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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에서도 즐기는 전통 한증막
강화에서도 즐기는 전통 한증막
강화도에도 ‘송현한증막’처럼 전통 방식으로 운영하는 한증막이 있다. 춥다고 실내에만 머물지 말고, 가족과 나들이를 겸해 강화를 방문한다면 한증막에 들러보자. 뜨끈한 열기로 건강도 챙기고 추억도 만들 수 있다.
글 김윤경 본지 편집위원 사진 최준근 자유사진가
강산 불한증막
강산불한증막(옛 선원사 한증막)은 1999년 8월 1일 선원사에서 5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성원 스님이 포교를 목적으로 건립한 한국 전통 한증막이다. 2009년 ‘선원사한증막’에서 ‘선원한증막’으로 이름을 바꾸고 리모델링했다. 2015년에는 새 주인이 ‘강산불한증막’으로 다시 개명해 운영하고 있다.
매일 새벽마다 참나무를 때서 막의 온도를 높인다.
365일 24시간 운영하며 이용료는 8천 원.강화군 선원면 선원사로 142번길 20 ☎933-8985
청솔 불한증막
17년 된 이곳에는 2개의 가마가 있다. 불을 막 빼 뜨거운 ‘꽃탕’과 ‘저온탕’으로 나누어진다. “한증막 안에 달걀을 넣으면 달걀이 노른자부터 익어요. 한증막은 몸속부터 덥혀 노폐물을 빼내는 구조라서 건강에 좋은 거죠. 한증하고 나서는 간단히 샤워만 하는 거예요. 어떤 분들은 한증하고 나서 그냥 가기도 해요.” 이곳은 한증 위주이기 때문에, 목욕탕과는 달리 간단한 샤워시설만 설치되어 있다.
24시간 운영하며, 이용료는 8천 원 .인천광역시 강화군 선원면 중앙로 246 ☎933-9977
고구리 한증막은(좌) 몇 해 전 보수공사를 했지만, 수정산 한증막(우)은 본래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조선시대 한증막, 교동도에 있다!
한증막에 대한 언급은 세종실록(세종 4년·1422년)에 처음 등장한다. 한증소는 세종 초부터 병 치료에 이용되었다. 동, 서 활인원에 각각 있었으며, 성 안에는 한증원이 따로 설치돼 운용된 것으로 알려진다. 기록으로 보아 한증은 600년 가까이 된 한국의 목욕문화다.
강화군 교동도에 조선시대 한증막이 남아있다. 교동면 고구리 화개산, 난정저수지 근처 수정산, 봉소리 은압산, 상룡리 장다릿골 등 네 군데에 한증막이 남아있으며, 그중 고구리와 수정산의 한증막은 원형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한증막은 내부에 소나무 가지 등으로 불을 지펴 열을 내고, 헌 옷이나 가마니를 뒤집어쓰고 들어가 땀을 빼는 방식이다. 교동도 한증막들은 둘레 15~18m와 높이 2.5~3m, 입구 70㎝×60㎝로 규모가 비슷하다.
“어릴 때 우리 어머니도 한증막을 이용하셨어. 자식들이 부모를 위해 솔가지와 나무를 막 안에 넣고 불을 지피면서 노래를 불렀지. 한증막을 달구는 과정이 하나의 문화였어. 교동도의 한증막은 1970년대까지도 문을 열었어.” 교동향교 전교 방형길(72) 어르신이 한증막에 대한 기억을 들려줬다. “한증막은 대부분 물 맑은 계곡에 위치해 있어. 뜨거워진 몸을 식히고 목욕도 할 수 있도록 한 거지.” 교동도 한증막의 공통점은 시냇가에 위치해 있거나, 근처에 별도의 우물시설을 조성한 흔적이 있다는 것이다.
상명대학교 생명과학과 이진환 교수가 발간한 ‘교동도의 역사와 문화산책’에 따르면, 교동에는 4곳의 한증막 외에도 봉소리 숯고개, 읍내리 절냇골, 서한리에서 한증막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교동도의 한증막 관련 유적지는 총 7곳이다. 이 교수는 교동도에서 여러 곳의 한증막 원형과 흔적이 발견된 만큼, 학술연구와 보존을 위해 문화재 지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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