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보기
공활한 가을 하늘, 드론을 날리자!
2016-10-07 2016년 10월호
공활한 가을 하늘, 드론을 날리자!
설마 UFO? 번쩍이는 비행 물체가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점령했다. 수평으로 내달리다가도 우아한 몸짓으로 수직 비상하는 이들의 정체는, 바로 드론. 최근 송도국제도시를 비롯한 인천 곳곳이 드론 명소로 떠오르면서, 하늘의 풍경이 바뀌었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류창현 자유사진가

드론, 군인에서 키덜트의 손으로
‘윙윙~’ 드론이 하늘을 운동장 삼아 신나게 달리기를 한다. 파란 하늘 탐스러운 구름 사이로 높이 솟아올라 날다 사뿐히 착륙하는 비행 물체. 보는 사람도 하늘을 나는 듯 자유롭고 짜릿하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무렵의 어느 좋은 날, 송도달빛축제공원. 3만여 명의 회원을 가진 국내 최대 드론 동호회 ‘드론 플레이(Dronplay)’의 인천 지역 회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어린아이부터 중년 남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에, 기종도 한 손에 잡히는 완구부터 천만 원대 전문가용까지 다채롭다.
드론은 무선전파로 원격 조종하는 무인 항공기를 말한다. ‘드론(Drone)’이라는 단어는 벌의 윙윙거리는 소리라는 뜻에서 왔다. 드론은 2000년대 초 군사용으로 처음 제작됐다. 비행 성능이 좋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개발하면서 배송과 촬영 등 상업적인 용도로 확대됐다. 이후 비행하며 노는, 최첨단 취미 드론의 세계가 열렸다. “누구나 하늘을 날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드론을 조정하면 직접 하늘을 나는 듯한 희열을 느껴요. 내가 가보지 못한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도 있고요.” 동호회 초창기 멤버이자, 드론에 빠져 직장을 그만두고 전문매장까지 연 심의진(52) 씨가 드론의 매력을 말한다.

‘드론 성지’ 찾아 인천으로
‘포켓몬 고’가 속초라면 ‘드론’은 인천이다! 인천이 전국 드론 마니아들이 찾는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드론이 미래 산업으로 부각되면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비행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제약이 많다. 현행법상 아무 데서나 드론을 띄울 수 없고, 150미터 미만의 높이에서만 날릴 수 있다. 야간 운행도 안 된다. 서울의 경우 비행 금지구역과 인구 밀집 지역이 많아 드론을 날리는 것이 사실상 쉽지 않다. 하지만 인천 특히 송도국제도시는 전국적으로 적용하는 고도 제한 외에는 별다른 제약이 없고 거리상의 이점으로, 드론 애호가들의 원정이 이어지고 있다.
드론 유저들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는 명소는 송도달빛축제공원이다. “드론을 날리기에 최적의 장소는 사람과 건물, 고압선이 없는 넓은 잔디밭입니다. 인천은 서울, 경기와 거리적으로 가깝고 한적한 공원이 많아 드론을 날리기에 제격입니다.” 드론 플레이 운영자 신경승(42) 씨를 비롯한 동호회 회원들은 드론을 날리기 좋은 이른바 ‘드플 성지’를 발굴하고 있다. 이들이 찾은 ‘대한민국 성지 1호’는 원래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 인근 잔디밭이었다. 하지만 민원이 들어와 더 이상 경기장 하늘 위를 누빌 수 없게 됐다.

“꼭 확인하세요!”
인천 내 드론 비행 가능 구역
남구, 남동구, 동구, 연수구 및 그외 지역 일부(계양구 전체 비행불가, P-518 또는 공항 주변 반경 9.3㎞ 이내 해당 지역 비행 불가
※ 인천 내 비행 가능 구역은 스마트폰 앱(Ready to fly) 또는 브이월드 웹사이트(www.vworld.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인비행장치 관련 항공법규를 알고 싶다면 국토교통부 웹사이트
(www.molit.go.kr)를 참고한다.

드론, 그 무한한 가능성
드론 애호가들이 모이자, 드론을 만드는 기업도 모여들었다. 최근 2년 사이 송도국제도시와 남동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드론 관련 업체 10여 곳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항공산업 인프라와 환경을 갖추고 드론 관련 규제에서 자유로운 인천은 드론 산업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드로젠’은 레이싱 드론을 중점적으로 개발하는 업체다. 스포츠 드론의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드론 레이싱 대회 ‘D1그랑프리’를 개최하고 있다. 제2회 D1그랑프리는 오는 11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문학경기장에서 열린다. 드로젠은 순수 한국 기술로 세계와 어깨를 당당히 겨룬다. “드론 산업의 제반 기술이 국내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그 틀을 깨고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드론은 마지막 남은 항공 산업의 영역입니다. 산업,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어 가능성이 무한합니다.” 이흥신(47) 대표는 향후 항공 촬영과 산업용 드론 등을 개발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드론의 매력은 무한한 응용성에 있다. 물건을 나르고 촬영하는 일은 드론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에 불과하다. 인천시는 드론을 미래의 유망한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항공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세워 드론 산업 지원 체계를 새로 구축한다. 그리하여 2020년까지 인천을 ‘항공 혁신 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드론을 일상에 접목하는 창의적인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사람이 아닌 드론이 해수욕장 상공을 날며 순찰하고, 강화 초지대교와 서구 백석교 등 대형 교량의 안전을 점검하기도 했다. 시는 또 이달 22일부터 23일까지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2016 코리아 드론 챔피언십 대회’를 열고 드론의 저변을 확대한다.
유정복 시장은 “인천은 신도시에서는 드론을 연구 개발하고 원도심 산업단지에서는 다양한 부품을 제조하는, 드론 비즈니스의 최적지”라며 “앞으로도 물류 운송, 탐사, 관측, 재난 감시 등 드론을 활용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론은 그 활용 영역의 끝이 없는 매력적인 미래 산업이다. 인천 하늘에서 반짝이는 비행 물체를 보고 또 본다 해도 그리 놀라지 않을 날이 멀지 않다.

“자유롭게 훨훨 드론을 날리세요~”
인천 드론 명소
인근 도시에서도 원정 오는, 인천에서 드론 날리기 좋은 명소를 소개한다. 비행 가능 구역으로 드론을 마음껏 날리기 좋고, 촬영 시 경관이 좋은 곳 위주로 뽑았다.
송도달빛축제공원 인적이 드물고, 잔디밭이 드넓다. 그러나 촬영 시 보이는 풍경은 가까 이 있는 센트럴파크에 비해 제한적이다.
청라호수공원 인적이 드물고 넓은 평지가 있어, 초보자도 비행연습하기 좋다.
월미도 평일에는 사람이 적고 촬영 시 경관이 좋다. 단 바다가 있으므로 초보자는 금물.
문학경기장 새싹야구장 규모는 작지만 잔디밭 이 있어서 안전하다. 야구 연습 시간을 피해 야 하는 건 기본.
청라국제도시 역 1번 출구 앞 공터 인적이 드물어 초보자가 비행연습하기 좋다.
드론, 이것만 알면 안전해요!
드론의 세계에 입문한 당신은 이제 ‘드론 조종사’. 기체와 주변 사람의 안전이 당신의 두 손에 달렸다. 드론을 조정할 때, 꼭 지켜야 할 안전사항.
1 비행 중에는 장치를 육안으로 항상 확인한다.
2 사람이 많이 모인 곳 상공에서는 비행 금지(스포츠 경기장, 페스티벌 등)
3 150m 이상 날리지 말기
4 사고나 분실에 대비해 장치에 이름과 연락처를 기재한다.
5 야간 비행은 불법(야간은 일몰 후부터 일출 전까지)
6 음주 상태에서 조정 금지
7 비행 중 낙하물 투척 금지
- 첨부파일
-
인천광역시 아이디나 소셜 계정을 이용하여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
전체 댓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