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보기
세계의 바다로… 다시 위대한 항해
세계의 바다로… 다시 위대한 항해
1883년 1월, 인천항이 개항했다. 작은 포구였던 인천항은 서해 최대의 상항(商港)으로 몸집을 키우며
대한민국을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힘의 원천이 되었다. 그리고 2015년 6월 1일.
인천신항이 세상 앞에 모습을 당당히 나타내고, 다시 위대한 항해를 시작했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인천항만공사

1 generation
내항 (~2003)
- 부두길이 : 960m
- 터미널 면적 : 211,000㎡
- 연간처리능력 : 240,000
- 접안능력 : 2,500TEU Class X 4
2 generation
남항 (2004~2014)
- 부두길이 : 1,489m
- 터미널 면적 : 611,000㎡
- 연간처리능력 : 880,000
- 접안능력 : 4,000TEU Class X 2
2,500TEU Class X 3
300TEU Class X 2
3 generation
인천신항 (2015~)
- 부두길이 : 1,600m
- 터미널 면적 : 960,000㎡
- 연간처리능력 : 2,400,000
- 접안능력 : 10,000TEU Class X 4
(~ 2017 : 8,000TEU Class)
(2018 ~ : 10,000TEU Class)

1883년,위대한 항해의 시작
10미터 조수간만의 차를 극복하고, 새로운 길이 열렸다. 1883년 1월, 인천항이 개항하면서 대한민국은 더 큰 세상에 눈뜬다. 인천의 바닷길을 따라 새로운 세상의 문물이 전해지고, 꿈을 찾아 수많은 사람이 오갔다. 철도가 놓이고 항만이 건설되고, 각국 영사관과 근대식 은행, 극장, 공원 등이 생겨났다. 인천 최초는 곧 대한민국 최초가 되었다. 작은 포구였던 인천항은 서해안 최대의 상항(商港)으로 점점 거대해져가며 대한민국을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사실 대한민국의 진정한 개항은 인천항이 품을 열기 훨씬 전에 이미 시작됐다. 그 역사는 백제가 중국 동진과 통교를 시작한 근초고왕 2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량산 서북쪽 끝자락에 있는 능허대는 그 옛날 사신들이 중국을 왕래할 때 출발했던 나루터가 있던 자리다. 대한민국 역사 최초의 자의적 개항으로,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간, 작지만 의미 있는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2015년 6월 1일. 인천신항이 세상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다시 위대한 항해를 시작했다.

1883년 개항 당시 인천항

2015년, 제2의 개항을 열다
새로 난 도로를 따라 송도국제도시 서남단을 달리다 보면 LNG 인수기지 앞에 있는 인천신항에 다다른다. 진입도로에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트럭들이 분주히 오고간다. 먼 데서도 시야에 들어오는 대형 크레인들이 신항의 웅장한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부두 한편에서는 매립작업이 한창이다. 인천신항은 송도국제도시와 마찬가지로 바다를 메워 조성한 항만이다.
지난달 1일, 인천신항이 총 3단계 중 Ⅰ-1단계로 우선 개장해 운영에 들어갔다.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이 운영하는 B터미널 부두 800m 가운데 410m 구간으로, 지난 2007년 공사를 시작한 지 8년 만이다. 한진㈜에서 건립하는 A터미널 부두 800m는 내년 상반기에 개장할 예정이다. 1단계 사업을 완료하면 총 1.6㎞ 부두가 조성된다. 인천항 전체 선석 수는 A, B터미널 6개를 포함해 모두 129개 선석으로 늘어난다.
우선 개장한 신항 터미널은 14만5천㎡로, 규모보다 더 놀라운 것은 최첨단 자동화 시설이다. 현장에서 만난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의 홍진석 부장이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말한다.
“세밀한 작업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컴퓨터가 자동으로 처리합니다. 게이트에서 컨테이너 안의 내용물을 조회하고 선석 배정하는 과정도 자동화 시설이 알아서 척척 진행합니다. 이러한 최신식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터미널은, 우리나라에서 부산신항에 이어 인천신항이 두 번째입니다.”

신항으로 향하는 첫 관문은 자동화 게이트. 컨테이너를 가득 쌓아올린 차량이 게이트를 통해 인천신항 터
미널 장치장에 진입한다. 게이트에 설치된 카드 리더기가 차량과 컨테이너에 등록된 정보를 읽고 신속하게 야드 위치를 배정한다. 차량에 부착된 RFID(무선인식) 카드와 컨테이너에 장착된 무선인식 칩은 컨테이너 운송사에서 미리 전산시스템에 입력해 발급한 것이다. 컨테이너 운전기사는 마치 주차장에서 주차증을 뽑듯, 야드 번호가 적힌 종이를 받아 하역 장소를 찾아 간다. 덕분에 넓은 터미널 한가운데서도 차량들은 지체되는 일 없이 알아서 각각 제 갈 길을 찾아간다.
컨테이너를 내리는 작업도 원격조종을 통해 사실상 자동으로 진행한다.
“기사님, 차량을 20㎝ 뒤로 이동해 주세요. 아니, 조금만 더 움직여 주십시오. 이제 그만. 네. 좋습니다.”
크레인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100m 떨어진 통제실에서 안내 음성이 울려 퍼진다. 이윽고 차량 위치가 자동화 시스템에서 ‘0포인트’에 맞춰지고, 야드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18m 높이까지 번쩍 들어 올려 배에 싣는다. 부두에는 압도적인 몸체의 갠트리 크레인 다섯 대가 위풍당당 서 있다. 크레인은 철길처럼 생긴 레일 위를 따라 자유자재로 이동하며 집채만 한 컨테이너를 척척 들어 옮긴다. 초대형 크레인이 들어 올린 컨테이너는 대기하던 트럭에 실려 목적지를 향해 바로 달려간다.

그리고 내일, 더 큰 세계의 바다로
지난달 7일 오후 7시 30분, 인천신항 터미널에 6천800 TEU급 컨테이너선 ‘현대도쿄호’가 닻을 내렸다. 현대도쿄호는 세계 2대 해운선사 동맹인 G6의 정기 컨테이너선으로, 길이가 무려 303.83m, 선폭 40m, 깊이 24.2m, 무게 7만4천651t에 이른다. 1883년 인천항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입항한 컨테이너선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날 현대도쿄호가 인천항에 내린 컨테이너는 495TEU에 이른다. 인천신항의 개항으로 남항 최대 물동량인 4000TEU의 네 배나 되는 1만6000TEU급 선박이 인천에 입항할 수 있게 됐다.
하늘 높이 쌓인 육중한 컨테이너는 오늘의 대한민국 발전을 이끌어 온 인천의 힘을 상징한다. 그 웅장한 모습에 가슴이 벅차다. 미국 오클랜드항에서 항해를 시작한 이 거대한 선박은 아침 해가 뜨기 전, 중국 칭다오 항을 향해 다시 닻을 올렸다.
인천항이 개항한 지 132년, 인천신항이 품을 열면서 인천은 제2의 개항을 맞았다. 인천신항에는 총 3단계로 사업비 5조 4천억 원을 투입해, 컨테이너부두 25선석, 일반부두 4선석 등 총 29선석 및 항만배후부지 619만1천㎡를 조성하게 된다. 8천TEU급 컨테이너 선박이 수시로 입·출항할 수 있는 규모와 수도권과 국제공항이 가깝다는 지리적 장점을 갖추어, 물동량만 정기적으로 확보한다면 단연코 우리나라의 물류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다.
이제 인천신항은 동북아 물류 허브를 넘어 미주와 유럽을 넘나드는 세계적인 항만으로 도약하기를 앞두었다. 닻을 올려라. 더 큰 바다를 향한 인천의 위대한 항해가 다시 시작되었다.



지난달 12일 14만t급 크루즈 두 척이 인천신항에 입항했다.
시는 화려한 한국 전통 갈라쇼로 세계인의 방문을 환영했다.
- 첨부파일
-
- 다음글
- 멀어진 바다, 사라진 비린내
인천광역시 아이디나 소셜 계정을 이용하여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
전체 댓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