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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부’도 모르는 인천 맛집의 비밀

2015-10-05 2015년 10월호



‘백주부’도 모르는 인천 맛집의 비밀

소박하고 평범하면서도, 한번 맛 들면 자다가도 번뜩 생각나 다시 찾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맛. 오감을 사로잡는 것으로 시작해 기억 속 추억으로 남을, 인천의 대표 맛집을 소개하고 손맛의 비결을 알아본다. 요즘 인기 절정의 셰프 백종원도 모르는 인천 맛집의 비밀을 지금 공개한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김상덕 자유사진가


추억에서 오늘로, 옛날 경양식

송도국제경양식




그때 그 시절, 특별한 날이면 경양식집을 찾았다. 어두운 조명 아래서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칼질’을 하면 제법 분위기가 났다. 국제경양식은 인천에서 ‘폼’ 좀 잡아 본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 없는 오래된 경양식집이다. 그 시작은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년 시절 미군 부대 장교 식당에서 일한 김종성(75) 씨는 신포동에 햄버거와 프라이드치킨 등을 파는 ‘스낵 하우스’를 냈다. 지금이야 흔하지만, 양식을 먹으려면 호텔에는 가야 했던 그 시절에는 그야말로 ‘핫 플레이스’였다. 김 씨의 처남이자 지금 송도국제경양식의 대표 최동식(59) 씨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가게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6년 후에 중앙동으로 자리를 옮겨 ‘국제경양식’이라고 간판을 새로 달고 영업을 시작했어요. 인천의 첫 경양식집이었지요. 소문이 나면서 서울에서까지 사람들이 찾아오고, 외국인들도 본토 맛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어요.”
1970년대 후반 이 일대는 인천의 번화가였다. ‘유니온’, ‘위스키 메리’ 등 가까이 인천항을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들이 찾는 클럽들도 많아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났다. 국제경양식은 80년대에 중앙동에서 다시 신포동으로 자리를 옮겨 명성을 이어간다. 당시 국제경양식이 인기를 끌면서 한 집 걸러 하나 경양식집이 생겨났지만, 술과 커피가 아닌 순수하게 음식만 파는 정통 경양식집은 이 집뿐이었다. ‘가장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면, 결국 손님이 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결국 마지막까지 남은 건 국제경양식이었다.
이 집은 2년 전, 이름 앞에 ‘송도’라는 두 글자를 더하고 송도국제도시로 둥지를 옮겼다. 구도심에서 신도시로, 추억 속에서 오늘로. 화려하고 트렌디한 레스토랑 사이를 비집고 당당히 도전장을 냈다. 지금 최 씨의 곁은 호텔조리학을 전공하는 아들 최창영(27) 씨가 든든히 지키고 있다. 세대 건너 40여 년간 이어 온 맛을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어가길 기대한다.
“음식은 추억입니다. 많은 분이 우리 집 맛을 잊지 않고 아들딸, 손주의 손을 잡고 찾아들 오세요. 앞으로도 그들의 삶 기억 한편에 우리가 정성껏 빚어낸 맛이 추억으로 쌓여가길 바랍니다.”



송도국제경양식
위치 : 연수구 송도동 23-4 더샵센트럴파크2 C동 225호
영업시간 : 오전 11시 30분 오후 9시(주문 마감 시간 오후 8시 30분) 일요일은 쉰다.
문의 : 888-8525



국제경양식 안심 스테이크

국제경양식의 주 메뉴는 안심스테이크. 국내산 소고기 안심을 사용하며 반드시 220g 정량을 지킨다. 주인장이 직접 개발한 소스는, 40여 년 전 맛 그대로다. 요즘 구미에 맞춘 자극적인 맛과는 거리가 있지만 풍미가 살아 있다. 그 시절 경양식집이 그렇듯, 사이드 메뉴로 빵과 밥 중에 하나, 크림수프와 야채수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국제경양식을 좀 다녀본 사람이라면, 망설임 없이 빵을 선택한다. 직접 갓 구워낸 빵의 보드라운 결을 갈라 버터를 사르르 녹여 먹는 맛이 그만이다.


재료 : 소고기(안심) 220g, 식물성 쇼트닝 2조각, 소스(양파 등 갖은 야채 적당량, 우스터소스·케첩 1/2컵, 토마토 페이스트 1/4컵), 곁들이(프렌치프라이, 삶은 당근, 마카로니 샐러드)

만드는 법
1 고기는 상온에서 이틀간 숙성시킨 후 다듬어서 준비한다.
2 소스는 양파를 비롯한 갖은 야채를 썰어 넣고, 우스터소스와 케첩을 넣어 3~40분간 푹 끓인다. 마지막에 토마토 페이스트를 혼합해 준비한다.
3 프라이팬에 쇼트닝을 두른 뒤 달궈질 때까지 기다린다.
4 연기가 나면 고기를 팬 위에 올려 굽는다.
5 고기는 미디엄으로 굽는다. 고기가 익히는 정도는 빛깔을 보고 판단하는데, 고기 위아래 각각 1/4가량 갈색빛이 나고 나머지 부위는 선홍빛이 감돌 때가 가장 적당하다.
6 완성한 스테이크는 접시에 담아낸 후, 소스를 덮어 촉촉함을 유지한다.

국제경양식 맛의 비결 : 스테이크는 직화 구이가 답이다. 오븐에 넣지 않고 팬으로 정성스레 구워야 고기가 뻣뻣하지 않고 부드럽다. 굽는 정도는 미디엄 레어에서 미디엄이 육즙이 살아 있어 촉촉하고 맛있다. 고기는 국내산 소고기 안심만을 고집하는데, 냉동하지 않고 이틀간 숙성해 풍미를 더한다.



검정 아닌 하양, 이것이 진짜 짜장면

만다복


국민음식 짜장면은 중국 산둥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우리나라에는 개항기 때 중국 상인들이 인천항 부두 노동자들을 상대로 만들어 팔면서 그 역사를 시작했다. 까만 춘장에 캐러멜 소스를 버무린 짜장면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된 것으로, 차이나타운 내 요릿집 ‘만다복’에 가면 중국 본토식 전통 짜장면을 맛볼 수 있다. 춘장 약간에 고기를 담뿍 넣어 볶아 만든 ‘백년짜장’은 그 맛이 담담하면서도 깊고 풍부하다. 만다복의 대표이자 차이나타운 상가 번영회 회장인 서학보 씨가 100년 전 요리법을 따라 그 맛을 고스란히 재현해 냈다.
“맛을 내기 위해 조미료를 잔뜩 넣는 요즘 음식은 혀끝을 자극하지만 그 맛이 오래가지는 못합니다. 34년 동안 요리를 하면서 재료 자체의 담백한 맛을 살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 음식은 깊이가 있어서, 먹을수록 입맛을 당기기 마련이에요.”
대륙을 건너고 세대를 건너온 비법이니, 그 맛이 깊고 풍부할 수밖에. 처음엔 갸웃하다가도 한번 맛 들이면 이만한 게 없다. 잘 볶아진 고기와 오랜 시간 발효시킨 춘장이 부드러운 면발과 어우러져 입안으로 술술 넘어간다.
그는, 요리에는 단순히 맛을 떠나서 ‘미학’이 있다고 강조한다. 짜장면 한 그릇이지만 그 안에는 역사와 문화, 추억이 오롯이 담겨 있다는 것. 언젠가 지금은 돌아가신 화교 노인 한 분이 백년짜장을 맛보고는, 어릴 적 어머니 손을 잡고 함께 먹던 바로 그 맛이라며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고 했다.
‘후루룩’ 맛있게 한 그릇 뚝딱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 굴곡의 역사부터 삶의 추억 한 부분까지 찬찬히 곱씹으며, 음식의 미학을 음미해 보자.


만다복
위치 : 중구 차이나타운로 36
영업시간 :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
문의 : 773-3838



만다복 백년짜장

짜장면은 원래 하얗다! 만다복의 하얀 백년짜장은 100년 전 중국의 요리법 그대로, 조미료 없이 주재료인 고기의 감칠맛을 살려 만든다. 걸쭉하면서도 단맛이 강한 한국식 까만 짜장면과 비교하며 먹으면 색다른 미각적 경험이 될 듯. 식사 후에는 주문한 음식과 궁합이 맞는 차가 나온다. 또 단골손님은 세심히 배려하여, 같은 음식이라도 그 입맛에 따라 재료와 맛을 달리해 요리해 준다
.


재료(4인분 기준) : 돼지고기(뒷다리살 또는 삼겹살 혹은 목살) 600g, 식용유 100CC, 파 한 공기, 생강 반 티스푼(매운 맛을 좋아하면 한 티스푼), 단맛을 좋아하면 설탕 반 티스푼, 춘장 네 큰 스푼(중국식 춘장은 두 큰 스푼), 면이나 밥

만드는 법
1 프라이팬을 기름에 기름을 두르고 연기가 나기 직전까지 달군다(160도가량)
2 팬에 고기와 생강을 함께 넣고 볶는다. 
3 고기는 240도에서 260도의 센 불로 볶는다.
4 고기를 볶으면 팬에 수분이 배어 나오는데, 이 수분이 완전히 마르지 않고 촉촉할 때 춘장을 넣어 볶는다. 이때는 불을 좀 약하게 한다.
5 춘장의 향이 은은하게 날 때까지 볶는다. 마지막에 파를 넣고 익힌다.
6 짜장을 완성하면 면이나 밥과 함께 낸다.

만다복 맛의 비결 : 조미료를 쓰지 않고, 주재료인 고기의 담백한 맛을 살린다. 센 불로 빠르게 고기를 볶는 것이 포인트. 그래야 고기의 누린내가 없고 씹을수록 고소한 잔향이 살아난다. 고기를 얼마나 볶느냐에 정답은 없다. 긴 시간 불 색을 보고 감을 익혀야만 어느덧 터득할 수 있다고.



역사 진하게 우려낸 뜨끈한 한 그릇


삼강설렁탕

삼강옥은 6·25전쟁 직후부터 지금까지 한자리에서 국밥을 말아왔다. 숭의동에 있는 평양옥과 함께 국밥을 파는 식당으로는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다.
현재 김주숙(78) 할머니와 아들 박영수(55) 씨가 오순도순 꾸려가는 이 가게는, 1950년 시아버지인 고 박재황 씨로부터 그 역사를 시작했다. 고인은 황해도 홍현에서 식당을 하다 이곳으로 피란 와 고향 땅에 흐르던 삼강(三江)’의 이름을 딴 가게 문을 열었다. 
터를 제대로 잡았다. 가까이 청과시장이 있어, 가게는 밤낮 할 것 없이 상인들과 손님들로 성시를 이뤘다. 이 집은 설렁탕집으로 이름이 났으나 처음에는 해장국을 만들어 팔았다. 김이 펄펄 나는 뜨끈한 해장국은 배고픈 서민들의 허기진 배를 채우고 지친 삶을 위로했다. “농사꾼들이 달구지에 야채를 한가득 싣고 와 시장에 팔고 해장국을 먹으러 왔어. 새벽 4시에 문을 열었는데, 금방 자리가 차서 손님이 들어설 자리가 없었지. 가게 바닥에는 손님들이 고기를 먹다 버린 뼈다귀가 쌓여 발에 채일 정도였어.”
전성기는 끝이 났다. 구월동에 농산물 시장이 생기면서, 동네를 찾던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한창때는 하루에 쌀 한 가마 분량의 국밥을 팔았는데, 지금은 한 달이 넘어도 쌀 한 가마를 쓰기가 힘들다. 그래도 예전의 맛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 가게로 여전히 발걸음을 한다. “한결같은 단골들도 있고, 멀리 타향에 살다 기억을 더듬어 찾아오는 분들도 있어. 한자리에서 오래 장사를 해줘서 고맙다고 격려해주기도 해. 참 고맙지. 그럴 때면 이 자리를 지키길 잘했구나 싶어. 힘이 나.”
반갑게도 요즘에는 인터넷을 보고 찾아오는 젊은이들도 생겼다. 지난해 열린 아시아경기대회 때는 뜻밖에 세계적인 수영선수 쑨양 아버지의 일행이 찾아왔다. “식당에 있는 메뉴를 죄다 시켜서 싹 비우고 가는 거야. 얼마나 맛있게 잘 먹던지.”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환하게 번진다.



삼강설렁탕
위치 : 중구 참외전로 158-1
영업시간 :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
문의 : 772-7885



삼강옥 설렁탕

6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맛이 한결같다. 이 집 설렁탕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사골을 우려내 고유한 맛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 다른 음식도 옛 비법 그대로다. 육개장에는 고춧가루 국물이 아니라 가게에서 직접 개발한 양념을 담뿍 넣고, 도가니탕은 통째로 푸짐하게 내놓는다. 할머니가 직접 담근 맛깔스러운 깍두기도 설렁탕과 궁합이 딱 맞는다.


재료(4인분 기준) : 쌀뜨물, 한우 사골 1kg, 부재료(쇠고기 꼬리뼈, 양지, 도가니 등 각 600g), 소머리 고기, 소면 적당량

만드는 법
1 사골을 쌀뜨물에 넣고 끓인다. 쌀뜨물을 써야 국물 맛이 변하지 않고 오래간다.
2 강한 불로 사골을 다섯 시간 정도 우려낸다.
3 부재료를 넣고 재료가 익을 때까지 강한 불로 끓인다. 보통 두세 시간 정도 걸린다.
4 소머리 고기는 기름기를 제거해 손질하고, 국수는 삶고, 파는 송송 썰어 둔다.
5 뚝배기에 소머리 고기와 국수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었다 따랐다 하며 토렴한다.
6 그 위에 파를 담고, 설렁탕 국물을 부어 완성한다(맛이 밋밋하면, 조미료를 살짝 첨가한다).

삼강옥 맛의 비결 : 사실 가정에서는 식당에서 끓이는 설렁탕 맛을 똑같이 내기 어렵다. 탕에 들어가는 재료의 양이 적기 때문. 대신 다섯 시간 이상 오래 끓이면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중요한 건 불의 온도가 높아야 한다는 것. 그래야 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나지 않고 뒷맛이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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