이 영화를 보다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좌석을 앞뒤로 엇갈리게 배치했다. 어르신들은 젊은 날에 감동을 받고, 재미있게 봤던 영화들을 다시 보며 옛날 기억을 떠올리곤 한다고 말한다. 극장은 올해 4월 노인특화 서비스와 노인복지 활동을 하는 기업 부문의 예비사회적 기업에 선정됐다.
문의 : 764-8880



극장판

부평지하상가 내에 있는 극장판은 독립, 단편영화만을 상영하는 공간이다. 지난 7월 5일 오픈했다. 매달 3편의 영화를 하루 8번 상영한다. 독립, 단편영화이다 보니 영화상영 시간이 길지는 않다. 한편 당 30분 이내. 영화선정은 주로 독립, 단편영화 중 극장의 콘셉트와 맞고 분위기와 느낌이 좋은 영화다. 관람료는 1편은 2천원, 2편 3천원, 3편은 4천원이다. 영화는 시간 구애 없이 아무 때나 와도 볼 수 있다. 매주 목요일은 쉰다.
문의 : 070-7378-9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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