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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형제 섬’에서 보내는 하루
‘삼 형제 섬’에서 보내는 하루
신도와 시도, 그리고 모도는 북도면에 나란히 떠 있는 형제 같은 섬이다.
세 섬이 손을 잡듯 다리로 이어져 있어 하나를 여행하듯 두루 둘러볼 수 있다.
이들 섬은 아담하지만 아기자기한 명소가 곳곳에 숨어 있어,
모두 둘러보려면 하루해가 짧다.
글 정경숙 본지편집위원 사진 김상덕 자유사진가

첫째 섬, 신도
구봉산 너른 품으로 섬을 아우르는 구봉산. 봄, 숲은 생명의 기운을 한껏 받아 싱그럽게 빛난다. 특히 산은 길이 잘 닦여 있어 두 발로 걸어도, 두 바퀴를 타고 올라도 좋다. 중간 종착지인 성지약수터에서 목을 축이며 여행길에 쉼표를 찍는다. 한 시간 안에 다다른 산 정상, 그리고 바다, 하늘. 그 무위의 공간을 휘저으며 날아오르는 비행기의 날갯짓이 힘차다.
신도 저수지 신도 푸른벗말에 가면 고즈넉한 정취의 저수지가 펼쳐진다. 잔잔한 수면 위로 나무 데크가 길게 이어져 있어 여유롭게 거닐기 좋다. 물가에 이름 모를 야생화와 수변 식물들이 싱그러운 얼굴을 내밀고 있어 혼자여도 외롭지 않다. 뺨을 스치는 바람은 석탑처럼 층층이 쌓였던 고민을 훌훌 날려버린다.

둘째 섬, 시도
수기 해변 한때 드라마 ‘풀하우스’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다. 안타깝게도 세트장은 태풍에 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바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예쁘다. 희고 고운 모래사장이 초승달 모양으로 길게 뻗은 해변은 호수처럼 아늑하다. 수평선 너머로 강화도 마니산의 자태가 뚜렷하다.
풀사이드 펜션 6개월 전에 문을 열었다. 서울에서 한 시간이면 닿을 수 있고 공항 또한 지척이라 외국 손님도 많이 찾는다. 펜션 옆 숲길이나 바닷가를 거닐 때면, 이 집에서 키우는 풍산개 두 마리와 진돗개 한 마리가 폴랑폴랑 따라온다. 해양레저인 카약과 패들보트를 즐길 수도 있다. 카약을 타고 낚싯대를 드리우면 숭어가 척척 걸려든다. 밤이면 옥상정원에서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도 있고, 펜션 앞 캠핑장에서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베개 삼아 하룻밤을 보내도 좋다. poolside.co.kr 752-2580

북도양조장 시도에 왔다면 북도양조장을 그냥 지날 칠 수 없다. “막걸리나 한잔 하고 가세~.” 힘차게 자전거 바퀴를 돌리던 사람들이 하나둘 양조장 앞에 멈춘다. “문 잠겼는데요. 전화를 해도 받지 않네요.” 자전거 일행이 아쉬움의 페달을 밟으며 멀어져 간다. 여기서 빚은 도촌 막걸리는 깨끗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다. 세월이 흠씬 밴 고풍스러운 양조장의 모습은 관광객의 단골 기념촬영 장소다. 752-4020
시도 염전 이 작은 섬이 드넓은 염전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강성식(73) 할아버지는 15년 전 태안에서 이 섬으로 들어와, 내리쬐는 태양을 벗 삼아 소금을 긁어모으며 살아왔다. “세상에 귀하디 귀한 게 바로 이 천일염이야. 여기서 난 소금이 전국 각지 안 가는 데가 없어.” 평생 소금밭을 일구느라 까맣게 그을린 할아버지가 정성껏 그러모은 소금 산 앞에서 새하얗게 웃는다.

셋째 섬, 모도
배미꾸미 조각공원 구불구불 좁다란 숲길을 지나 섬 남쪽 끄트머리에 이른다. 오묘하게 귓가에 울리는 음악. 전혀 다른 세상에 온 듯하다. 휴머니즘과 에로티시즘을 넘나드는 이일호 작가의 작품이 해변과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뿜어낸다. 공원 안에는 작업실을 개조한 카페가 있다. 향기로운 꽃차가 있고, 해초 비빔밥이 별미다. 752-7215
타이거 비치 조각공원 옆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휴양 섬. 스페인의 이비사(Ibiza)처럼 춤과 음악이 있는 해변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폴댄스 세계 대회가 열려 여름을 뜨겁게 달궜다. 수영장, 야영장, 공연장 등을 갖추고 여름에 개장한다.

추천 여행 코스
신도 도착 → 신도 저수지 → 구봉산 → 연도교(신·시도) → 시도 → 수기 해변
→ 시도 염전 → 잠수도로(시·모도) → 모도 → 배미꾸미 조각공원→ 북도양조장 → 신도 선착장
가는 길
삼목 선착장에 신도로 가는 배가 있다. 오전 7시 10분 첫 배를 시작으로 한 시간 간격으로 오후 7시 30분
(주말과 공휴일은 오후 6시 10분)까지 운항한다. 뱃삯은 성인 4천원. 자전거를 가지고 타면 추가로 2천원을 내야 한다. 자동차 도선료는 별도로 2만원.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 신도에서 왕복표를 구매한다. 세종해운 751-2211
섬 내 교통
신도 선착장으로 여객선 도착 시간에 맞춰 마을버스가 운행해 편리하다.
문의 옹진군청 899-2114, 북도면 주민자치센터 899-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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