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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초롱 참 재미있는 박물관
초등학생에게 박물관이 친근하고 재미있는 공간이 될 수는 없을까?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시립박물관의 눈높이 교실이다. 지난 2001년 우리시 박물관에서 성인 대상으로 박물관 대학을 운영했는데 이것이 눈높이 토기교실의 출발이다. 눈높이 교실은 박물관 대학을 수료한 자원봉사자들의 소모임으로 운영된다. 2001년 여름에 ‘기와’를 주제로 시작한 이후 상감청자, 토기로 이어지고 있다. 눈높이 교실은 1월 5일부터 26일까지 매주 일요일 두 차례씩 청량산 자락에 자리잡은 시립박물관에서 진행된다.
1월 19일 일요일 오후 2시 눈높이 토기교실 강의실에는 15명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오늘의 담임선생님인 자원봉사자 한성자 씨를 향해 있다. 첫 수업은 토기에 대한 이론을 배우는 시간. ‘토기는 무엇일까요? 언제부터 토기가 나타났을까요? 등으로 구성된 교재가 어린이들의 손에 들려있다. 눈높이 교실 소모임의 자원봉사자들이 그야말로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게 용어와 말투까지 신경을 써서 제작한 교재라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다.
이론 교육을 마친 어린이들은 담임선생님과 함께 직접 토기를 확인하러 박물관 2층으로 올라갔다. 구석기, 신석기시대의 토기부터 신라, 고려, 조선시대의 토기 등 다양한 종류의 토기들이 시대별로 어떤 과정을 거쳐 발달했는지, 특징은 무엇인지 선생님의 설명으로 이해했다.
어린이들이 토기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교실을 나서 전시실로 향하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바빠졌다. 어린이들이 토기 제작 실습을 할 수 있도록 책상을 옮기고 사람 숫자에 맞춰 흙덩이와 도구를 배치했다.
박물관의 토기를 둘러본 어린이들은 다시 교실로 돌아와 직접 토기를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 만들 것은 빗살무늬토기. 담임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토기 받침을 만들고 송편을 빚듯 모양을 만들고 떡가래처럼 길게 빚어서 위에 말아 올리는 작업을 반복했다. 아이들의 곁에는 자원봉사 선생님 너댓 명이 함께하며 아이들의 작업을 도왔다.
눈높이 토기 교실에 참가한 박치현(중산초교 2) 양은 “지난 여름에 동생이랑 토기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엄마한테 토기 만드는 데 있으면 보내달라고 했어요”라고 즐거워했다.
오늘 수업을 맡은 한성자 씨(46·남구 관교동)는 “수업에 앞서 적어도 3개월 이상 준비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돼 스스로에게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라고 했다.
아이들이 빚은 토기는 2월 15일에 찾으러 오기로 했다. 이날 아이들이 손에 쥐는 것은 잘 구워진 토기가 아니라 스스로 만들었다는 성취감과 박물관은 따분한 곳이 아니라 재미있고 즐거운 곳이라는 귀중한 체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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