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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드리운 돌담길 따라, ‘전통 인천’을 걷다

2015-04-06 2015년 4월호


햇살 드리운 돌담길 따라,

‘전통 인천’을 걷다




다른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다름 아닌 그 나라의 고유한 역사와 전통이다.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인천 곳곳에 스민 옛 향기를 따라 걷는 길. 겹겹이 쌓인 기와지붕, 곱디고운 단청, 바람결에 흔들리는 풍경(風磬), 햇살이 비치는 돌담길은,
이 땅을 떠난 후에도 마음에 남아 흐르고 흐를 ‘한국에 대한 각인’이다. 
글 정경숙 본지편집위원 사진 김상덕 자유사진가



위엄 흐르는 옛 관아  도호부청사
문학경기장 맞은편, 분주함으로 가득한 도시 한가운데 옛 건축물이 고즈넉이 펼쳐져 있다. 시 유형문화재 제1호인 인천도호부청사는 조선시대의 행정기관으로 지금의 시청과 같은 역할을 했다. 문학초등학교 교정에 왕권의 상징이었던 객사와 동헌의 일부가 보존돼 있으며, 도호부청사에 객사, 아문, 동헌, 공수 등 건물 일곱 동이 옛 느낌 그대로 복원돼 있다.
도호부청사로 가는 길, 탐스러운 햇살이 돌담길을 환히 비춘다. 그 빛 따라 관아의 정문인 아문에 다다른다. 눈앞에 2층으로 된 누각이 기세등등하게 솟구쳐 있다. 검푸른 빛의 팔작지붕은 금방이라도 쪽빛 하늘로 날아오를 듯하다. 아문을 지나 또 한 번 중문을 거치면, 도호부사의 집무실인 동헌에 이른다. 높다란 계단을 올라 다다른 동헌에는, 당대 지역 최고 실력자의 지위에 어울리는 기품과 위엄이 서려있다. 도호부청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면 객사에 발길이 닿는다. 임금의 위패를 모시던 신성한 곳으로, 그만큼 전망이 뛰어나고 몸체가 화려하다. 지붕을 높이 올린 솟을대문이 품을 활짝 열고 역사의 시간 속으로 낯선 여행객을 인도한다.

위치 남구 매소홀로 599(문학동349-11)
관람시간 하절기(3월~10월) 오전 10시~오후 7시, 동절기(11월~2월) 오전 10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한 걸음 더 연날리기, 널뛰기, 투호 등 다양한 민속놀이와 전통의상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또 외국 관광객들을 사로잡을 전통혼례 시연과 전통 민속 공연이 정기적으로 열린다.
문의 인천도호부청사
www.dohobu.org, 422-3492

 



맥맥이 이어 온 선비 정신  인천향교
향교는 조선시대에 옛 성현들의 제사를 지내고 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육기관이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했지만, 옛 선비의 고매한 정신은 아직 살아 숨 쉬는 듯하다. 인천에는 인천향교, 부평향교, 강화향교, 교동향교 모두 네 곳의 향교가 있다.
도호부청사 왼편,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홍살문을 지나면 시간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 유형문화재 제11호인 인천향교는 도시 한가운데에서도 본연의 모습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어 그 가치가 높다. 높다란 계단을 하나둘 오르다보면 위용 넘치는 커다란 대문 앞에 다다른다. 그 문을 지나 바로 맞은편에 보이는 건물이 명륜당, 유생들이 모여 학문을 배우고 논했던 글방이다. 마당을 중심으로 중앙에 공자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과 양옆으로 유생들의 숙소인 동재, 서재가 자리 잡고 있다. 그 옛날 자연을 벗 삼아 학문을 익히고 풍류를 논하던 선비들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위치 남구 매소홀로 442(학익동 677-1)
관람시간 하절기(3월~10월) 오전 10시~오후 7시, 동절기(11월~2월) 오전 10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한 걸음 더 향교 유림회관에서 한글, 서예, 다도 등을 가르치는 명륜학당이 열린다. 또 선현의 종적을 기리는 석전대제가 음력 2월과 8월, 일 년에 두 번 열린다.
문의 인천향교
www.ichg.or.kr, 876-7041



인천 이씨의 뿌리를 찾아서  원인재
현대적 풍경 속에 더디고 정묵한 옛 풍경이 오롯하다. 원인재(源仁齋)는 인천(인주) 이씨의 중시조인 이허겸의 제사를 지내던 재실이다. 원래 현재 인천여고 자리인 신지마을에 있었지만, 주변이 택지로 개발되면서 승기천 근처의 이허겸 묘역으로 이전했다. 원인재는 원인재, 돈인재, 율수재, 승휴당, 명인당 등 예스럽고 아담한 건물 다섯 채로 이루어져 있다. 사대부 집안의 가옥 양식에 따라 지은 고택들은 기품 넘치면서도 꾸미지 않은 듯 겸양의 미덕을 품고 있다. 마당 한가운데 있는 돈인재는 위풍당당한 풍채가 돋보인다. 또 남쪽을 제외하고 모두 마루를 내어 시원하면서도 간결한 멋이 흐른다. 나지막한 언덕을 오르면 소나무 숲이 든든하게 감싸고 있는 이허겸의 묘가 나온다. 고려시대 담장묘 형식으로 1천70여 년에 이르는 긴긴 세월을 비밀스레 간직하고 있다. 언덕에서 내려와 원인재 뒤편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작은 연못 하나가 나온다. 발길 닿는 곳마다 눈길 마주하는 곳마다, 고택 특유의 멋과 여유가 서려 있다.
위치 연수구 경원대로 322(연수동 584)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문의 원인재 821-1230




국제도시 한가운데 비류의 왕국  미추홀공원
미추홀공원은 인천의 모습을 꼭 빼닮았다. 이름부터 인천의 옛 지명인 ‘미추홀’에서 따온 공원은 비류가 세운 고대국가의 역사적 이미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풍경을 한 바퀴 휘 돌면,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하다.
공원을 한가로이 거닐다 2층으로 된 누각 ‘인화루’에 오른다. 살랑하게 부는 바람을 맞으며 인천의 팔경을 내려다본다. 공원 한가운데는 커다란 연못이 있다. 인천 앞바다를 상징하는 ‘미추홀 바다’다. 물가를 따라 문학산의 아지랑이, 청룡산의 구름, 오봉산의 달, 호구포로 지는 낙조 같은 인천 8경이 이어져 있다. 그 사이사이 보이는 높다란 빌딩숲이 이곳이 도시 한가운데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너른 마당으로 들어선다. 십이지신상(十二支神像)이 위풍당당 마당을 에워싸고 있다. 사람 몸에 동물의 얼굴을 한 조각상이 엄숙하면서도 흥미롭다.
현대적 풍경 사이 고전적인 정취가 대비되듯 조화로운 공원에서 보내는 하루, 푸른 휴식은 덤이다. 발길 닿는 곳곳에 소나무와 야생초가 자라고 있어 자연을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위치 연수구 송도동 미추홀공원
한 걸음 더 미추홀공원 안에 있는 갯벌문화관과 다례원에서는 다양한 전통문화 강좌를 진행한다. 도예, 서예, 생활다례, 대금, 단소 등을 배울 수 있다. 다음 달에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전통놀이 한마당이 열릴 예정이다.
문의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환경녹지과 453-7257
갯벌문화관
www.kbculture.co.kr, 466-5620, 1



변치 않을 가치를 잇다  인천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요즘 세상은 참 빨리도 변한다. 하지만 편의를 좇아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가는 세상 속에서도, 지켜야 할 가치는 존재한다.
남구 승학산 기슭에 구성지게 울려 퍼지는 우리 가락을 좇다 보면 인천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에 발걸음이 닿는다. 전수교육관은 전통문화체험관과 야외공연장, 무형문화재 홍보관 등을 갖추고 지난해 8월 개관했다. 국가 중요무형문화재와 시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들이 이곳에 모여 한국 전통문화 예술의 향기를 세상에 퍼트리고 있다.
때마침 야외공연장에서는 ‘인천근해 도서지방 상엿소리(인천시무형문화재 16호) 보존회’의 공연 연습이 한창이다. 상엿소리 보유자 박상주(81) 선생의 북소리에 맞춰,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무는 소리가 구슬프게 울려 퍼진다. “장례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전통 상여문화가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조상으로부터 지켜 온 전통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생이 다하는 날까지 공연을 계속 할 겁니다.” 나이 든 상여꾼들이 부르는 상엿소리가 아직은 서늘한 봄 공기를 뚫고 다시 구성지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위치 남구 매소홀로 599(문학동349-11)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한 걸음 더 목공예, 전통자수, 단청 만들기 등 다양한 전통문화 예술 강좌를 진행한다.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외국인을 위한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 ‘인천 알리기(Hello! Incheon)’가 열렸다.
문의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ilc.incheon.go.kr, 440-8083~6




한국을 고스란히 담은 맛
옛 향기를 따라 걷는 길, 허기진 배와 미각을 충족하는 음식으로는 한정식이 어울린다. 구월동에 있는 ‘영빈관’은 외관부터 고풍스러운 한국의 미가 흐르는 15년 전통의 한식당이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기간에 남북 고위급 오찬 회담이 열리면서 유명세를 치렀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문도 부쩍 늘었다. 솔잎돌갈비구이를 비롯해 20여 가지 야무지고 정갈한 음식으로 차린 ‘라온 한정식’이 인기 메뉴. 연평도 바다에서 나는 꽃게로 얼큰 시원하게 끓여낸 꽃게탕도 최근 제철을 맞아 많이 찾는다.
바삭바삭한 공갈빵과 새콤달콤한 닭강정 등 ‘시장표 길거리 한식’의 인기도 높다. 한국에 오기 전에 알아낸 이름난 가게 앞에서 오래 줄 서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편 신포국제시장에는 짧은 시간이지만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시장 골목에 있는 지원센터에 가면 한복을 입고 전통혼례를 체험할 수 있다. 사진 한 장이지만 여행의 추억으로 간직하기에 충분하다.
영빈관 www.youngbinguan.co.kr, 428-0028
신포국제시장
www.sinpomarket.com, 772-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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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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