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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제패에서 와이번스 홈런까지
청룡기 제패에서 와이번스 홈런까지
‘역사는 미래를 보는 거울’이다. 무수히 쌓인 시간의 층을 돌아보며 오늘을 마주하고 내일을 그려본다. 인천시 기록관에서 오랜 세월 소중히 그러모은 역사의 기록을 하나둘 꺼내 선보인다. 잠들어 있던 사진 한 장이 묵은 먼지를 털고 세상의 빛을 보는 순간, 역사는 생명력을 얻는다. 그 여섯 번째로 프로야구 시즌을 맞아 ‘베이스 볼’이 시작된 ‘구도(球都) 인천’의 어제와 오늘을 이야기한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자료제공 및 협조 인천시 기록관
1978 구도 球都 인천의 영광을 기억하며
“인천 하면 야구, 야구 하면 인천”이란 말이 회자되던 시절이 있었다. 1950년대 전국에 고교야구의 열풍이 불 때 인천은 그 중심에 있었다. 인천 상업의 후신 인천고는 1952년부터 3년 연속 전국체전 우승, 1953년, 1954년 청룡기 우승 등으로 고교야구 최강자로 군림한다. 라이벌 동산고 역시 1955년부터 1957년까지 3년 연속 청룡기 우승을 거머쥐고 이후에도 승리는 계속됐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고교야구의 인기는 주춤한다. 하지만 1980년대 인천고와 동산고는 청룡기와 황금사자기 등 당시 대표적인 고교야구 대회 정상에 오르며 열기를 이어갔다. 사실 ‘구도(球都)’ 인천의 역사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다. 1919년 일제강점기에 결성한 ‘한용단’은 우리나라 야구 역사 최초로 한국인으로만 이뤄진 야구단이었다. 지금의 제물포고 자리인 ‘웃터골’에서 이들의 경기가 열릴 때면 조선인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울고 웃으며 하나가 됐다.
1 인천시장기 쟁탈 4도시 고교야구 대회 시상식(1978년 11월 8일)
1950~70년대는 학생 야구의 전성시대였다. 전국 각 도시에서 고교야구 대회가 열렸다.
2 1988년, 동산고 황금 사자기 우승 시가행진1988년 8월 9일)
2016 오늘도 신화는 계속된다
고교야구가 지핀 열기는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로 이어졌다. 한국 프로야구의 대장정이 시작된 지 34년. 우리는 2007년 가을을 아직도 기억한다. 인천 SK와이번스가 ‘200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면서 구도 인천의 꿈을 이루고 인천 시민 모두 하나 되는 순간이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그 화려하고 거침없는 비상은 계속된다. 2016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의 대장정은 지난 4월 1일 시작해 오는 10월까지 이어진다. 예감이 좋다. 5월 28일 현재, SK와이번스는 25승을 거두며 정규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인천이란 이름을 걸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시민의 염원이 모여, 다시 기적을 일굴 것이다. 인천이 올 시즌 최후의 승자가 되는 그날까지, 300만 시민 모두 한마음으로 ‘우리는 인천’을 뜨겁게 외치자. 한국 야구의 역사를 쓴 구도 인천의 신화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1984 한국 프로 야구 시즌, 인천 삼미슈퍼스타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전 시구 현장(1984년 4월 7일)
1998 한국 프로 야구 개막전에서 인천태평양돌핀스 선수들(1995년 4월 15일)
4 2000 한국 프로 야구 홈 개막전에서 SK와이번스 야구단(2000년 4월 8일)
일등이던 꼴찌던, 우리의 슈퍼스타즈
‘야구가 시작된 도시, 야구를 잘하는 도시.’ 인천 시민의 가슴속에는 항상 야구에 대한 자긍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인천 야구가 걸어온 길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인천은 연고팀 삼미슈퍼스타즈를 창단했다. 이름과는 달리 스타플레이어 하나 없이 ‘최하위를 벗어나는 게 목표’이던 팀이었다. 청보핀토스, 태평양돌핀스…. 그 후로도 인천 연고팀은 계속 바뀌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현대유니콘스는 1996년 창단 첫해 준우승을 차지하고 2년 뒤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며 인천 프로야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하지만 서울 입성을 시도해 시민에게 실망감을 주었고 결국 SK와이번스에 연고를 넘겼다.
내일, 한국 야구의 역사 새로 쓰다
구도 인천. 그동안 인천 야구는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팀이 흩어지고 바뀌었으며 떠난 선수도 있고 다시 돌아온 선수도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있으니, 바로 인천이란 이름을 걸고 땀 흘리는 선수들과 한결같이 그들의 버팀목이 되어 준 팬들이다. 2000년 인천의 대표 팀이 된 SK와이번스는 2007년, 2008년, 2010년 한국시리즈 우승이란 빛나는 성과로 인천시민의 성원에 보답했다. 그리고 2016년 현재, 인천 야구는 그 어느 때보다 새롭고 희망차다. 선수들이 피와 땀으로 일군 기적에 박수를 보내며 나머지 시즌을 기약하자. 위풍당당 그들이 구도 인천의 영광을 기리며, 한국 야구의 역사를 새로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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