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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포동 갤러리 탐방

2016-04-01 2016년 4월호




신포동에서, 예술과 일상 사이를 걷다

예술은 미술관에 가야만 누리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한쪽 모퉁이에서 커피를 내리는 작은 갤러리 카페에서도 예술의 향기를 깊고 풍부하게 맛볼 수 있다. 인천아트플랫폼을 시작으로 신포동 일대에 크고 작은 전시공간이 들어서면서 거리가 생기를 띠고 있다. 봄, 따사로운 햇살 따라 신포동 갤러리에서 보고 느끼고 사랑하며 예술과 일상 사이를 거닌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상덕 자유사진가




늘 궁금했던 그 건물 ‘모노그램커피’

볕 좋은 봄날, 차이나타운으로 향한다. 붉은 물결로 넘실거리는 거리 한가운데 트렌디하고 모던한 공간이 낯설고도 반갑다. 차이나타운 해안성당 바로 맞은편, 100년이 넘도록 사제 교육관으로 쓰인 이 건물은 한동안 굳게 닫혀 있었다. ‘모노그램커피’라는 간판을 단 갤러리 카페가 문을 연 건 지난 2월이다. 과연 그 안엔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입구에서부터 어서 가자, 마음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눈에 익은 겉모습. 하지만 문을 열면 익숙한 광경은 사라지고 새로운 풍경과 맞닥뜨리게 된다. 높다란 천장 아래 널찍한 공간, 단정하고 간결한 인테리어가 한층 여유롭고 아늑하다. 곳곳에 근대역사의 향기도 스며있다. 4미터 높이의 높다란 천장과 원형 기둥은 100여 년 시간을 거슬러 온전히 남아 있다. “평소 옛것에 대한 갈망이 있었어요. 카페를 할 만한 낡고 오래된 건물을 찾아 이 일대를 둘러보다, 근대건축의 형태를 고스란히 간직한 이 건물에 반해 가게 문을 열었습니다.”
이곳에 왔다면 커피와 수제 케이크를 꼭 맛보아야 한다. 최고 품질의 스페셜티커피를 바리스타가 직접 로스팅해 핸드드립으로 내려 준다. 특히 ‘커피의 로마네 콩티’라고 불리는 게이샤 커피를 음미할 수 있다. 색감이 예쁜 수제 케이크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한 입 베어 물면, 기분 좋은 달큼함이 입 안 가득 감돈다.



4월의 展  |  지금 모그램커피에선 성애경 사진작가의 네팔 사진전 ‘히말라야의 숨결’ 전이 한창이다. 작가가 산악인 엄홍길과 함께 히말라야를 누비며 촬영한 사진을 보며, 웅장한 자연과 인간의 도전정신을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다. 전시는 다음 달 31일까지 연다.
이용 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연중무휴)
체크 포인트 작품 전시는 물론 출판 기념회 및 작가와의 대화, 소규모 밴드 및 클래식 공연 등을 선보인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핸드드립 커피가 5천 원에서 8천 원 선.
위치 중구 차이나타운로 59번 길 3(차이나타운 해안성당 앞).
문의 765-3469




365일 예술이 흐르는 ‘갤러리 지오’

7년 전 인천아트플랫폼이 문을 열면서 중구 개항장 일대에 문화예술의 바람이 불었다. 지금도 이 일대에는 크고 작은 전시 공간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아트플랫폼에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개항장 일대를 걷다 보면 유리로 된 외관이 돋보이는 3층 건물에 이른다. 서양화가인 고진오(54) 작가가 운영하는 ‘갤러리지오(GO)’다.
작가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갤러리를 꿈꾼다. 20여 년 전 경기도 가평에서 미술관을 운영했던 그는, 지난 2014년 중구 개항장에서 오랫동안 꿈꿔온 소망을 다시 실현했다. 그는 갤러리가 문을 연 이래 지금껏 단 하루도 전시를 쉰 적이 없다. “작가와 관람객을 위해서 365일 갤러리를 열어두고 있습니다. 특히 신진 작가들이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얻고, 사람들이 차 한잔 하며 편하게 예술을 즐기면 좋겠습니다.”
3층으로 된 갤러리는 계단을 오를 때마다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1층에는 대중에게 친숙한 작품이, 2층에는 아기자기한 소품이, 천장이 높은 3층에는 작가정신이 돋보이는 대작이 전시돼 있다. 커다란 통유리 사이로 봄볕이 쏟아져 내린다. 개항장 일대를 걷느라 살짝 고단해진 몸을 기대어 본다. 차 한잔 마시며 천천히 숨을 고른다. 행복은 이렇듯,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4월의 展  |  전국의 작가 236명이 함께하는 ‘2016 한국미술조망전’이 이달 8일까지 열린다. 한국 미술의 흐름과 2016년 우리나라 미술의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용 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연중무휴)
체크 포인트 대관(기획전, 초대전) 신청은 전화 문의 후 이메일로 접수(
artkjo@naver.com).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여유롭게 할 커피는 에스프레소가 2천500원 , 아메리카노는 3천 원.
위치 중구 신포로 15번 길 69(인천아트플랫폼 건너편, 인천문화재단 앞)
문의 773-8155




한중일 역사 담은 옛 일본집 ‘인천관동갤러리’

중구 관동 일대에는 일제강점기에 지은 일본식 목조 주택들이 시공간을 거슬러 남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세월 따라 변한 모습에 옛 가옥인지 모르고 스쳐 지나곤 한다. 그 거리에 창 너머 풍경이 자못 궁금해지는 건물 하나가 있다. ‘인천관동갤러리’다. 류은규(54) 사진작가와 일본인 역사 연구가 도다 이쿠코 부부는 지난해 2월 옛 일본식 주택을 한중일 문화를 아우르는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일제강점기에 관사로 지은 전형적인 일본식 연립형 주택이에요. 아직 이런 집이 남아 있는 건, 개항의 역사를 품은 인천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때마침 사진 작품과 한중일 역사 자료 등을 전시할 공간을 찾던 부부는 낡고 오래된 이 집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옛 형태를 지키면서 현대에 맞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까지 1년여가 걸렸다.
인천관동갤러리를 찾았을 때 ‘한중일 길상(吉祥) 두루미 전’이 한창이었다. 오백 원짜리 동전과 우표 등 일상 속에서 두루미를 재발견하는 시간이다. 전시는 물론 오래된 가옥으로 만든 전시 공간은 구석구석 세세하게 살펴볼수록 새롭다. 나무 계단을 딛고 3층으로 오르면 비밀스러운 세상이 펼쳐진다. 아늑한 다락방, 좋은 이와 마주 보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 작가의 서가에서 한중일 귀한 역사 문화 서적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다.
4월의 展  |  사라져 가는 문화재를 담은 중국 작가의 사진전과, 일본 작가가 한국의 천으로 만든 보자기전을 연다. 인천관동갤러리는 한중일 문화교류의 장이 되는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이용시간 금·토·일(오전 10시~오후 7시), 토·일(오전 10시~오후 6시)
체크 포인트 실례가 안 된다면 작가들을 위해 마련한 이 집의 게스트 하우스를 보여 달라고 부탁해 볼 것. 유리창 프레임 안으로 보이는 세상 밖 풍경도 이 갤러리의 작품이니까.
위치 중구 신포로 31번길 38
문의 766-8660




정원이 있는, 작은 주택 갤러리 ‘서담재’

4월이면 더 아름다운, 자유공원 일대를 찾았다면, ‘서담재(書談齋)’를 지나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길 바란다. 홍예문 윗길에 올라 카페 미추홀구락부를 끼고 오른쪽 골목으로 조금만 가면 서담재에 다다른다. 계단 위 아담한 집 한 채가 바로 그곳이다. 작은 마당에는 봄꽃이 향기롭게 피었다.
정겨운 풍경은 건물 안으로도 이어진다. 반질반질한 마룻바닥의 촉감을 느끼며 벽에 걸린 소박한 그림에 시선을 둔다. 마치 친구 집에 초대받아 온 듯 아늑하고 편안하다. 실제로 서담재는 부부가 사는 가정집을 단장해 세상에 선보인 문화공간이다. 작은 도서관인 꿈나래어린이도서관의 관장 이애정(54세) 씨는 이 집의 가치를 알아보고, 지난해 10월 서담재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1930년대 일본 관사 특유의 고풍이 흐르는 이 집은, 예술가들의 사랑방이자 카페, 때론 갤러리 역할을 한다.
“책과 전시를 매개로 마음 따듯한 사람들이 모여 삶에 소소한 행복을 채우길 바랍니다.” 정기 전시는 물론 서담재에서 틈틈이 열리는 인문학 강좌와 독서회, 음악 공연 일정을 기억해 두자. 삶이 더 아름답고 풍요로워질 테이니.
4월의 展  |  서양화가 강은주의 개인 초대전 ‘blossom’이 이달 23일까지, 작가 한규동의 캘리그래피전 ‘Thinking editing’이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열린다. 한규동 작가와의 대화는 이달 29일 오후 7시에 있다.



이용 시간 전시 관람(금·토요일 오전 11시~오후 7시), 모임(월~목 오전 11시~오후 7시)
체크 포인트 모임(정기 전시, 연구 및 독서 모임, 인문학 강좌, 작은 음악회 등)은 예약제로 운영한다.
위치 중구 송학로 25-15(홍예문 윗길, 미가엘복지관 맞은 편)
문의 773-3013




책과 예술이 만났을 때 ‘북엔커피’

한때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자양분 역할을 하던 신포동. 언제부턴가 추억의 저편으로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보석 같은 문화공간이 하나둘 생기면서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에 문을 연 ‘북엔커피’도 그중 하나다. 차와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를 지나 다다른 작은 쉼터. 갤러리이자 북 카페인 이곳을 꾸리는 건 출판사 ‘다인아트’다.
다인아트의 윤미경 대표가 이 공간에 부여하는 의미는 각별하다. “인천이 담긴 책을 펴고 함께 이야기할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인천의 다양성을 내포한 신포동에서 많은 사람들과 공감대를 넓히고 싶습니다.” 북엔커피의 서가에는 인천을 테마로 엮은 책과 디자인 서적 200여 권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알면 알수록 깊은 인천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 연속으로 묶인 낱장을 넘길 때마다 마음이 저릿해진다. 잠시 벽면에 걸린 지역 작가들의 작품에 시선을 두면 시간은 더 천천히 흐른다.
커피 한잔 손에 들고 나와 이 일대를 둘러보아도 좋다. 골목골목에서 마주치는 소극장, 음악카페 등의 문화 공간이 단조로운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4월의 展  |  이달에는 지역 일러스트 작가의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시 낭송회와 출판기념회, 저자들과의 북 콘서트도 함께 연다.
이용 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체크 포인트 다인아트에서 발행한 인천 관련 서적을 보고 구입할 수 있다. 홈 메이드 과일 차, 에이드가 추천 메뉴. 첨가물을 넣지 않은 건강한 맛을 4천 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위치 중구 개항로 14
문의 431-0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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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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