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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표현하는 글자체 갖는 게 꿈”

2015-07-06 2015년 7월호


“나를 표현하는글자체 갖는 게 꿈”

사진 김보섭 자유사진가  글 이용남 본지 편집위원 



선재 캘리그라피 스튜디오. 언뜻 들으면 요즘 유행하는 감성 가득한 손글씨를 배우는 공간으로 생각하기 쉽다. 아주 잘못된 생각도 아니다. 이곳은 서예와 캘리그라피, 문인화를 배우는 새로운 느낌의 서예학원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이혜원(27)씨는 남다른 이력의 소유자다. 최근 전국대회인 인천서예대전에서 대나무에 한글을 쓴 문인화로 대상을 받은 전도유망한 신예 작가다. 작가는 일곱 살 때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서예와 바둑을 시작했다. 맞벌이하는 부모님 덕분에 서예와 바둑학원에서 살다시피 했다. 어린 나이였지만 서예는 지루하기는커녕 즐겁고 재미있는 놀이였다. 
“어릴 때부터 하얀 화선지에 먹이 스며드는 느낌이 참 좋았어요, 먹을 갈 때 코끝으로 풍겨오는 묵향에도 취했지요. 서예는 남들과의 경쟁이 아닌,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홀로 정진하고 노력하는 작업이어서 저랑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일곱 살에 시작한 서예는 21년 만에 인천서예대전 대상이라는 결실을 안겨주었다. 대상 작품의 제목은 ‘행복한 시간’이다.
인천이 고향인 이혜원 작가는 줄곧 서예만 하다가 지금은 문인화와 캘리그라피의 영역까지 넘나들고 있다. 옛날 우리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당연한 수순이다. 글씨를 쓰다가 문인화로 넘어가는 과정은 예인들이 걷는 길이었다. 작가는 문인화를 배우면서 묵의 농담으로 그려지는 고고하고 단아한 세계에 흠뻑 빠졌다. 캘리그라피는 서예와 같은 뿌리에서 나온 영역이기에 쉽게 접근하고 쓸 수 있었다.
이 작가의 학창시절 꿈은 대통령이었다. 초중고 시절 학급반장, 전교회장을 빼놓지 않고 맡을 정도로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했고, 정치를 하려면 성적도 우수해야 한다는 생각에 공부도 열심히 했다. 인하대 행정학과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치의 꿈을 접었다. 대신 서예에 더 매진해 자신만의 한글서체를 만들겠다는 꿈이 생겼다. 판본체, 흘림체, 궁서체 등 한글과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리고 싶어 한다.
‘요즘도 매일 4~5시간씩 글씨연습을 하고, 작품을 할 때는 11시간씩 글씨와 그림을 그리면서 정진하고 있습니다. 서예는 쓰면 쓸수록 만물의 이치와 세상을 알아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오묘한 세계에 빠지는 기분이 들어요.“
이 작가는 고전과 현대를 접목하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서예학원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햇빛도 들지 않는 우중충한 학원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현대적 디자인과 세련미로 서예학원의 이미지를 바꿨다. 참신한 공간에서 고전이 만나 하나가 되는 과정은, 갈수록 줄어드는 서예 인구의 저변 확대에도 꽤 좋은 영향을 줄 듯싶다.     
“서예를 하면 힐링이 돼요. 아이들은 인성이 좋아지고요. 영어, 수학만 공부하는 아이들은 내면을 스스로 치유할 힘을 가지지 못해요,”
이 작가는 평생에 걸쳐 글쓰기를 해왔던 스승들의 길을 따라가면서, 재능을 지역사회와 나누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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