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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떠나고 싶다면 일단 타자! 306번 버스

2016-07-01 2016년 7월호


어딘가 떠나고 싶다면 일단 타자! 306번 버스

도시의 이곳저곳을 누비는 시내버스 노선은 지도 위에 미세하게 펼쳐진 모세혈관과도 같다. 기차의 철길처럼 정해진 선의 단조로움이 아닌, 도심 구석구석의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골목이든 언덕이든 가리지 않고 달린다. 게다가 내비게이션에 의지해 힘들게 운전하지 않고도 목적지까지 편안하게 갈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가…. 그래서 버스를 타고 여행했다. 새로운 풍경에 대한 기대를 안고.
글 김윤경 본지 편집위원 사진 최준근 자유사진가



인천에는 시내에서 바다까지 한 번만 타면 갈 수 있는 멋진 코스의 버스가 있다. 306번. 차이나타운이 있는 인천역을 출발해 닭강정으로 유명한 신포시장, 화평동 냉면거리가 시작되는 동인천역, 인천국제공항은 물론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바다가 펼쳐지는 해수욕장까지…. 그야말로 인천의 주요 명소를 모두 둘러볼 수 있는 ‘관광버스’다. 왕산해수욕장으로 떠나는 길, 인천역 출구를 빠져나와 버스 정류장 앞에 섰다. 횡단보도 건너편에는 차이나타운 입구를 지키고 서 있는 중국식 대문 제1패루(牌樓)의 모습이 형형색색 눈에 들어온다. 10시 12분, 인천역 앞에 도
착한 306번 버스에 올라탔다. “어디까지 가세요? 바다요? 그럼, 이 차 잘 타셨어요. 아마 대한민국 최고의 노선일걸요. 시내 빠져나가면 고속도로 시원하게 달리죠, 그러다 보면 공항 나오죠, 그담엔 바닷가를 끼고 달리죠, 이만한 노선이 또 있을까요?” 반갑게 인사 한번 했는데, 이강철 운전
기사(계양구 효성동·36)가 관광 가이드처럼 버스자랑을 술술 늘어놓는다. 넉넉한 웃음이 좋아 아예 기사님 뒤편에 자리를 잡았다. 인천역을 출발한 버스는 신포시장을 거치고 동인천역을 지나면서 여행 가방을 든 승객을 더러 태운다.
“공항 가시는 손님들이에요. 요즘은 중국 사람이 많아요.” 승객을 태운 버스는 동구를 지나 청라국제도시를 빠져나와 서부공단까지 가는 동안 여느 시내버스와 다름없었다. 시내를 누비던 버스가 공항 가는 길로 접어들자 갑자기 주위가 한적해졌다. 영종대교를 건너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내달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공항터미널에 도착했다. 3층 출국장에 도착하니 여행 가방을 든 승객들이 우르르내린다. 내리는 승객의 숫자만큼 많은 사람들이 버스에 오른다. 공항철도를 타고 와 을왕리 바다로 놀러 간단다. 버스는 다시 길을 재촉해 영종도 옛 마
을로 향한다. 공항 남측방조제 앞을 달린 버스는 무의도 입구를 지나더니 을왕리로 향하는 오솔길로 접어들었다. 푸른 나무가 가득한 편도 1차선을 달리는 동안에 여행의 감상이 진하게 밀려온다. 번잡한 시내를 달려온 시간을 까마득히 잊고 눈앞에 펼쳐진 싱그러운 자연에 홀딱 마음을 뺏긴다.
선녀바위, 을왕리…, 귀에 익은 이름의 이정표들을 차례차례 등 뒤로 흘려보내고, 버스는 왕산해변까지 시원하게 달린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해변은 물이 저만치 나가 있어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갯벌과 해변을 감싸고 있는 소나무와 줄지어 있는 ‘민박’, ‘조개구이’의 간판이 이곳이 피서지임을 귀띔해 준다.



11시 50분. 종점인 왕산해수욕장에 내렸다. 본격 휴가철도 아니고 주말도 아니었지만, 바다를 찾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른 물놀이에 한기를 느낀다며 장난스럽게 모래찜질을 시작한 대학생들은 모두 중학교 동창이란다. “왕산해수욕장에 가끔 놀러 와요. 을왕리처럼 붐비지 않아서 한가롭고 놀기 편해요. 봄에는 사람이 없어서 좋고, 여름에는 해수욕을 할 수 있어서 좋고…. 멀지않은 곳에 바다가 있어 좋아요.”
드넓은 해변 앞에 펼쳐진 부드러운 모래사장에 텐트를 치고 바다를 즐기는 이들, 바닷가를 학교 운동장인 냥 내달리는 이들,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해변을 낮게 날아다니는 갈매기들…. 친구들과 또는 가족들과 바다를 찾은 사람들에게서 여유를 물씬 느낀다.
내친김에 을왕리해수욕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버스로는 두 정거장의 거리를 한적한 주변 풍경을 벗 삼아 걸어보기로 했다. 을왕리해수욕장 주변은 고즈넉한 왕산해수욕장과는 달리 조개구이집과 커피 전문점으로 요란하다. 그래서 화려한 피서를 즐기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인기가 있나보다.
저 멀리 파도와 꼬리잡기 놀이를 즐기는 모녀가 눈에 들어온다. 해맑은 아이의 웃음이 청량하다. “영종하늘도시에 살아요. 공항철도를 이용해서 인천공항까지 와서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용유역에서 내렸어요. 용유역에서 여기까지는 시내버스를 탔고요.”
저만치 달아나있던 바다가 해변으로 점점 다가왔다. 밀려오는 바닷물에 털썩 주저앉아 바다와 하나가 된 아이들의 모습이 앙증맞다.
시내로 돌아가는 길. 오랜 시간 바닷가를 누볐지만, 운전에 대한 부감이 없어 마음이 한결 가볍다. 다시 버스에 오른다. 하루 동안의 꿈같은 여행을 마치고, 편안히 의자에 몸을 맡긴 채 바다와 서서히 작별 인사를 나눈다.



306번 좌석버스
주요 경유지 왕산해수욕장, 을왕리해수욕장, 선녀바위, 무의도 입구, 인천국제공항, 공항청사, 국립생물자원관, 서부공단, 대우자동차운전학원, 송현시장, 동인천역, 신포동, 인천역
※ 버스노선이 개편되는 7월 30일부터 인천역과 신포동이 경유지에서 빠지고 인천의료원, 재능대학교 등 십정동의 일부 노선이 포함된다.(자세한 노선은 본지 P55 참고)
운행요금 현금 2천400원/교통카드 1천650원(10km 초과 시 구간운임 부과. 최대 2천350원)
문의 청라교통 ☎584-1738


정류장별로 즐길 수 있는 관광지



인천역
인천역에서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바로 차이나타운과 연결. 화교 고유의 문화와 풍습을 간직하고 있는 차이나타운은 붉은색으로 치장된 골목골목을 들어설 때마다 중국을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짜장면은 물론, 공갈빵, 월병, 화덕만두 등 다양한 중국의 별미를 즐길 수 있다.

신포시장
19세기 말에 형성되어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신포시장. ‘신포닭강정’과 쫄면을 탄생시킨 ‘신포우리만두’는 역사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맛집이다. 전국에서 먼 길을 마다하지않고 찾아올 정도다.

동인천역
이곳 정류장은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거리와 가깝다. 화평동 냉면은 세숫대야와 같이 큰 그릇에 나오기 때문에 세숫대야 냉면이라고도 불리는데, 시원하고 칼칼한 열무의 맛이 쫄깃한 면발과 육수의 맛과 어울려 감칠맛 난다. 냉면사리는 무한 리필.


무의도 입구
근처에 자기부상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용유역이 있다. 또 5분 정도 거리에는 CF에 자주 등장하는 네스트호텔이 있다. 이 외에도 버스에서 내려 1㎞ 정도를 걸으면, 트레커에게 인기가 높은 무의도로 갈 수 있는 잠진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인천국제공항
인천공항도 여행 목적지로 그만. 해외로 떠나지 않더라도 영화를 감상하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탈 수 있고, 야생초 화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또 여객터미널 1층 밀레니엄 홀에서 콘서트, 연주회 등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이 열린다.(인천공항 승차홈 : 인천역, 동인천역 방
향-1층 2, 13 / 을왕리해수욕장 방향-3층 2, 13)

국립생물자원관
이곳에서 하차해 5분 정도만 걸으면 바로 국립생물자원관에 도착한다. 우리나라에서 단 하나뿐인 자생생물전문 전시관인 ‘국립생물자원관’은 4천600여 점에 이르는 한반도의 생물자원을 보존하고 있다.



선녀바위
기도하는 여인 형상의 바위로 유명한 선녀바위 해변은 기암과 갯바위가 많아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바위 주변으로 떨어지며 해변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일몰 덕분에 드라마 ‘꽃보다 남자’, ‘야왕’, 영화 ‘고령화 가족’ 등 촬영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을왕리해수욕장
용유도 지역의 대표적인 해변. 서울에서 가깝고 교통이 편리해 학생들의 MT장소로 손꼽힌다. 1.5㎞의 긴 해변과 대형리조트, 카페, 민박 등 위락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이나 연인이 함께 여행하기에 좋다.



왕산해수욕장

을왕리와 언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자리해 있다. 을왕리보다 아담하지만 깨끗한 백사장과 울창하고 아름다운 소나무 숲 때문에 숨은 여행지로 통한다. 특히 이곳의 낙조는 용유8경 중 으뜸인 제1경에 꼽힐 정도로 아름답다. 주변에 오토캠핑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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