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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발랄 독립영화’로 레드카펫 밟다

2015-11-04 2015년 11월호


‘재기발랄 독립영화’로 레드카펫 밟다

사진 김보섭 자유사진가  글 이용남 본지 편집위원



‘C급’ ‘병맛코드’로 불리는 2류 문화를 영화에 녹여낸 자칭 ‘인천사나이’ 백승기(33) 감독. 인천을 배경으로 개성넘치는 주제를 영화에 담아내고 있어 요즘 가장 ‘핫’한 감독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술을 전공한 백 감독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화를 찍고 있다. 영화를 정식으로 공부한 적도 연기를 배운 적도 없지만 오직 영화를 찍고 싶다는 열망과 열정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학생 때는 친구들과 70만 원짜리 캠코더 한 대를 들고 유명 영화를 코믹하게 패러디물로 만들었다. 영화감독 팀 버튼의 ‘가위손’을 ‘망치손’으로, 은하철도 999는 동인천 지하철을 세트삼아 ‘은하전철999’라는 작품으로 만들었다. 다빈치코드가 유명했을 때는 인천의 절을 돌며 ‘달마도코드’를 제작했다. 패기 넘치는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당시 이 영상물들은 UCC가 인기를 끌면서 네이버 메인화면에 소개될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실험적인 동영상으로만 여겼지 영화로는 인정받지 못했다. 각종 영화제에 문을 두드렸지만 고배를 들기 일쑤였다.
그래도 백 감독의 도전 정신은 멈추지 않았다. 영화로 열정을 펼치고자 동인천 삼치골목에 ‘꾸러기 스튜디오’를 열었고, 옥상영화제를 기획하고 진행했다. 극장 CGV를 패러디해 멀티플렉스동네극장 ‘DGV’를 열어 동네 주민들을 위해 영화를 틀었다. 부모와 친구들의 걱정과 우려가 들려왔지만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그의 철학은 변함이 없었다.
백 감독의 이런 노력은 2012년 ‘숫호구’로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을 타면서 빛을 발했다. 영화 ‘숫호구’는 그가 영화를 만들려고 남겨둔 마지막 종잣돈 100만원과 그의 친구, 가족, 지역사회가 합심해 만든 작품이다. 배다리, 동인천, 신포동을 배경삼아 촬영하는 동안 부모님과 친구들은 배우로 출연했고 누구네 집 아들이 영화를 만든다는 말에 동네 어른들은 밥을 사주고 든든한 응원군이 되었다. 스토리는 백 감독의 자전적인 내용이다. 30년간 살면서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본 욕구불만 청년의 이야기를 감성코믹 패러디로 만든 작품이다. 이 영화로 그는 레드카펫을 밟은 영화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영화 ‘숫호구’는 그가 영화감독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한 작품이다. 1천 만 원을 투자받았고 그 돈으로 현재 새로운 영화를 제작 중이다. 새 영화는 원시인의 이야기를 다룬 ‘시발, 놈 : 인류의 시작’이다. 이 영화로 해외 로케이션을 다녀왔고 원시의 풍광을 담고 있는 굴업도에서 촬영도 마쳤다. 앞으로 인터스텔라 같은 우주영화도 만들고 싶고, 홍상수나 김기덕 감독처럼 세상에 메시지를 주는 감독도 되고 싶다. 12월 5일에는 미림극장에서 ‘인천국제비엔나소세지영화제’를 열고 저 예산으로 만든 재기발랄한 영화들을 상영한다.
백 감독은 자신이 여기까지 온 것은 ‘중2병’ 때문이었다고 여긴다. 철이 덜 들었고 세상을 향해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사춘기 소년의 마음 때문이다. 영화라는 한길을 걸었던 백 감독은 청년들에게 의미 있는 한마디를 던진다. “취업의 문턱에서 암울한 청년이 많은데 남들이 안하는 새로운 유형의 꿈을 만들며 자기의 꿈을 이루어 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그의 외침이 어느때보다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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