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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가꾸는, 15.31㎞ 새. 물. 길.
국가가 가꾸는, 15.31㎞ 새. 물. 길.
‘all_ways_Incheon’ 모든 길은 인천으로 통한다.
110여 년 전 제물포항을 열고, 철도의 역사를 시작한 인천으로부터 길은 시작됐다. 대한민국의 땅 길, 바닷길을 넘어
세계로 향하는 새로운 하늘길도 인천에서 열렸다. 그 길 위에 서서 인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본다. 그 두 번째로, 최근 국가 하천으로 지정되고 훗날 문화, 경제가 어우러진 생태 하천으로 거듭날 굴포천을 따라 걷는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류창현 포토디렉터
굴포천, 이제 나라에서 관리한다
인천과 경기, 서울에 걸쳐 흐르는 굴포천은 메마른 도심을 윤기 나게 하는 소중한 물줄기다. 굴포천의 발원지는 인천가족공원 내에 있는 칠성 약수터. 이곳에서 샘솟은 물은 부평 시내를 지나 동으로 굽이친 뒤 계속 내달리다 한강과 아라천으로 흘러 들어간다.
서부 수도권의 대표적인 지방 하천이던 굴포천이 최근 국가 하천으로 승격됐다. 그동안 굴포천은 인천, 서울, 경기의 5개 기초지자체가 각각 담당하면서 효율적으로 관리하기가 어려웠다. 특히 하천이 지나는 지역에 도시가 빠르게 형성되면서 하천 폭이 좁아지고 수질이 악화되는 등 심각한 환경 문제를 낳았다. 또 유역의 40%가 한강 수위보다 낮아 집중 호우 때마다 침수 피해가 되풀이되기도 했다.
국가 하천으로 지정된 구간은 부평구청에서 경기도 김포시 한강 합류 지점까지 총 15.31㎞다. 우리 시와 굴포천의 발원지를 품은 부평구는, 그동안 중앙 부처와 지역 정치권에 굴포천을 국가 하천으로 지정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고 지속적으로 건의해왔다. 이 같은 노력 끝에 굴포천이 국가 하천으로 승격되면서, 향후 국가의 책임 아래 하천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도로와 주차장으로 변한 굴포천 상류 구간. 육중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걷어내고 옛 물길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다.
콘크리트 걷어내고, 생태 덮는다
굴포천이 국가 하천이라는 타이틀을 달면서 생태 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하지만 굴포천 상류 구간은 지금 도로와 주차장으로 변해 옛 모습을 찾기가 힘들다. 그 육중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걷어내고 옛 물길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015년 환경부 지원 사업으로 선정된 ‘옛 물길 복원’ 사업은 내년에 착공해 늦어도 2022년까지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우선 부평1동 주민센터에서 부평구청까지 1.26㎞ 구간의 콘크리트를 걷어내 생태하천으로 만들고, 그 주변을 청년창업센터와 카페 등이 있는 친수공간으로 조성한다. 이제, 굴포천 주변이 생태·문화·경제가 어우러진 도심의 활력소로 거듭날 날이 머지않았다.
굴포천은 그 옛날 너른 들판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땅을 기름지게 하던 부평의 젖줄이었다. 농사일을 마친 아버지가 굴포천에서 땀을 닦아내고,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물장구치며 목욕을 했다. 물은 맑디맑았고 부평과 김포를 잇는 평야는 황금물결을 이루었다. 하지만 1960년대 산업화를 거치면서 도시가 들어서고 오수가 그대로 하천에 흘러들면서 날로 혼탁해졌다. 그렇게 물길이 흐르던 자리는 메말라가고 결국 삭막한 콘크리트 더미로 뒤덮였다.
“하천이 다시 흐르면 좋겠어. 물길이 나면 나 같은 늙은이들 슬슬 바람 쐬며 다니고 얼마나 좋아. 대신 하천을 조성하더라도 저 아래쪽처럼 깨끗하게 잘 가꾸었으면 좋겠어.” 부평에서 30여 년을 산 이문수(71) 씨는 맑은 물이 흐르는 굴포천 상류를 다시 볼 날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굴포천, 하나 되어 흐르는 그 날
현재 부평구청을 중심으로 흐르는 굴포천 하류 구간은 2008년부터 자연형 생태 하천으로 꾸준히 가꿔져왔다. 한때 방치되어 죽어가던 하천엔, 지금 물고기가 힘차게 물살을 가르고 새들이 철마다 날아든다. 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삼산지구를 가로지르는 굴포천은 메마른 도심을 촉촉이 적시는 소중한 물줄기다.
그 옛날 황금들판 사이를 가로지르던 굴포천이 온전하게 하나 되어 흐르는 그 날을 그려본다. 굴포천이 국가의 보살핌 속에 생태 하천으로 되살아나면 인근 도시의 문화와 경제도 활기를 찾을 것이다. 나아가 굴포천이 한강, 경인아라뱃길과 이어지는 수도권의 새로운 수변 공간으로 거듭나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으리라 기대한다.
굴포천 국가 하천 승격 구간
부평구청 앞 ~ 김포시 한강 합류점 총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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