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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한 마리 제비가 되어

2015-08-04 2015년 8월호


마음은 한 마리 제비가 되어

글 황재순 전 부개고등학교 교장(문학박사)



아침에 지인들과 문학산에 올라 정상 근처 쉼터에서 땀을 닦으며 준비해 온 아이스커피를 나누어 마시니, 땀도 금방 식어 버리고 이제야 비로소 저 멀리 바다 경치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저게 인천대교이니까 저기는 영흥도 화력발전소 굴뚝이고 저기부터가 팔미도 무의도 영종도가 주르륵 붙어 있구나’ 마음속으로 중얼거리고 있는데, 비행기 한 대가 또 내려간다. 옛날 고려 시대 때에도 강남 가는 제비들이 저 쪽으로 우르르 날아가면서 보라색 빛깔이 번쩍번쩍하곤 해서 저 섬 이름을 ‘자연도(紫燕島:자색 제비의 섬)’라고 했다는데, 그게 바로 이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강남은 그제나 지금이나 양자강 남쪽을 이르는 말이고, 당시의 제비만 지금의 비행기로 바뀌었을 뿐이구나, 그러고 보면 국제공항으로서는 저 자리가 천 년 전부터 예견되어 있었다는 말이네…. 그런데 그 좋은 이름 놔두고 왜 영종도라 그랬을까? 병자호란 때에 인조 임금이 강화도로 피란 가려 했는데, 지원 체제가 미비하여 남한산성으로 피란 가 그 망신을 당하셨다면서, 효종 임금 때 화성 남양에 있던 영종진이라는 군부대를 자연도로 옮겨 와서는 유사시에 임금님의 강화도 피란을 원활히 도운다나 어쩐다나 뭐 그랬다네요. 나 참 기가 막혀서….
그러다가 숙종 때에 부평 마장면(馬場面:산곡동) 말 목장 등의 말들을 용유도와 무의도로 옮기면서 자연도의 영종진 군인이 조금씩 늘어났고, 영종진 선착장에 출입하는 사람들이 영종 갔다 온다느니 어쩌고 하는 사이에 섬 이름이 그냥 ‘영종도’로 바뀌어 버렸다네요. 
그러고 보니 저 공항이 들어 서기 전에 연안부두에서 두 시간도 넘게 배를 타고 가서 용유도 을왕리 해수욕장에 도착했던 기억이 난다. 가는 길에 팔미도 등대도 보고 무희의 드레스 같다는 무의도(舞衣島)와 그 앞의 꼬마 섬 실미도를 보았던 기억도 나는군. 지금은 잠진도까지 버스로 다 갈 수 있게 되었지만….
영종-삼목-신불-용유도 사이의 염전, 갯벌과 얕은 바다를 모두 메우고 비행기 이착륙 시에  걸리적거린다고 해발 50미터대로 깎아내야 한다면서 장작더미처럼 빽빽하던 신불도(薪佛島)의 나무숲과 삼목도의 세 봉우리를 마구 쳐낼 때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던 사람이 나였는데….
내년에 인천공항 신청사가 또 개통된다고 하니 신불 IC와 삼목 사거리가 교통체증으로 막히기 전에 얼른 삼목도 선착장으로 가서 장봉도나 한번 다녀오자는 쪽으로 확 바뀌어 버렸으니… 아이 참, 나….
이런저런 생각에 흠뻑 젖어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분위기 깨는 소리가 들린다. “자, 커피 다 먹었으면 이제 내려 가자고.” 그럼 한 마리 제비처럼 훌쩍 날아 저 장모시신(장봉도-모도-시도-신도) 위로 지나가 보는 것 또한 다음으로 미루어야겠군.

 

내 가슴에 새긴 한 구절
삼인행(三人行)이면 필유아사언(必有我師焉)이라
? 공자 논어(論語)에서
세 사람이 걸어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느니라.
그 세 사람 중… 나보다 나은 한 사람을 보고서는 내가 좋은 점을 따라서 할 수 있으니 나의 스승이라 할 수 있고, 나보다 못한 한 사람을 보고서는 내가 나쁜 점을 고쳐 나갈 수가 있으니 역시 나의 스승이라 할 수 있다. 결국은 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나의 발전을 위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모두가 나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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