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보기
피아노 소리 맞춰 물이 춤추네
흔한 것은 대개 소중한 것을 모르기 마련인데, ‘물’도 예외가 아니다. 남동구 만수동 남동정수사업소 안에 있는 ‘물 홍보관’은 그런 이들에게 한번쯤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하게 해주는 곳이다. 물 홍보관에는 물의 탄생부터 쓰임새, 물 절약 요령까지 물에 관한 모든 것을 찰랑찰랑 넘치도록 담아놓았다.
3월 17일 오전, 모처럼 현장학습에 나선 장수초등학교 3학년 학생 90명이 물방울처럼 통통 튀는 목소리로 재잘거리며 홍보관에 들어섰다. 그들이 맨 먼저 구경한 곳은 ‘물 이미지관’. 커튼이 닫히고 조명이 꺼지자 시원하게 흐르는 물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물의 탄생과 물 절약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굵은 음성이 흘러나온다.
물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알게 된 다음 발걸음을 서너 발자국 옮기니 물동이를 머리에 인 여인과 냇가에서 빨래하는 아낙네의 모습이 담긴 풍경이 보인다. 우물에서 물을 길어먹던 옛날부터 수돗물을 공급받게 된 오늘까지 ‘물 공급의 변천사’를 작은 모형인형으로 표현한 곳이다.
‘인천상수도공급현황’과 ‘수돗물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구역을 지나자 아이들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진다. ‘와, 진∼짜 굵다’란 말을 연발하는데, 바로 실제 크기의 수도배관을 보고 놀라워 내지르는 탄성이다.
뒤로 몸을 돌리면 인천의 상수도 역사를 알 수 있는 흑백사진이 전시돼 있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잠시 떠나볼 수 있다. 송현배수지에서 처음으로 인천에 상수도를 보급하기 시작한 것이 1908년이라니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수도를 썼다는 얘기이다.
물벼룩과 모기유생, 새우유생 등 물 속의 미생물과 나뭇잎의 단면을 현미경으로 관찰해본 뒤에는 수분측정기로 올라선다. 자신의 몸에서 수분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달아보는 곳이다. 원범이(3학년 3반)는 26.5kg의 몸무게 가운데 물이 18.5kg이나 된다는 수치를 확인하고는 신기해 어쩔 줄 모른다.
이제는 ‘물방울 여행’을 떠날 차례. 뽀글뽀글 공기방울이 물 속에서 솟아오르는 모습을 지켜본 뒤 ‘손으로 만져보세요’ 코너에서 공간을 떠돌아다니는 H, 2, O(물분자)를 잡기 위해 애를 써본다.
물 절약 홍보드라마와 ‘미래 인천의 물’이라는 테마의 홍보영화를 감상한 뒤 아이들은 홍보관 최고 인기 코너인 물 피아노 앞으로 옹기종기 모여든다. 도도레 미미파 솔라솔미 솔파미레∼. ‘작은 별’, ‘런던 브리지’, ‘그 옛날에’ 같은 노래를 연주하는 물피아노 소리에 맞춰 물방울은 춤을 추고, 아이들은 리듬에 맞춰 입을 모아 노래를 부른다. 이쯤이면 아이들의 노트는 어느새 물에 대해 받아 적은 깨알같은 글씨로 가득 채워진다.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제야 조금 알게 됐다’고 또박또박 말하는 채현이(3학년 3반)처럼 이곳을 찾은 아이들 마음엔 저마다 ‘물 사랑’의 마음이 샘물처럼 퐁퐁 솟아오를게다.
개관시간(일·공휴일 포함) _ 3월∼6월 :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 11월∼2월 : 오전 9시 30분∼오후 4시 /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 휴관
교통편 _ 희망백화점(7번), 간석 5거리(16번), 제물포역(22번), 주안역(33번), 부평역(103번), 동암역(535번)
사전예약 전화문의 _ 870-9465∼8 (남동정수사업소 정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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