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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우리에 하얀 꽃눈 쌓였네

2015-04-07 2015년 4월호


봉우리에 하얀 꽃눈 쌓였네

살짝 발만 들어도 풍경은 달리 보인다. 까치발을 하면 보이지 않던 부분이나 지형이 눈에 들어온다.
평지에서 바라보던 거리와 동네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어떤 모습일까.
위성은 너무 멀고 헬리캠(helicam)이나 드론(drone)은 너무 비싸다. 그래서 올라갔다.
건물 옥상이나 교회 종탑에 올라 인천을 굽어보았다. 그 정도 높이임에도 인천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이번 호에서는 하버파크호텔 옥상에서 응봉산(자유공원) 남쪽 기슭을 바라보았다. 
글·사진 유동현 본지 편집장





① 한성임시정부 선포  ② 석정루  ③ 국제복음주의방송국  ④ 제물포구락부(중구문화원) 
⑤ 인천시역사자료관  ⑥ 중구청(인천부청)  ⑦ 대불호텔터  ⑧ 아트플랫폼  ⑨ 인천우선회사  ⑩ 중산학교



까치발을 든 지점 | 하버파크호텔 (중구 제물량로 217)         
아이러니하다. 자유공원을 한눈에 보기에 이만한 장소가 없다. 그런데 이 건물은 조망권을  방해한다.
자유공원에서 인천항과 바다를 바라볼 때 이 건물이 3분의 1을 가린다. 시야가 참 답답하다.
왜 이런 자리에 이런 건물을 올렸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있지만 이 호텔에 오르면 자유공원, 월미도 그리고 인천항이 가깝게 잘 보인다.
이런 이유 하나로 이 호텔 15층에 있는, 사방이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뷔페레스토랑을 찾는 사람도 있다.
원래 호텔이 들어서기 전에는 경기도경찰국(후에 인천경찰청)이 있었다.


자유공원은 1888년 해발 69m의 자그마한 야산 응봉산(또는 응암산)에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이다.
한때 ‘만국(萬國)공원’이라고 했다. 4월이 되면 자유공원은 은빛 세상이 된다. 산책로에 줄지어 선 아름드리 벚꽃나무가
유명한데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심은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1975년 인천라이온스가 일본 나가사키, 기타큐슈 등
자매 클럽의 도움으로 3년간 1천주의 벚나무를 심었다. 개항 후 조계지가 설정돼 공원 밑이
중국인 동네(앞 페이지 사진 왼쪽)와 일본인 동네로 나뉘었다. 


1 석정루  2 옛 극동방송  3 제물포구락부  4 화교학교  5 우선회사  6 대불호텔(오른쪽 건물)  7 인천아트플랫폼 내부

 

① 한성임시정부 선포 : 이 공원은 제국주의의 산물로서 휴식과 위락 공간의 역할에만 그치지 않았다. 1919년 4월 2일 만국공원에 일제의 감시망을 뚫고 비밀리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규갑, 이종욱, 안상덕 등 13도 대표들은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만천하에 선포할 것을 결의한다. 바로 상해 임시정부의 모태가 된 ‘한성임시정부’다. 독립정부를 수립하려는 의지를 가진 여러 독립운동가가 모인 최초의 회합이다. 만국공원의 역사성을 제국주의 시대 건축물이 아닌, 다른 차원에서 조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이다.

② 석정루 : 목재업과 조선소로 큰돈을 벌었던 이후선 씨는 30여 년간 자유공원을 산책하며 건강을 지켜온 데 대한 보은으로 1966년 시민의 휴식처가 될 2층 누각을 지어 인천시에 기증했다. 출생지가 월미도였던 연유로 그는 월미도를 바라볼 수 있는 공원 서쪽 언덕바지를 누각의 위치로 정했다. 누각 이름은 주변의 강권으로 자신의 아호를 딴 ‘석정루(石汀樓)’라 했다. 당시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친 인천 출신 서예가 박세림 선생이 현판 글씨를 썼다.

③ 국제복음주의방송국 : 석정루 아래 ‘오리고기 전문점’ 자리에는 국제복음주의방송국 (현 극동방송국)이 있었다. 1956년 극동지역 선교방송인 국제복음주의방송국은 학익동 갯벌 위에 송신 안테나를 세우고 1962년 이 자리에 연주소와 스튜디오를 마련해 특수 방송시대를 연다. 1967년 극동방송으로 이름을 바꾸고 서울 마포구 상수동으로 이전한다. 이후 웨딩홀, 레스토랑 등으로 사용되었다. 개항기 조미수호통상조약을 맺은 장소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화도진이나 파라다이스호텔이 아닌 이 자리라는 주장이 최근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④ 제물포구락부(중구문화원) : 1901년 러시아인 건축가 사바친의 설계로 세워진 양철지붕의 서양식 건물이다. 1913년까지 독일. 영국. 러시아. 미국 등 서양인들의 사교장으로 사용되었다. 내부에는 사교실, 도서실, 당구대 등이 있었다. 서양인들이 보름마다 식사를 겸한 무도회를 열었다는 기록이 있다. 6.25 전쟁 후 시립박물관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 건물이 다시 유명세를 탄 것은 김하늘과 고수가 출연한 2001년 드라마 ‘피아노’의 무대였기 때문이다. 현재는 중구문화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⑤ 인천시역사자료관 :
일제강점기에 중앙동 4가에서 잡화상 등을 운영했던 일본인 사업가 코노의 별장으로 사용되었고, 광복 후에는 ‘송학장’이라는 댄스홀로 사용되기도 했다. 1966년부터 인천시장 공관으로 활용되다가 현재는 인천광역시역사자료관으로 사용 중이다.

⑥ 중구청(인천부청) : 1883년 일본이 자국민 보호를 위해 가장 먼저 세운 건물(목조 2층)로, 인천 최초의 양관이다. 인천부청은 1933년 목조 건물을 헐고 2층짜리 벽돌 건물을 지었는데 50개의 방과 증기 난방시설, 수세식 화장실도 갖췄다. 광복 후 3층으로 증축돼 인천시청으로 사용되었다. 1985년 시청이 현재의 남동구 구월동으로 이전하자 중구청이 입주해 사용하고 있다. 이 건물은 등록문화재 249호로 지정됐다.

⑦ 대불호텔 터 :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호텔이다. 1888년에 건축한 호텔로 객실 수는 총 11개에 불과했으나 개항기 외국인이 자주 이용했다. 건립 연도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1888년 호리리키 다로가 벽돌 건물로 지었다는 설과, 아펜젤러가 1885년 제물포를 방문했을 당시 대불호텔에 묵었다는 비망록을 근거로 신축되기 이전에 일본풍의 대불호텔이라는 이름의 호텔이 있었다는 의견이다. 개점 이후 성황을 누렸지만 경인철도가 개통되면서 영업에 타격을 받게 됐다. 중국인에게 매도되어 중국음식점인 ‘중화루’로 사용되다가 1978년에 철거되어 현재는 빈 터만 남아 있다.



⑧ 인천아트플랫폼 : 지난 2009년 100년 세월을 담은 창고와 사무실 등이 예술창작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대한통운 창고 등 인천항 하역물품을 보관하던 옛 창고를 비롯해 1930~40년대에 건설된 삼우인쇄소, 피카소 작업실, 영광수퍼, 대진상사, 양문교회 건물 등을 리모델링해 하나의 회랑으로 연결했다. 허물지 않고 재활용한 네 채의 벽돌 건물과 새로 지어진 붉은 벽돌조의 건물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시간이 공간을, 공간이 시간을 연결하며 창작스튜디오, 공방, 자료관, 교육관, 전시장, 공연장 등 총 13동 규모로 조성되었다.

⑨ 인천우선회사 : 아트플랫폼 리모델링 작업 중 이 건물은 국내에 현존하는 근대건축물 가운데 사무소 건축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전까지 등기부등본상으로는 건축 시기를 확인할 수 없었는데 보수공사 도중 건물 내 트러스의 왕대공에 설치되어 있던 상량판이 발견되었다. 상량판에 기록된 내용에 따르면 건축연대가 1888년 9월에서 12월 사이로 추정된다. 현재 시 등록문화재 248호로 지정돼 있다.

⑩ 중산학교 : 인천화교학교의 정식 명칭은 인천화교중산중·소학교(仁川華僑中山中·小學校)이다. 중산학교가 설립된 것은 1901년이다. 처음 학교 문을 열었을 때는 초등학교 과정인 소학교로 시작했는데, 이것이 한국 화교 학교교육의 효시이다. 1946년에 주안분교, 1951년에 용현분교와 부평분교가 설립되었다. 그곳 분교에서 3학년까지 마치고 4학년 과정부터는 북성동 본교로 가서 공부했다. 운동장 한편에 세워진 국기 게양대에는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靑天白日旗)가 휘날리고 있다. 1992년 8월 우리나라와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이 수교하고 중화민국(대만)과 단교했지만, 화교 학교는 여전히 대만 정부의 소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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