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지난호 보기

생명 살리는 1분 1초의 소중함

2015-11-04 2015년 11월호



생명 살리는 1분 1초의 소중함

글 김남일 인천소방본부 소방관



‘빼곡히 들어선 공장과 건물들 사이로 시커먼 연기가 치솟는다. 긴장으로 가득한 심장의 울림이 전해온다. 소방차가 도착하고 시뻘건 불길 앞에선 어떤 잡념도 존재하지 않는다. 적재함에서 꺼낸 소방호스와 관창을 무기로 화마와 사투가 시작된다. 공기호흡기 마스크에 울려 퍼지는 가쁜 숨소리와 이미 뜨거워진 열기는 뒤로 물러 날 조그마한 틈도 보이지 않는다. 구조대가 진입한다. 연기로 인해 암흑으로 변해버린 건물 내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인기척이라도 들리면 좋으련만….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는 그 누군가를 위해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딛는다. 구조대원의 간절함이 전해졌을까? 길게 몸을 늘어뜨린 사람이 구조대원에게 몸을 맡긴 채 밖으로 이끌려 나온다. 구급대원의 움직임이 분주해진다. 가슴을 압박하고 호흡을 불어넣고 전기충격까지…. 1%의 소생 가능성이라도 열어두고 몸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혼신의 힘을 다한다.’
대한민국 소방관의 화재현장 스토리다. 위기에 처한 어떤 경우라도 한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살리는 데에는 이 같은 소방관의 열정이 있다. 피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소방관이라는 DNA가 따로 있는 건 아닐까?
처음 제복을 입었을 때는 잘 몰랐다. 취업의 관문을 통과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생계유지를 위한 선택으로만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한 건 한 건 사고현장을 겪을 때마다 소방관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소중한 생명 앞에서 현장 판단의 과오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잘 알게 되었다. 또 현장마다 신중하게 정성을 다하면서 어느덧 살신성인의 정신이 뼛속 깊이 스며들고 있었다. 소방관만이 가질 수 있는 남다른 열정이 샘솟았다.
구급대원으로 긴 시간을 보낸 지난 기억을 되뇌어 본다. 달리는 구급차에서 우렁찬 울음과 함께 태어난 신생아, 결혼을 앞두고 심장마비로 쓰러진 청년, 흥망의 기로에서 뇌출혈이 찾아온 중견기업의 간부 등…. 지금은 학구열에 불타는 학생으로, 화목한 가정을 이끌며 회사에서 촉망받는 인재로, 해외로 사업장을 넓히는 기업의 CEO로, 모두 힘든 시간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사회 구성원으로서 일역을 담당하고 있지 않을까? 그 생각에 가슴 이 뜨거워진다.
이렇듯 소방관들의 역할은 단순히 불을 끄고 사람을 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회 모든 분야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때로는 가정과 사회를 이어주는 생명의 고리가 되고 나아가서는 이 나라 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우리는 그 역할의 중심에 서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소방관들은 잠시도 여유를 부릴 수가 없다. 1분 1초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쉬지 않고 달린다. 현장에서 몸에 밴 열정의 힘을 원동력 삼아.


내 가슴에 새긴 한 구절

잘 사는 삶, 잘 쓰이는 삶


법륜 스님의 저서 ‘행복한 출근길’에 나오는 구절이다.
무엇이든, 어디에든 쓰여야 할 것 같다. 쓰이지 않는다면 그것만큼 무의미한 삶
또한 없을 것이다. 잘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  쓸모 있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첨부파일
OPEN 공공누리 출처표시 상업용금지 변경금지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이 게시물은 "공공누리"의 자유이용허락 표시제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료관리담당자
  • 담당부서 콘텐츠기획관
  • 문의처 032-440-8302
  • 최종업데이트 2025-03-12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

인천광역시 아이디나 소셜 계정을 이용하여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
계정선택
인천시 로그인
0/250

전체 댓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