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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하고 여유롭게,봄 따라 걷는 문화 산책길
2016-04-05 2016년 4월호
한적하고 여유롭게, 봄 따라 걷는 문화 산책길
한낮의 햇살이 따사롭고 기분 좋다. 자꾸만 밖으로만 나가고 싶은 요즘, 인천시립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박물관 주변으로 기념관과 사찰, 멋진 등산로까지… 천천히 걸으면서 봄을 만끽할 수 있는 훌륭한 장소들이 가득하다. 여유로움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나들이 코스를 소개한다.
글 김윤경 본지편집위원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역사 속에 재미와 체험을 담다 _인천시립박물관
따뜻한 봄 햇살이 조그만 광장 안에 가득 드리워졌다.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에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광장 한 편 우현(又玄) 고유섭 선생의 동상을 마주하고 있는 인천시립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인천의 역사를 상세히 알아볼 수 있는 곳이다. 계양구 동양동에서 발굴된 토광묘를 비롯해 돌도끼, 돌검 등 아득한 시대의 유물은 물론, 사대부 집안의 민속품, 선비의 그림과 책 등을 통해 조선시대 생활상과 선비의 기품 등을 느낄 수 있다. 개항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비롯해 인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도 방대하다. 그 밖에 공예실, 서화실, 작은 전시실에서는 고미술품에서부터 근현대 미술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유명해져 중국인 관광객들의 필수코스가 된 인천시립박물관은 자원봉사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언제든 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특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인쇄, 탁본, 도자기, 민화그리기, 전통놀이, 청동기시대체험, 발굴체험, 길쌈 등의 여러 가지 체험 교육도 진행하고 있어 아이들도 즐거워하는 친근한 박물관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시내버스 6번, 6-1번, 8번, 65-1번을 이용해
축현초등학교에서 하차 후 도보로 5분 거리.
문의 ☎440-6750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다
_인천상륙작전기념관
고유섭 선생 동상 뒤로 난 조그맣고 한적한 길을 따라 걸으면, 군인들이 소총을 들고 금방이라도 뛰쳐나올 듯한 자유수호의 탑이 한눈에 들어온다.
6·25 전쟁 당시 전세 역전의 결정적 계기가 된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1984년 청량산 기슭에 세워진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이곳은 인천상륙작전과 관련된 유물과 자료, 한국전쟁 시 사용된 남북한의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상륙작전의 전황이 모형으로 재현돼 있어 수많은 함정과 항공모함까지 동원된 그 날의 대규모 작전을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다.
특히, 야외전시장에는 수륙양용장갑차와 세이버 전투기, 호크 유도탄 등 대형 장비들이 우뚝 서있어 간담이 서늘해진다. 무시무시한 무기들을 뒤로하고 고개를 들어보면 잔잔한 바다와 함께 멀리 송도국제도시와 인천대교, 그리고 인천국제공항 등 인천의 상징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격전의 장소가 이제는 희망의 장소로 변해버린 이곳, 따스한 봄날이 유독 푸근하게 느껴진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무료. 교통편은 시립박물관 편 참고. 문의 ☎832-0915
동·서양 의술을 모으다
_가천박물관
가천박물관은 한국의료생활사에 나타나는 문화사를 조명하기 위해 가천대 길병원 이길여 이사장이 1995년에 세운 박물관이다. 국내 의료사(史) 전문 사립박물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가천박물관은 일반 공립박물관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전시물이 많다. 약탕기, 침통 등 조선시대 전통 한방기구와 개화기 이후 병원에서 쓰던 환자용 산소공급기, 수술도구, 의사면허증 등 서양 유물은 물론, 보물로 지정된 의학서적도 볼 수 있다. 특히 인천 유일의 국보(제276호)인 초조본 유가사지론(初雕本 瑜伽師地論)이 눈에 띈다. 또 1908년에 창간된 ‘기호흥학회월보’를 비롯해 근·현대에 발간된 잡지와 신문 창간호 2만여 점을 간직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창간호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1997년 한국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특히, 박물관 야외에는 잔디밭으로 이뤄진 아담하고 깔끔한 정원이 조성되어 있어 가볍게 산책하면서 봄을 느끼기에 그만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무료. 상륙작전기념관 뒷길로 오면 박물관에 다다를 수 있다.
문의 ☎833-4746~7
인천 풍광 한눈에 들어오다
_청량산 전망대
시립박물관 건물 오른쪽 50m 떨어진 곳에 청량산을 향한 계단이 길게 놓여있다. 조금은 가파르지만 돌계단과 나무계단을 번갈아 오르다 보면 머리 위로 삐죽이 배 모양의 전망대가 손에 닿을 듯이 보인다.
박물관에서 전망대까지 가는 시간은 여유롭게 걸어도 10분이면 충분하다. 가볍게 호흡 한번 고르면 어느 새 시원한 바람을 가슴 가득 품을 수 있는 전망대에 다다른다. 눈앞에 펼쳐진 서해바다를 헤치고 나갈듯한 배 모양의 선두에 서면 송도 국제도시, 인천대교, 영종도 등 인천의 풍광이 한눈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전망대에서 보는 낙조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높은 곳에서 보는 만큼 태양의 여운도 길다.
청량산은 흥륜사 뒷길로 나있는 산책길을 이용해도 10분이면
또 다른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천년의 호흡을 따라 걷다
_흥륜사
흥륜사(興輪寺)는 청량산 중턱에 자리한 사찰이다. 복잡한 도심을 뒤로 하고 백팔계단을 오르면 하늘과 가까워지면서 마음이 평안해진다.
흥륜사는 고려 우왕 2년 공민왕의 왕사인 나옹화상이 이곳의 수려한 경관에 반해 사찰을 창건했다. 그때 지어진 절의 이름은 청량사(淸凉寺)였는데, 이는 청량산(淸凉山)의 어원이 되기도 했다. 사찰 어디서든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심호흡 한 번에 탁 트인 바다가 가슴으로 밀려 들어온다. 나옹스님이 감탄했을 풍취다. 눈을 조금 돌리면 이번에는 송도국제도시와 인천대교의 모습이 경탄을 자아낸다.
긴 역사만큼 흥륜사는 귀중한 불교 유물을 간직하고 있다. 아미타불탱화. 신중탱화, 대방광불화엄경, 나무묘법연화경, 자치통감 강목 등 인천시지방문화재 17점과 성보(聖寶) 1천여 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목조천수관음상과 후불탱화는 불교조각예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시립박물관에서 도보로 10여 분 정도 걸으면 흥륜사에 닿을 수 있다.
문의 ☎832-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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