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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엔 어떠한 생물들이 살까?
인천엔 어떠한 생물들이 살까?
글 고현아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 홍보서포터
인천시청 후문을 지나다 보니 생소한 나무가 눈에 띈다. 잎이 넓적하고 손바닥같이 생긴 것이 플라타너스인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집에 가서 자료를 찾으니 ‘목백합’이었다. 인천광역시 시목이라 그 나름대로 이 지역에선 유명한 듯하다. 백합과는 다르게 생겼지만 목백합이라 불리고 튤립나무라는 또 다른 이름도 가진 이 나무. 재밌다.
난 어릴 때부터 꽃과 나무, 동물에 대해 늘 궁금했다. 이름은 무엇인지, 언제 피는지, 어디서 자라는지. 더구나 올해 여름,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 홍보 서포터로 활동하게 되면서 관심이 부쩍 늘었다. 그래서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주변에 어떤 생물이 살고 있는지 더 알고 싶었다. 인천에만 사는 생물들이 있을지, 인천에 터를 잡은 생물들은 무엇인지 말이다. 그러다 특별한 몇 종을 발견했다.
우선 저어새. 천연기념물 205호이자 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된, 지구촌에 3천여 마리만 존재하는 희귀종이다. 신기하게도, 그리고 자랑스럽게도 전체 저어새의 90%는 고향이 인천이라고 한다. 봄이면 영종도, 강화도, 남동유수지 부근으로 날아와 산란하는 덕분에 세계적인 조류학자들도 이들을 만나러 인천을 찾는다고 한다.
두 번째는 물범이다. 연안부두에서 뱃길 따라 네 시간을 달리면 닿는 백령도에는 물범바위라는 곳이 있다. 그 주변에서 물범 2백여 마리가 여름을 나기 때문이다. 짧은 앞다리가 매력적인 물범은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마스코트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대청도에서 발견되어 ‘대청부채’란 이름이 붙은 식물, 지난 4월 소청도에서 처음 발견된 회색머리노랑딱새, 갈색지빠귀 등 인천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새삼 느낀 것은, 우리와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 생물들을 어쩌면 더 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영종도 습지는 매립을 앞두고 있어 저어새가 돌아오기 어렵고, 상어나 범고래 사이에서도 살아남았던 물범은 서식지의 훼손 등으로 개체가 급격히 줄어 이미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된 처지다.
앞으로도 인천에서 다양한 생물을 만나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좀 더 그들의 삶에 관심 갖고 보호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어떠한 생물들이 아파하고 있는지, 어떤 도움을 요청하는지 그들이 보내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세상, 자연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일, 그것은 우리의 몫이다.
내 가슴에 새긴 한 구절
해보지 않고는 당신이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를 알 수가 없다. -프랭클린 애덤-
우리는 짐작만 할 뿐입니다. 나에게 어떠한 재능이 있는지 나도 알지 못합니다. 경험해보세요. 두려움에 자신에게 잠재된 재능까지 잃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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