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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2016-06-02 2016년 6월호


자연의 빛,

도심에서 만나다


맑고 투명한 하늘에 별들이 빛나는 초여름 밤, 지상에서도 반짝이는 별이 조용히 내려앉는다. 공중을 사뿐사뿐 깜빡이며 날아가는 작고 앙증맞은 반딧불이. 작은 불빛의 움직임을 좇다보면 마치 꿈을 꾸듯 몽롱하다.
어릴 적, 우연히 꿈처럼 보았던 반딧불이는 빛 공해와 오염으로 얼룩진 도시에서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반딧불이를 바로 눈앞에서 볼 기회가 찾아온다. 5년 동안 반딧불이 서식지를 조성해 온 인천대공원이 올해 처음으로 반딧불이 모습을 공개한다.
글 김윤경 본지편집위원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계양산 반딧불이축제조직위원회



짧고 강렬한 유혹의 빛, 반딧불이
가난한 사람이 반딧불이 불빛으로 글을 읽는다는 ‘형설지공(螢雪之功)’에 등장하는 희망의 상징 반딧불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작고 노란 불빛의 반딧불이는 여름밤, 농사를 짓는 마을 어귀나 개울가 등지에서 이따금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호박꽃이 피면 눈앞에서 반짝이는 아름다움에 취해 반딧불이를 잡아 호박꽃 속에 가둬놓고 노란등불을 만들었다. 어른들은 반딧불이를 도깨비불이라고 부르면서 아이들에게 짓궂은 장난을 쳤다. 아쉽게도 달빛조차 사라진 완전한 어둠 속에서 천상의 별빛과 지상의 반딧불이가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모습은 여름밤 2주 동안만 허락됐다. 반딧불이가 알, 애벌레, 번데기 시절을 지나 성충으로 자라는 기간은 1년 남짓이지만 불빛을 내며 날아다니는 성충 시절은 길어야 고작 2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꿈을 꾼 듯 추억 속에서만 기억되는 반딧불이가 여름이 되면 더욱 그리워진다.



반딧불이는 청정지역의 지표
반딧불이는 종류에 따라 발광하는 시기가 조금씩 다르다. 애반딧불이는 6월 중순에서 7월 초순, 늦반딧불이는 애반딧불이가 사라지고 난 다음 8월 중순에서 9월 중순경에 나타난다. 성충이 되기 전의 애반딧불이 애벌레는 물속에서 다슬기를 먹고, 늦반딧불이 애벌레는 육상에서 달팽이를 먹고 산다.
‘개똥벌레’라고 하는 반딧불이는 과거에는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에 속했지만 지금은 오염되지 않은 일부 청정 지역에서만 관찰돼 환경오염의 정도를 나타내는 환경 지표종으로 손꼽힌다.  반딧불이 서식지는 주변에 깨끗하게 흐르는 물이 있고 인공불빛과 인적이 없어야 하는 등 그 조건이 까다롭다. 급속한 도시화와 소하천 등지의 농약오염 등으로 반딧불이가 점차 사라지면서 요즘 아이들은 안타깝게도 다큐멘터리나 자연관찰 책에서만 반딧불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인천대공원에 나타난 반가운 반딧불이
동부공원사업소는 지난 2012년부터 장수천 살리기 프로젝트의 하나인 반딧불이 복원사업을 위해 인천대공원 습지원에 반딧불이 서식지를 조성해 왔다. 반딧불이 인공 증식은 물론, 반딧불이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인공적으로 논을 만들어 물을 정화하고, 반딧불이 애벌레의 먹이인 다슬기를 주기적으로 공급해 왔다. 특히 반딧불이 서식을 위해 조성한 논은 매년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농업으로 농사를 짓고, 볍씨 파종부터 모내기, 가을걷이까지 전 과정을 청소년 벼농사 체험으로 운영한다.
정수경 인천수목원 녹지연구사는 “생태계가 살아나 달팽이 같은 것이 흔해지면 반딧불이의 먹이가 되는데, 생태계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연 그대로 두는 것보다 논농사를 짓는 것이 우점종의 독주를 막는 데 효과적”이라며 “2012년부터 진행된 반딧불이 복원사업이 지난해부터 가시적인 복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인천대공원 습지원에서 지난해 6월, 하루 100여 마리 이상의 애반딧불이가 발견돼 올해부터 ‘한여름 밤의 반딧불이와 추억 만들기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여길 가면 반딧불이를 볼 수 있다~!
강화도, 덕적도, 소청도, 굴업도 등 인천 대부분의 섬에서는 아직도 반딧불이를 볼 수 있다. 도심에서는 이번에 개방되는 인천대공원 습지원 말고도 매년 반딧불이 축제가 열리는 계양산에서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다.

인천대공원 습지원-애반딧불이
인천대공원은 6월 8일부터 21일까지 생태보전지역으로 출입이 통제됐던 반딧불이 서식지인 습지원을 시민에게 공개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1일 20명을 신청받아 반딧불이를 좀 더 가까이 관찰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문의 : 동부공원사업소
(arboretum.incheon.go.kr)

계양산 반딧불이 축제-늦반딧불이
계양산에서는 생태계 보전과 계양지역 문화 만들기라는 주제로, 2008년부터 매년 8월 말부터 9월 초 계양산반딧불이축제를 열고 있다. 가족단위의 반딧불이 탐사 프로그램은 해마다 인기절정이다.
문의 : 계양산반딧불이 축제조직위원회
(cafe.naver.com/gyeyang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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