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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랑·주인의식이 인천을 이끕니다”

2015-07-01 2015년 7월호



“지역사랑·주인의식이 인천을 이끕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1년을 “시 살림살이를 꼼꼼히 살피느라 숨 가쁘게 달려온 한 해”라고 했다.
바쁘게 달려왔던 시간을 잠시 되돌아보고 시민과 함께 차 한잔 마시며 인천의 비전과 희망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민선6기 1주년을 맞아 준비한 ‘시장, 시민과 한 테이블에 앉다’는 인천시가 진행해온 그간의 정책들과 변화된 인천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장소는 중구 경동에 위치한 ‘카페 싸리재’. 85년 넘은 구옥(舊屋)을 개조해서 만든 문화공간이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솔직하고 스스럼없는 대화가 오랜 시간 이어졌다.

글 이용남 본지편집위원  사진 김기옥 시 대변인실





고창균(62) 가천의과학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교수
박현주(54) 계양도서관 문헌정보과장
장한섬(40) 플레이캠퍼스 대표, 문화기획자
이상연(44) 인천시교육청 학부모기자단 고등부모임 대표
김혜영(33) 소상공인 ‘땡큐맘 강정’ 대표




유정복 시장(이하 ‘시장’) : 오랜만에 경동에 왔습니다. 이곳은 애관극장, 신신예식장, 기독병원 등이 있어 한때 인천의 명동 소리를 듣던 곳으로 저도 젊은 시절 자주 오가던 동네입니다. 이곳과 얽힌 추억이 많아 감회가 새롭습니다. 추억도 있고 옛 정취가 느껴지는 곳에서 여러분을 뵙게 더 반갑습니다.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우리 인천을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연 : 벌써 취임하신 지 1년이 됐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시정을 이끌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지요? 또, 밖에서 바라본 인천과 직접 시정을 이끌면서 느낀 인천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요.

시장 : 지난 1년은 정말 정신없이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시장이 되자마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치렀으며 인천시가 펼치고 있는 사업들을 다시 꼼꼼히 살펴보고 추진해 왔습니다. 시민들의 기대와 지지를 받으며 인천 발전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숨을 고르며 더 큰 걸음으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시장이 돼서 느낀 것은 인천의 재정이 들었던 것보다 더 어렵다는 점, 그렇지만 인천이야말로 경쟁력을 가진 도시라 극복해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업을 펼치기가 어렵습니다. 추경에서 2천600억 원 정도를 절감하고 공무원들도 수당을 반납하는 등 고통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올해를 재정건전화의 원년으로 삼고 내년부터는 정상적인 예산편성을 할 것입니다. 인천의 미래 성장동력은 가치 재창조입니다. 우리시의 가치는 역사적 자산과 여건, 시민의 지역에 대한 무궁한 애정입니다.

박현주 : 가치 재창조라는 시정목표가 반가웠습니다. 가치 재창조의 핵심은 무엇이고, 시민들이 공감하는 가치 재창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시장 : 공직자는 철학과 가치 판단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없으면 국가나 사회를 위해 일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가치 재창조는 인천의 모든 경쟁력을 살려서 지역을 발전시키고, 시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시장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공유, 공감하면서 함께해야 한다고 보는데, 이것
의 바탕은 지역에 대한 주인의식입니다. 시장으로서 지역사랑과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에너지를 지역발전에 활용하겠습니다.

박현주 : 가치 재창조에서 사람이 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활성화는 관광으로 이어지는데, 관광은 지역 사람들을 중심에 놓지는 않습니다. 관광도 긴 호흡으로, 도시의 시간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가야합니다. 외국인들이 인천에 오면 서울과는 다른 근대 개항장을 보게 되는데, 이곳이 고급스럽고 세련된 관광지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역이나 공간의 가치에 공감하는 관광이 되어야 합니다. 시정의 큰 틀에서 진행됐으면 좋겠습니다.

시장 : 무엇이 지역의 경쟁력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인천의 궁극적인 시정목표는 ‘새로운 인천, 행복한 시민’입니다. 즉, 시민이 행복한 것입니다. 인천의 문화는 대외 이미지를 높이고 시민이 즐겁게 참여하면서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일례로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유명한데, 인천시민이 몇 명이나 참여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정확한 대답을 못 들었습니다. 전국의 음악 마니아들이 찾는 페스티벌도 좋지만, 지역에 기반한 고유문화를 찾아나가야 합니다. 외국은 지역의 작은 축제를 보러 많은 관광객이 찾아옵니다. 그런 문화 소재를 찾아야 합니다.



고창균 : 제가 1999년 인천상륙작전 행사 기획에 참여했는데, 민간단체에서 반대하는 바람에 그 축제가 갑자기 세계춤축제로 바뀐 적이 있습니다. 2, 3년 전까지 열렸던 인천디자인페어도 없어졌습니다. 갑자기 사라지는 행사나 축제가 많습니다. 계획에 대한 신념과 확고한 마스터플랜이 없어서라고 생각됩니다. 마스터플랜을 세우기 위한 용역 예산은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장 : 재정이 어렵다고 안 하고 줄이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한정된 예산이지만 우선순위를 정해서 사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타이밍이 중요하고 역량 있는 분들을 참여시켜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가치를 창조하고, 문화예술, 관광산업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게 제 의지입니다.

김혜영 : 저는 대전에서 이사 온 지 3년 됐습니다. 인천은 확실히 에너지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의 카페 안에서 한 달에 한 번, 두 달에 한 번꼴로 재즈연주회나 웹툰, e북 작가들을 초청한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싶습니다. 예전엔 구월동에 밴드가 많았다고 들었어요. 저도 제 가게를 그런 사람들에게 공연장으로 오픈하면서 문화발전의 작은 부분을 담당하고 싶습니다. 

시장 : 김 사장이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생각과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분입니다. 저는 모든 게 수요자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요자가 즐겁고 재미있어야 합니다. 시장으로서 어떻게 하면 인천의 경쟁력을 살릴까 고민합니다. 인천만의 ‘온리 원’(only one), ‘퍼스트 원’(first one)이 인천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장한섬 :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에만 신경 쓰는 듯합니다. 사람중심 시민중심이라는 말이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인천은 각지에서 온 노동자들이 만든 도시입니다. 문화도시가 되려면 노동인권, 환경 문제에 더 신경을 써야 하며 사회적 약자를 품고 가는 도시가 되어야 합니다.



시장 : 문화의 본질은 다양성이며 모두가 함께 즐기는 것입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인천’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송도글로벌캠퍼스를 인천글로벌캠퍼스로 명칭을 바꾼 것처럼 인천을 브랜드를 삼고 인천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인천국제공항은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인천국제공항으로 불려져야 합니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주체성을 갖고 자기 권리를 찾아 나가야 합니다.

장한섬 : 그런 관점에서 저는 동인천역 역명을 바꿔보고 싶습니다. 1호선  타고 오면 가장 서쪽인데 왜 동인천인지 항상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시장 : 7, 8년 전 국회의원 시절 국정감사 때문에 인천에 왔을 때, 서쪽에 동구가 있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는데 서구를 거쳐 동구로 오고…. 이게 말이 안 된다고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연유를 알고 있긴 하지만 이제 인천 행정구역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고창균 : 지역별로 도시계획을 잘하고 정비하는 것도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입니다.  공항, 송도, 청라를 묶어 홍보하고, 구도심인 배다리와 헌책방 이야기도 스토리텔링화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도시브랜드 가치는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를 엮어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합니다. 25년 전 디자인 교수들과 디자인 나눔운동을 펼쳐 부평구, 연수구, 계양구에 행정에 필요한 디자인을 만들어준 적이 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재능기부였습니다. 아마 그때 만든 자료가 지금은 그냥 캐비넷에 들어가 있을 것입니다. 디자인이 발전해야 인천의 높은 브랜드 가치가 만들어집니다. 꼭 필요한 사업은 시장이 바뀌어도 지속되었으면 합니다.

시장 : 그래서 제가 도시발전의 틀을 긴 호흡으로 가기 위해 2050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이 계획이 행정구속력을 갖게 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행정환경이 많은 손실을 낳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고창균 : 송도국제도시의 업무 일부가 3개구로 나눠진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옥외광고물이 3개구로 넘어가면 경제청에서 만든 기준은 없어지게 됩니다. 구도심과 신도시는 디자인 기준이 달라야 하는데, 혼란이 우려됩니다.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이 뒤섞여 있는 게 문제인데 공무원들이 브랜드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박현주 : 시민의 자발성을 여는 데 행정력이 매개체가 되어야 합니다. 시민들은 문화, 체육,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자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공무원들이 꿰어주거나 장을 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시민들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9월에 ‘독서대전’이 열리는데 시민들을 위한 공간, 장을 열어주셨으면 합니다. 인천시가 올해 책의 수도로 지정되어 있어 시장님의 어깨가 무거울 것 같습니다.

시장 : 책의 수도는 행사가 아니라 정책이고 문화고 생활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콘셉트로 계속 이어갈 생각입니다.

김혜영 : 인천이 대전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구월동에 살고 있지만 동인천에도 자주 놀러갑니다. 인천에서 10년 이상 살면 그리워할 것이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가 생기면 그냥 떠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어요. 저는 가게를 열면서 청년창업 대출을 받은 게 아니라 소상공인 대출을 받았습니다. 기술이나 특허가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제 또래의 젊은이들이 무언가에 도전하려고 하는데, 자본은 없고 지원받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에요. 청년들에게 지원을 잘해주는 지자체로 옮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시장 : 중요한 말씀인데, 창업 혹은 구직과 관련해 우리시에서는 제물포스마트타운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으로 가야 하는데 획일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투자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재원이 가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마음 같아선 모든 지원 정책을 맞춤형으로 하고 싶지만 어려움이 많습니다. 민간부문에서도 적합한 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7월 1일부터는 복지정책이 맞춤형으로 시행됩니다,



이상연 : 시장님을 사진이나 TV에서만 뵈었는데 옆에서 말씀을 나눌 수 있어 신기합니다. 공무로 바쁘실텐데, 아빠로서 점수는 스스로 얼마나 주실 수 있는지요?

시장 : 늘 아이들과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해 아쉽습니다. 항상 바쁘게 살다 보니 마음만 있지 시간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동안 맡았던 그 어떤 공직보다 인천시장직이 가장 바쁩니다. 다른 아빠들처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진 못해도 각자의 일에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인정하고 감사를 표시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박현주 : 지난번 화도진축제 때 방문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화도진지가 한미수교체결지로 잘못 지정된 거 아실 것입니다. 이것을 찾아낸 분이 서울세관에 계시는 김성수 세관원이에요. 그분이 저랑 국립국회도서관 고문헌실에 있는 해관문서 22권을 찾아냈습니다. 개항의 역사를 22권으로 구성한 책입니다. 이 중 12권이 인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부분을 디지털화해서 책으로 내면 수많은 스토리텔링이 우리한테 선물처럼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2,3억 원이면 출간 비용으로 충분합니다. 해관문서는 시장님이 꼭 알고 계셨으면 합니다.

시장 : 여러분의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예전에 이 동네에서 유명했던 도너츠라도 먹으면서 얘기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인천 발전을 위해 시민들도 긍지와 자긍심을 갖고 동참해 주시고, 시장인 저도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다음에는 짜장면을 먹으면서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오랜 시간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시장, 시민과 한 테이블에 앉다’ 영상은 인천시 라이브소셜방송
    ‘온通인천(tv.incheon.g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카페 싸리재는 어떤 곳?
민선 6기 1주년을 맞아 ‘시장, 시민과 한 테이블에 앉다’가 진행된 장소는 예전에 싸리재라고 했던 중구 경동 길가에 있는 ‘카페 싸리재’였다. 안채는 1920년대 지은 한옥이고 바깥채는 일본식 1층 가옥이다. 카페는 1930년에 상량식을 가진 바깥채를 리모델링한 것이다. 이 건물의 대들보에는 소화 5년 4월 5일 오후 3시, 입주상량(昭和五年四月五日午后三時立柱上樑)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주인장 박차영 대표의 안내로 가옥을 둘러본 유정복 시장은 이곳에 오래된 한옥이 원형 그대로 보전되어 있다는 것에 무척 놀라며 신기한 표정을 지었다. 박 대표는 집의 구조와 연혁, 자신이 오랫동안 수집해온 LP판과 책들에 대해서 설명했다. 2층 카페 안의 파인 벽에는 당시 흙과 지푸라기를 사용한 흔적들이 드러나 있다.
카페 싸리재에는 ‘경기의료기’ 간판이 함께 붙어있다. 박 대표가 오랫동안 의료기 가게를 운영하다 손님이 줄면서 업종전환을 했기 때문이다. 싸리재는 원도심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의 쉼터이자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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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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