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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자유를 꿈꾸자
2017-01-05 2017년 1월호
나만의 자유를 꿈꾸자
글 TBN 인천교통방송 이지영기자

2015년, 직장 생활 20년 만에 1년간 휴직을 하게 됐다. 삶이란 이렇게 갑자기 다가오는 변화도 두려워하지 않고 적응하는 것이려니 담담한 척했지만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지난 1993년 대학 시절에 프리랜서로 방송을 시작했고, 자유로움을 찾기 위해서 프로듀서라는 직업을 선택했고, 지금은 라디오 PD이며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현장에서 방송할 수 있는 방송인으로 살면서 자유로움을 외쳤지만 사실 나는 늘 매여 있었다.
내부에서의 서열, 일에 대한 욕심 그리고 사회적인 나의 지위 등등에. 심지어 내 스스로도 자유로움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못할 만큼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다 보니 자유로움은 정말 1%도 내게 보장되지 못했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치지 않았던 일도 싫었고, 사람도 싫었고, 심지어는 내 자신도 싫어질 무렵, 이 무슨 기쁜 소식인지 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인도네시아라는 나라에서 일 년을 보내게 됐다. 나는 일 년간 인도네시아의 유명한 몇 곳은 꼭 둘러볼 것과 장기간의 휴가를 내지 못해 시도조차 못했던 유럽 여행을 꿈꿨고, 건강을 위해 운동과 절친이 되자 등등… 수많은 계획을 세우고 휴직에 돌입했다. 하지만 막상 아무도 없는 곳에, 아는 사람은 모두 인도네시안이고 외국인만 가득한 그곳에서 하루하루를 살면서 사실 가장 어려움은 적응하기 힘들다는 표면적인 이유보다는 갑자기 내게 주어진 자유로움을 어찌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었다. 나만 낙오되는 것은 아닌지, 다시 복직하면 잘할 수 있을지 등등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 끊임없이 가지를 치던 그때,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하루하루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 달 급여는 25만원,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했을 때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서비스업도 마찬가지고.
간신히 생계만 유지하는 그들이지만 늘 여유가 있었다. 그곳에서 학원을 하는 인도네시아인과 친구가 되어 얘기를 나누다 보니 그들은 긍정의 끝판 왕이라고 할 정도로 미리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지금은 괜찮다” “이정도면 만족한다.”라고 하면서 현재, 지금을 살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다 보니 나 역시 “그렇게 하면 안 됐었지.”라고 합리화를 했지만 나는 그곳에서 지금을 사는 법과 자유를 즐기는 법을 배운 것 같다. 무사히 일 년간의 휴직을 마치고 2016년 8월 복직을 한 후 예전보다 더욱 바빠졌고 책임도 많아졌지만 이 또한 여유롭게 볼 수 있는 마음 한 자리를 갖게 됐다. 생각해보니 이것이 바로 ‘자유로움, 자유’인가 보다. 어느 곳에 있더라도 현실에서 자유로울 권리는 바로 내게 있는 것~.
“자유로움을 정의하지 말자” “ 내 맘속의 자유로움은 어느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나의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나는 요즘도 새로운 형식의 자유를 꿈꾼다.
2017년에는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갑갑하다 생각지 말자. 2017년에는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을 최고의 곳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네 인생에서 자유로움을 가질 나만의 권리를 맘껏 누려보길 바란다.
여러분 모두!
< 내 가슴에 새긴 한 구절 >
“… ‘왜’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건가요? 가령 하고 싶어서 한다면 안 됩니까?”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의 『그리스인 조르바(Zorba The Greek)』 중에서
한창 삶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던 그때, 나 자신에게 선물했던 바람 같은 소설,『그리스인 조르바』의 한 구절을 적어봅니다. 마치 모든 장면이 눈에 그려지듯이 표현되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글이 좋았고 읽는 내내 문장에 밑줄을 치면서 읽은 책이었습니다. 자신의 자유로움을 위해서는 때로 ‘왜요’라는 것을 벗어나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을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삶은 살았던 조르바처럼 ‘지금’을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2017년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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