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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손끝으로 눈빛으로 마음으로

2015-03-02 2015년 3월호

읽다, 손끝으로 눈빛으로 마음으로

책은 늘 사람과 함께해 왔다. 닳고 닳은 지문의 때가 스민 종이책도, 차가운 기계 속에
따스한 감성을 품은 전자책도, 오로지 손끝의 감각에만 의존해야 하는 점자책도.
책은 어떤 모습으로든 그 누구에게든, 갈 곳 막혔다고 생각할 때는 길을 열어주고,
도무지 알 수 없는 물음에는 명쾌한 답을 주며, 실의에 빠져 있을 때는 조용히 위안을 건네주었다.
마치 가족처럼, 친구처럼, 때론 스승처럼. 책이 함께하는 한 마음은 풍요롭고 인생은 아름답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상덕 자유사진가


☞ 인천시 미디어 앱으로 연결



*점자책

손끝으로 세상과 만나다
글씨 한 자도 사진 한 장도 보이지 않는다. 새하얀 종이 위에 무수히 새겨진 타공만이 손끝으로 느껴질 뿐. 점자책은 미처 생각지 못하던 또 다른 책의 세계이자,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손끝을 거쳐 마음으로 세상과 마주하는 소통의 창이다.
“세상에 눈으로 보고 하는 일은 많지만 눈으로 보아야 하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손으로 만져보는 것이 눈으로 보는 것보다 틀림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맹인들의 세종대왕’ 송암 박두성 선생의 말이다. 강화 교동에서 태어난 그는 일제강점기에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창안하고 시각장애인 교육에 평생을 바치며 어두운 세상에 환한 빛을 비추었다.
우리나라 점자책의 역사는 박두성 선생이 당시 일본에서 들여온 제판기로 점자를 인쇄하면서 시작됐다. 90년대에 들어서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점자 인쇄 프린터가 보급되면서 점자 출판에 커다란 변화가 일었다. 점자는 점을 하나하나 찍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인쇄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지만, 출력시스템의 속도는 계속 개선되어 가고 있다. 최근에는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져 함께 읽을 수 있는 통합도서, 점으로 그림을 표현한 촉각도서 등 다양한 형태의 점자책이 새롭게 개발되고 있다.



10㎜ 기호에 담긴 무한한 언어
물론 두 눈이 아닌 손끝으로 책을 읽고 세상 가까이 다가서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10㎜도 안 되는 작은 지면 위에 새겨진 6개의 점은 각 나라의 고유한 언어와 수학, 과학, 컴퓨터, 악보에 이르기까지 무한한 언어를 담고 있다. 이러한 전문적인 기호를 손끝의 감촉만으로 읽기까지는 각고의 노력이 뒤따른다. 육체적으로도 고단한 일이다. 보통 300페이지 분량의 일반 책을 점자로 만들면 두꺼운 책 네다섯 권 정도가 나온다. 그 두꺼운 책을 오로지 손끝의 감각에만 의지해 읽다 보면 이내 집중력이 떨어지고 어깨까지 뻐근해지기 마련이다. 이는 모두 ‘볼 수 없기에’ 감안해야 하는 어려움이다. 그렇다고 책 읽기를 포기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최고의 재즈 하모니카 연주자인 전제덕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인 인천 혜광학교 출신이다. 태어나서 ‘빛’을 본 건 고작 보름뿐. 어느 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투츠 틸레망(Toots Thielemans)’의 연주는 그를 아름다운 선율로 세상과 연결해 주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책을 손으로 읽거나 귀로 들으면 가까운 앞날도, 정말 먼 미래도 보이는 것 같아요. 만약 책이 없다면… 세상을 사는 한 부분을 잃어버리는 거겠죠.”
점자책을 만들어 온 인천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의 이영철 국장은 점자가 시각장애인들의 삶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글이 없는 세상을 상상한 적 있나요? 점자는 글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이 삶을 영위하는 데 점자는 그 기본이 됩니다.”



어두운 세상에 빛을 뿌리다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흘러가고 있는 요즘, 점자책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에는 컴퓨터 스크린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스크린리더와 시각장애인용 노트북인 점자정보단말기가 확산되면서 점자책의 가치가 점차 희석되고 있다. 수만 권에 이르는 책과 신문, 영화 등 문화 콘텐츠를 음성으로 접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널리 보급되고 있다. 하지만 전자책이 종이책을 온전히 대체할 수 없듯이, 점자책은 여전히 시각장애인들에게 책 이상의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며 어두운 세상의 빛이 되어주고 있다.

손끝으로 ‘보는’ 인천
‘굿모닝인천’ 점자판

우리 시는 지난 2010년부터 ‘굿모닝인천’ 점자판을 발행해 인천 내 시각장애인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시정 소식지는 대부분 시가 추진하는 정책이나 주요 사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굿모닝인천 점자판은 시각장애인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상세히 다뤄 그들과 세상을 하나로 이어주는 다리가 되고 있다. 특히 인천의 역사, 문화, 관광, 생활 정보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누구에게 인천지역의 시각장애인이라면 누구나 받아 볼 수 있으며, 복지관을 비롯해 시각장애인이 이용하는 관내 주요 기관으로도 배송된다.
무엇을 ‘굿모닝인천’ 점자책과 ARS 음성사서함을 통한 녹음도서
어떻게 시 대변인실(440-8306)로 연락하면, 매월 무료로 정기 구독할 수 있다.


 
*전자책

‘그 많던 종이책은 다 어디로 갔을까’
언제부터인가 전철이나 버스를 타면 책을 읽는 사람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열중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그중에는 물론 이 시대의 또 다른 책인 전자책을 보는 이도 많다. 전자책이라는 개념은 생각보다 오래 전에 등장했다. 1971년 미국의 작가 마이클 하트(Michael Hart)는 인류의 자료를 모아 디지털로 저장하고 배포하는 프로젝트 구텐베르크(Project Gutenberg)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 2월 현재 무료 전자책 4만6천여 권을 보유하기에 이르렀다.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은 지난해 일정액을 지불하면 전자책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킨들 언리미티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도서시장에서 전자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2~3%로, 미국과 유럽 30%, 전 세계 평균인 13%에 비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전자책의 미래는 분명하다. 미국출판협회(APP)는 종이책 시장은 매년 2~3%대로 줄어드는 반면, 전자책 시장은 연평균 30%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맞춰 국내 출판사들도 새로운 전자책 관련 서비스 개발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굿모닝인천’ 이제 구글에서 본다
전자책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포켓 속에, 가방 속에 수십 권의 책을 넣고 다니며 언제 어디서든 펼쳐볼 수 있으리라곤 예전엔 상상하지 못했다. 여기에 종이책으로는 접하지 못하는 멀티미디어가 신세계처럼 펼쳐지고, 서체와 화면 밝기 등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으니 책 읽기가 편하고 즐겁다.
전자책을 출판하는 ㈜바이에듀의 이재훈 대표는 전자책이 종이책의 동반자적 위치에 올랐으며, 현재 전자책을 통한 새로운 독서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한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 종이책에 익숙하지만 그러한 독서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 예로 회사 주변 파주출판단지를 오가는 버스 안에서 종이책으로 먹고사는 젊은이를 많이 보는데, 그들조차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으로 독서를 합니다.”
인천은 인천광역시도서관발전진흥원이 지난 2012년 전자책 전자도서관시스템 애플리케이션 ‘책 읽는 도시 인천’을 전국 최초로 개발해 실행 중이다. 인천시민들은 이 앱을 통해 무려 1만여 권에 이르는 전자책을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우리 시도 지난 2011년 광역지자체 최초로 시정홍보 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스마트페이퍼’ 시대에 일찍이 동참했다. ‘인천시미디어’ 앱을 다운받으면 시정 소식지 ‘굿모닝인천’과 영문 소식지 ‘인천나우’를 비롯해 인천시가 발행하는 각종 정기간행물과 단행본을 무료로 볼 수 있다. 특히 올해 2월부터는 이 전자책들을 대형 포털사이트와 각종 인터넷서점으로까지 확대했다. 앞으로 오디오와 동영상 멀티미디어 기능을 추가하는 등 전자책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소비가 아닌 ‘소장’하고 싶은 마음
그렇다면 종이책이 이제 인류의 미래에 영영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닐까. “종이책 시장은 죽었다.” 15년 전 ‘디지털이다(Being Digital)’로 이 시대를 예측해 세계를 놀라게 했던 니컬러스 네그로폰테(Nicholas Negroponte)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이 같은 말을 했다. 하지만 그가 종이책의 마지막을 예언한 2015년 즈음인 현재, 세계 어디에서도 종이책의 종말을 선언한 나라는 없다.
우리는 단순히 지식과 정보가 필요해 책을 찾지는 않는다. 연속으로 묶인 낱장을 손으로 만지며 넘길 때의 정서적 교감, 가지런한 서체와 페이지의 디자인을 볼 때의 즐거움, 손때 묻은 책을 서가에 꽂았을 때의 충만함, 아름다운 장정의 책을 누군가에게 선물할 때의 행복을 우리는 결코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 오늘도 인터넷서점에서 신간을 검색하면서도 전자책 서비스를 신청하기보다는, 책 그 자체를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 인다. 터치 한 번으로 다운로드받아 읽고 ‘스쳐 지나지’ 않고, 촉감으로, 향기로, 추억으로 두고두고 ‘간직하는’ 것. 그것은 분명 디지털이 대신할 수 없는 아날로그의 영역이다.

인천, 전자책 시대 활짝
 네이버, 구글, 예스24에서‘시 홍보책’ 본다

우리 시는 지난 2011년 시정 홍보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천시미디어’ 앱을 개발해 전자책 시대에 일찍이 동참했다. 그리고 올해 2월 전자책의 영역을 구글 등 대형 포털사이트와 바로북, 알라딘, 반디앤루니스 등 포털사이트와 인터넷서점으로 확대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발간하는 정기간행물이 전자책으로 인터넷서점에 서비스되는 건 인천시가 처음이다. ‘인천’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는 것만으로 인천시가 발행한 홍보책들을 무료로 읽을 수 있다. 시는 앞으로 멀티미디어 기능을 추가하는 등 전자책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어디서 구글플레이 이북, 네이버북스, T스토어 이북, 카카오 페이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반디앤루니스, 북큐브, 바로북 등
무엇을 시정 소식지 ‘굿모닝인천’ 등 시에서 발행하는 각종 시정홍보 정기간행물과 단행본
어떻게  각 스토어 안내를 참고하여 뷰어를 다운로드 → 전자책 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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