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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향기
2003-01-13 2003년 1월호
오전 내내
하얀 눈발이 세상을 뒤엎고
검붉게 흩어졌던 세상은
하이얀 빛으로 몰려들었다
창문턱에 소복히 앉아내린 눈은
도무지 그칠 줄은 모르나보다
영희는 그저 좋다고 한다
아침나절부터 지금까지
벌개진 손을 호호불며
이리 저리 눈덩이를 굴리지만
한나절이 지나도록 눈사람은
온데간데 없다
어머니, 장에 다녀오시다가
신발에 내려앉은 눈을 터시며
축 쳐진 어깨를 쭈욱 펴신다
창문틈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뭍어 오는 눈꽃향기가
웃음 꽃을 피운다
나도… 어머니도… 영희도…
웃고야 만다
조미애 (강화군 송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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