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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날날이 신발

2003-06-30 2003년 7월호

그저께 나는 아버지 신발을 물려받았다. 어머니께서 3일전에 선물로 사드렸는데 아버지께서는 이틀만 신으시다가 나에게 물려주신거다. 나는 아버지께 “신발이 별로 없으니까 가지세요” 하였더니 “네가 가져” 하셔서 하는 수 없이 내가 가졌다.
저녁에 되어서 동생이랑 검도에 가려고 하니 아버지 신발이 생각나서 그 신발을 신었다. 나는 신발에다 이름을 간단하게 지어주었다. “가벼운 날날이 신발”. 나는 날날이 신발을 신을 때마다 아머지 얼굴이 떠오른다. 어머니는 “땅만 보지 말고 가슴을 쫙 펴”하며 등을 툭툭 치셨지만 나는 땅을 보는게 아니다. 신발을 보며 아버지를 생각한다. “이 신을 신고 얼마나 일을 많이 하셨을까, 어디를 다니셨을까, 아버지는 무좀이 있어서 가벼운 신발이 어울리는데…”
퇴근하고 들어오시면 꼬랑내와 가려움을 못참고 발부터 씻으신다. 신발을 보면 이런 저런 생각이 난다.
날날이는 신기하다. 고무처럼 늘어나기도 하고 내 발에 착 달라붙어 배트맨 신발 같기도 하고, 스파이더맨 신발 같기도 해서 날것 같다. 또 날날이를 신으면 왠지 맨발로 걷는 것처럼 부드럽다.
나는 이제 발이 265cm로 커져서 아이들의 만화그림이 있는 멋진 신발을 못 신는다. 그래서 아버지랑 같이 신게 되었다.
어머니께서는 내 발이 자꾸 커져서 신발값이 걱정된다고 말씀하신다. 사실 좋은 점도 있는데, 발이 넓적하고 단단해져서 오래 걸을 수 있다는 것과 아버지처럼 걸어본다는 것이다. 날날이를 신을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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