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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관에서 꺼낸 역사-수인선

2016-02-02 2016년 2월호



‘시간을 달리는’ 열차

‘역사는 미래를 보는 거울’이다. 무수히 쌓인 시간의 층을 돌아보며 오늘을 마주하고 내일을 그려본다. 인천시 기록관에서 오랜 세월 소중히 그러모은 역사의 기록을 하나둘 꺼내 선보인다. 잠들어 있던 사진 한 장이 묵은 먼지를 털고 세상의 빛을 보는 순간, 역사는 생명력을 얻는다. 그 두 번째 이야기는, 추억의 철로에서 오늘을 넘어 내일의 ‘시간을 달리는’ 수인선이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상덕 자유사진가  자료제공 및 협조 인천시 기록관




1988년 8월 송도역에 도착한 협궤 열차


1937년 아픈 역사에서 시작해, 삶의 동반자로
1937년 8월 6일, 수인선 협궤 열차의 첫 기적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낭만으로 대변되는 수인선에는 수탈의 아픈 역사가 깃들어 있다. 일제는 경기도 내륙지역에서 나는 쌀과 인천 염전에서 나는 소금을 빼앗기 위해 수인선을 놓았다. 철길을 따라 우리의 피와 땀이 서린 미곡이 바다 건너 섬나라로 속절없이 흘러들어 갔다. 광복 후에 수인선은 반세기가 넘도록 인천과 경기를 잇는 서민의 발 노릇을 했다. 보따리를 바리바리 싼 촌로와 달큼한 냄새를 풍기는 취객, 까만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뒤엉켜 덜컹덜컹 인생의 철로 위를 달렸다.




1988년 8월 송도역 앞. 1930~70년대 쌀과 소금을 운반하던 기차는 1960~90년대 서민들 삶의 애환을 싣고 달렸다.


 

송도역삼거리에 남아 있는 옛 송도역과 2012년 6월 수인선 1차 개통 때 지은 현재의 송도역. 2016년 오늘, 웅장한 역사와 플랫폼이 세모 지붕을 인 작은 역사를 대신한다.




2016년 1월 19일, 인천역 수인선 시운전 현장


그리고 오늘
총 52.8km의 수인선 복선 전철화 사업으로, 2012년 6월 30일 오이도에서 송도 구간 13.1㎞가 1단계로 개통했다. 그리고 이달 27일 송도에서 인천 구간 7.3㎞가 지하 전용 여객용으로 개통한다. 끊긴 철길이 열리고 멈춘 열차가 다시 움직이면서, 수인선은 새로운 변화 앞에 섰다. 기차를 타는 건 미지의 세계로 달려 간다는 것, 내일이 기다려진다.



2016년 1월 현재, 소래 철교와 함께 마지막으로 남은 협궤 철교인 원인재 철교. 인천지하철 원인재역에서 승기천을 가로질러 남동공단으로 이어지는 수인선의 철교 구간으로, 레일은 철거됐지만 교각과 철재 상판은 시간을 거슬러 아직 남아 있다.

1995년 꼬마열차 달리던 철길 끊기다
칙칙폭폭 흔들흔들 덜컹덜컹… 수원에서 인천까지 52.8km. 수인선 철로 폭은 76.2㎝로 일반 철로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그 위를 달리는 객차도 마주 앉은 승객의 숨결이 닿을 만큼 좁았다. 덩치가 적으니 힘도 달렸다. 고개를 오를 때 손님이 내려서 걷거나 열차를 밀어야 했던 일은, 이제 전설 같은 추억이 됐다. 협궤 열차는 1970년대 교통망이 확충되고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점차 외면받기 시작했다. 그러다 1973년 7월 인천 항만 확장공사로 수원에서 송도 간만 운행하다, 1995년 12월 31일 급기야 모든 구간이 끊기기에 이른다. 그렇게 우리의 ‘꼬마 열차’는 기억 저편으로 멀어져 갔다.


 

오늘날 꼬마 열차는 최신형 전동 열차로, 협궤 철로는 표준궤 철로로 다시 태어났다.




1995년까지 협궤 열차가 다니던 소래포구 철교. 그 옛날 바닷사람과 염전 인부를 실어 나르던 철교 위를 이제 연인과 가족이 손잡고 거닌다. 현재 보수공사 중이다.




2016년 2월, 기적 다시 울리다 
2012년 6월 30일, 끊긴 철길이 이어지고 멈춘 기차가 달리기 시작했다. 총 52.8㎞에 이르는 수인선 복선 전철화 사업으로, 송도역에서 오이도역 13.1㎞ 구간을 1단계로 먼저 개통했다. 그리고 2016년 2월 27일. 인천 전 구간인 송도역에서 인천역까지 7.3km를 개통하면서 수인선은 지금 새로운 변화 앞에 섰다. 이제 좁은 선로 위를 뒤뚱거리던 꼬마 기차는, 최신형 전동차가 되어 쭉쭉 뻗은 선로 위를 내처 달린다. 1937년 철도가 놓인 지 80년이 지났다. 아픈 역사에서 시작해 낭만과 추억 속에 있던 수인선이 다시 내일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수원에서 인천까지 52.8km. 우리네 삶의 애환을 실어 나르던 수인선 열차의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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