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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취향
중국의 취향
중국이 전 세계 아웃바운드 시장 1위로 떠오르는 가운데, 지난 한 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유커(遊客)가 61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43.2%를 차지하는 수치로, 20~30대 젊은 여행객이 늘고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등 관광 풍속도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 한류와 쇼핑 같은 천편일률적인 여행 콘텐츠로는 유커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유커 600만 명 시대, 우리나라 최대 관광 고객인 중국을 공략하려면 먼저 중국을 알아야 한다. 인천의 관광 포인트별로 중국인들의 취향을 알아본다.
글 정경숙 본지편집위원 사진 김상덕 자유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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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에게 차이나타운은 식상하다?!
인천 차이나타운이라면 특별하다
인천역 맞은 편, 패루(牌樓)를 지나면 붉은 유혹으로 넘실대는 차이나타운이다. 중국인들에게 차이나타운은 특별할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130여 년 전 머나먼 이국땅에 뿌리 내리면서 형성된 고유한 문화는 본토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중국식 사당 의선당, 우리나라 최초의 화교 학교인 중산학교, 1930년대 지어진 중국식 가옥 등 발길 닿는 곳마다 붉은 물결이 넘실거린다.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을 지나 이르는 일본 거리에는 차이나타운과는 또 다른 이국적인 향기가 물씬 풍긴다. 한국에서 중국, 일본까지. 나라와 나라를 넘나드는 재미는, 개항의 역사를 품은 인천이기에 누릴 수 있는 여행의 묘미다.
문의 차이나타운 www.ichinatown.or.kr
인천역 관광안내소 777-1330

유커 쇼핑 리스트 1위는 화장품
인천시가 인증하면 더 좋다
유커 600만 명 시대, 그 가운데 20~30대 젊은 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는다. 한국관광공사에 의하면 이들이 주로 검색하는 여행 관련 키워드 중 하나는 ‘한국에서 꼭 사야 할 화장품’이다. 한국 드라마 여주인공이 바르고 나온 립스틱, 아이돌 그룹이 바른 화장품은 젊은 유커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 ‘휴띠끄(Huetique)’는 전국 최초의 지역 화장품 공동판매점으로, 인천항을 통해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이 주요 타깃이다. 2012년 차이나타운 1호점을 시작으로 중구 문화회관 2호점, 인천항 출국장 3호점을 열어 ‘Made in Incheon’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인천 화장품 제조사의 공동 브랜드 ‘어울(Oull)’은 인천시가 인정하는 뛰어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중국인들의 마음까지 메이크업하고 있다.
문의 휴띠끄 www.huetique.com, 777-5711

‘짜장면’중국에서도 통한다
원조 이긴 한국식 짜장면
“맛있는 짜장면 집이 어디인가요?” 중국 음식을 한국에서 찾는다고 해서 고개를 갸웃거릴 필요 없다. 요즘 중국에서는 까만 춘장에 캐러멜 소스를 버무린 한국식 짜장면이 인기다. 짜장면은 중국 산둥에서 유래한 음식으로, 우리나라에는 개항기 중국 상인들이 인천항 부두 노동자들을 상대로 만들어 팔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1912년 짜장면을 처음으로 식탁에 올린 요릿집 ‘공화춘’은 짜장면박물관으로 간판을 다시 달고 여전히 성업 중이다. 차이나타운 내 요릿집 ‘만다복’의 곡증화(42)씨는 “걸쭉하면서도 단맛이 강한 한국식 짜장면의 독특한 맛에 이끌려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한다. 한편 만다복에서는 요즘 본토에서도 보기 힘들다는 중국식 짜장면까지 맛볼 수 있다. 춘장 약간에 고기를 담뿍 넣어 100년 전 요리법으로 빚어 낸 ‘백년짜장’은, 그 맛이 담담하면서도 깊고 풍부하다. 문의 만다복 773-3838,짜장면박물관 www.icjgss.or.kr/jajangmyeon, 773-9812

대장금 ‘한식’부터 별그대 ‘치맥’까지
대륙의 입맛 사로잡은 K-Food
한류 열풍이 만리장성을 넘어 대륙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드라마 ‘별그대’에서 한송이가 먹던 ‘치맥’이 유행하고, 한국식 갈비와 불고기부터 떡볶이, 닭강정 등 ‘길거리 한식’까지 인기다. 그 시작은 이미 10여 년 전 방영한 원조 한류 드라마 ‘대장금’으로부터 시작됐다. 브라운관에 펼쳐진 화려한 궁중음식의 향연은 중국인들에게 한식은 고급스러운 음식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구월동에 있는 ‘영빈관’은 외관부터 고풍스러운, 한국의 미가 흐르는 15년 전통의 한식당이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기간에 남북 고위급 오찬 회담이 열리면서 유명세를 치렀다.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문도 부쩍 늘었다. 솔잎돌갈비구이를 비롯해 20여 가지 야무지고 정갈한 음식으로 차린 ‘라온 한정식’이 인기 메뉴. 한식 본연의 풍미를 담은 정성스러운 상차림에 유커들은 연신 “하오츠(맛있다)”를 외친다.
문의 영빈관 www.youngbinguan.co.kr, 428-0028

가장 좋아하는 한류 스타는 ‘김수현’
‘별그대’ 인천에서 다시 보기
유커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연예인은 누구일까.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의 빅 데이터에 따르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배우 김수현이 대륙이 가장 사랑하는 한류 스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시와 인천도시공사는 ‘별그대’의 인천 촬영지 투어와 뷰티 프로그램을 더한 ‘별그대 in 인천+뷰티웰빙투어’를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도민준이 천송이를 구한 곳에 오다니 감격스러워요. 인천에서 두 사람의 흔적을 쫓을 수 있어서 기뻐요.” 중국 하남성에서 온 양신제(30)씨는 배우 김수현 앓이를 하는 ‘별그대’ 팬이다. 드라마 속 두 주인공의 운명적인 사랑을 잇는 ‘송도석산’은 ‘별그대 in 인천’ 투어의 하이라이트 코스. 유커들은 천송이가 몰던 빨간 승용차 앞에서 환희의 셔터를 누르고, 석산 난간에 ‘별 비녀’를 걸며 사랑을 갈구한다. 지금, 인천이 드라마 촬영지를 넘은 특별한 여행지로 대륙인들의 가슴에 선명히 새겨지고 있다.
문의 시 관광진흥과 440-4067 인천도시공사 260-5328

백화점·면세점보다 전통시장
스마트한 유커들의 ‘핫 플레이스’
명동 일대와 면세점, 백화점 등을 돌며 펑펑 쓰던 ‘큰손’ 유커는 이제 옛말이다. 해외여행 경험이 많은 합리적인 젊은 관광객이 늘면서 소비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비싼 호텔보다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를 찾고 백화점보다는 전통시장을 찾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 전통시장도 달라졌다. 신포국제시장은 지난 2013년부터 유커에게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전통의상을 입어볼 수 있도록 하는 등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올해부터는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기념품으로 간직할 수도 있는 ‘신평통보’를 발행한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금껏 신포시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만여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은 부평지하상가 또한 유커가 찾는 ‘핫 플레이스’다. 최근에는 외국 관광객 유치 홍보실과 외국어 방송설비을 갖추고 외국인들의 편의를 높였다.
문의 신포국제시장 www.sinpomarket.com, 772-5812
부평역지하상가 www.bpsm.co.kr, 523-9991

탈(脫)서울이 트렌드
서울 찍고, 인천에서 놀기
‘3탈(脫)’, 이른 바 탈서울, 탈패키지, 탈호텔이 중국 관광객들의 새로운 여행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 여행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유커라면, 이제 더 이상 서울에서만 맴돌지 않는다. 해외여행에 익숙한 젊은 여행객들을 중심으로 서울 강남, 명동 일색이던 여행지가 지방 곳곳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 인천도 고유한 매력으로 항만과 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유커를 점차 흡수하고 있다. 우리시와 인천도시공사가 중국 현지 여행사와 협력해 만든 관광 상품 ‘별그대 in 인천’도 시작이 좋다. 먼저 중국과 일본 관광객 3만5천 명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고, 올해 안으로 10만 명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다음으로는 세계문화유산을 품은 천년 역사의 땅 강화도를 상품으로 개발해 외국 관광객들을 유혹할 계획이다.
문의 인천도시공사 260-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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