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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도의 꽃 ‘대청부채’
2017-03-03 2017년 3월호
국립생물자원관 10주년 기념
대청도의 꽃 ‘대청부채’
글 / 국립생물자원관 전시교육과 홍보팀

사진출처 : © 국립생물자원관 김중현
대청부채
학명 : Iris dichotoma
영명 : Vesper iris
인천 연안부두에서 4시간 남짓 배를 타고 가면 나오는 대청도. 육지와의 거리가 꽤 되는 데다북한 옹진반도와의 거리가 약40km에 불과해 군사적 긴장감이 맴돌지만, 그만큼 신비하고 아름다운 생태계를 가져 ‘하늘이 내린 낙원’이라고 불린다.
대청도 옥죽동 해안사구. 우리나라에 사막이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하는 사람이 적지 않겠지만, 우리나라에는 사막이 있다.
환경부에서 공식적으로 사막이라 부르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활동사구(바람이 불면 모래가 날려 연흔이 형성되고 다양한 사층리 형성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사구)가 바로 여기다. 시간의 흔적이 겹겹이 쌓인 모래 언덕과 낙타 조형물은 마치 사하라의 사막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옥죽동 해안사구의 이국적 경치와 함께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대청도의 해변들. 가장 인기 있다는 지두리해변과 사탄동해변, 답동해변, 농여해변 등이 모두 모래 해변이다. 반짝반짝 햇빛에 빛나는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과 다양한 기암괴석을 보노라면 이곳이 하늘이 내린 낙원임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대청도를 찾는 또다른 이유인 대청부채. 대청부채는 산과 들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에서는 대청도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여러장의 잎이 부챗살처럼 넓게 퍼진다하여 이름 붙여졌다. 외국(중국, 몽골, 러시아)에서는 주로 내륙에 분포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땅이 비옥하고 햇빛이 잘 드는 바닷가 지역에 자라며 대청도와 백령도에 한정 분포한다. 대청부채는 ‘생물시계’란 별명을 갖고 있는데, 오후 3시를 전후해서 꽃을 피우기 시작해 오후 4시에 만개하고 점차 지기 시작해 오후 10시면 완전히 져버린다. 옛날에는 대청부채 꽃을 보고 시간을 가늠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개체수가 적은 데다 흑염소 같은 방목 가축들의 먹이나 관상용으로 인한 무분별한 남획 등으로 지금은 환경부 멸종위기 Ⅱ급으로 지정되어 보호가 필요한 식물이 되었다.
그동안 긴 여정과 대청도의 위치적 긴장감 때문에 대청도를 여행지로 고려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모래사막과 모래해변 그리고 대청도에서 자라는 아름다운 꽃, 대청부채를 보러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늘이 내린 낙원으로 가는 길이 쉬울 순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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