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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던 변화,‘닷워치’를 만들다

2017-03-03 2017년 3월호



세상에 없던 변화, '닷워치’를 만들다

스티비 원더가 주문한 그 시계, 4월이면 세계 최초 시각장애인용 스마트워치인 ‘닷워치’가 출시된다. 수백만 원이 넘는 시각 장애인용 점자기기 시장에 30만 원대 스마트워치를 내놓은 사람은 다름 아닌, 27세 김주윤 닷(dot) 대표. 국내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더 유명한 ‘닷워치’ 개발자이자, 자랑스러운 인천인을 만났다

글 / 김윤경 본지 편집위원 사진 / 김성환포 토저널리스트


백석초등학교, 당하초등학교,
검단중학교, 대인고등학교를 나온 그는
엔지니어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과
중학교 시절 우연히 본
글로벌 기업가 손정의 씨에 대한
책을 보고 기업가의 꿈을 가졌다.




세계 최초 점자 스마트워치

전 세계 시각장애인은 약 2억8천500만 명. 이들 중 90%는 점자 교육을 받지 못 했거나, 생계유지를 위해 점자 교육을 포기한다. 시각장애인들은 인터넷 검색이나 문서작성을 할 때 컴퓨터 속 문자를 점자와 음성으로 변환해주는 ‘점자 정보 단말기’를 이용한다. 하지만, 가로 40cm 크기에 무게가 2~3kg에 달하는 이 단말기의 가격은 300~500만 원. 때문에 보급률은 5%에 불과하다.
비시각장애인들이 삼성이나 애플의 스마트워치에 열광할 때, 시각장애인들은 늘 소외돼 있었다. 김주윤 닷워치 대표는 바로 이 부분에 주목했다. 이후 점자 단말기 기능의 대부분을 탑재하면서도 크기는 기존 단말기의 20분의 1로 작아지고, 가격은 10분의 1로 낮아진 30만 원대 스마트워치, ‘닷워치’가 만들어졌다.
33g에 불과한 닷워치는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를 연결해 사용하며, 시간은 물론, 스마트폰 SNS 메시지, 이 메일, 문자 등을 점자로 구현한다 .



왼쪽부터 김주윤 CEO, 성기광 CTO, 주재성 CDO

3번의 창업 실패, 다시 초심으로…

김주윤 대표는 인천 사람이다. 백석초등학교, 당하초등학교, 검단중학교, 대인고등학교를 나온 그는 엔지니어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과 중학교 시절 우연히 본 글로벌 기업가 손정의 씨에 대한 책을 읽고 기업가의 꿈을 가졌다.
아버지 역시 아들의 꿈을 지원하기 위해 살던 아파트를 작은 빌라로 줄여가면서까지 미국 진학 계획을 도왔다. 워싱턴주립대학교에 입학한 그는 학업을 병행하면서 창업에 뛰어들었다. 가장 먼저 ‘리쿠루팅 웹사이트’를 열었지만, 주목받지 못하고 실패했다. 이어 유학생 멘토와 멘티를 연결해주는 사업을 시작했지만, 그리 오래 유지하지는 못했다. 세 번째로 트럭판 우버(Uber)라 할 수 있는 ‘wagon’ 관련 서비스를 창업했다. 짧은 시간에 매출도 올렸다. 하지만 일을 할수록 지쳐갔다. “돈은 좀 벌었는데, 제 열정과 맞지 않았어요. 트럭을 찾아다니며 명함 돌리기를 반복했는데, 방문판매원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이 일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템인지 회의가 밀려왔어요.”


방황 끝에 얻은 아이디어

“사업을 모두 접고, 방황 하다가 친구 권유로 교회를 다니게 됐어요. 룸메이트가 장애를 가진 친구였어요. 그런데, 미국은 장애인에 대한 생각이 우리나라와는 달랐어요. 몸은 불편했지만, 일상적인 일들을 큰 어려움 없이 해나가더라구요. 자유롭게 연애도 하구요. 동정이나 안타까운 시선이 아니었던 거죠.” 김 대표는 2014년 초 한국으로 돌아왔다. 집에서 더 이상 등록금을 지원해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친구들을 설득해 창업하기로 하고,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 그때 미국에서 시각장애를 가진 친구가 무거운 점자책과 기기를 들고 다니던 것이 생각났다. 정보통신기술 시대에 좀 더 가볍고 편리한 점자기기가 있으면 좋을 텐데, 왜 아직도 무거운 기기를 들고 다닐까라는 의문을 품었던 것. 그는 시각 장애인과 점자기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점자 시계 초안을 만들어 용인시 디지털 산업진흥원이 주최한 IoT 창업 경진대회에 나가 대상을 수상했다. 우승 상금 2천만 원이 생겼고, 다른 창업대회에 나가 또 상을 받았다. 받은 상금은 모두 시제품 개발에 쏟아 부었다. 디지털 시대에 소외된 전 세계 시각장애인을 위한 ‘닷워치’는 그렇게 탄생했다.




닷워치는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을 둔 가족들의 주문이 많은데, 가족이 함께 점자를 배우려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서서히 눈이 나빠지는 어르신들이 시력을 완전히 잃기 전, 점자 교육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주문하기도 한다고.


사무실 한 편 세계 지도에는 다양한 색깔의 스티커가 붙어있다. 현재 닷과 함께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회사, 점자 스마트워치가 진출한 나라 등을 표시해 둔 것. 앞으로 더 많은 나라, 더 많은 지역에 스티커를붙이고 싶단다.


세계가 먼저 알아본 닷워치

닷워치는 전자석을 이용해 점자를 돌출시키고 들어가게 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김 대표는 “닷워치를 가능하게 한 핵심 기술이 액추에이터(Actuator)인데, 2년 동안 개발해서 완성했고, 특허만 50여 개가 넘는다.”라고 설명한다. 닷의 이름이 크게 알려지게 된 계기는 2014년 KBS에서 방영된 창업경진대회 황금의 펜타곤 시즌 2에서 우승을 하면서다. 이후에도 창조경제대상 미래부장관상, TIPS기술창업프로그램 선정, 테크 인 아시아 톱10, IF 2016 디자인 어워드 수상 등이 이어졌다. 지난해 3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장애인을 위한 정보통신 박람회 ‘CSUN’에서는 세계적인 팝스타이자 시각장애인인 스티비 원더가 닷워치를 선주문 하기도 했다. 아직 본격적으로 제품이 출시되기 전이지만, 선주문만 350억 원에 이르는 대박을 터뜨렸다. 김 대표는 한국 국제협력단(KOICA)의 창의적 가치창출 프로그램(CT S) 프로젝트로 아프리카 저소득층을 위한 점자 교육디바이스 ‘닷미니’, 시각장애인용 태블릿 PC ‘닷패드’, 대중교통용 ‘공공점자’ 등 공익적인 제품을 계속 출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사업과 공익성에서 모두 성공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내일 죽어도 후회 없을 정도로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일까?이러한 생각이 창업의 근본적인 에너지인 것 같아요. 뜨거운 마음을 가지고 가치 있는 일을 냉철하게 준비해서 도전하는 것. 그리고 초심을 항상 유지하는 일이야 말로 창업의 기본적인 자세인 거죠.”

시각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이뤄내 궁극적으로 그들의 삶이 풍요로워지길 기대하며, 닷은 ‘점자 보급’이라는 한길만을 걷고있다. ‘닷워치’를 시작으로 앞으로 그가 세상에 내놓을 점자 보급 아이템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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