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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기획전시실

2017-11-02 2017년 11월호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기획전시실

인천시립박물관에 아주 특별한 전시실이 하나 있다. 가로 2m, 세로 3m의 벽면은 몇 점의 그림만으로도 빼곡하고, 2평 조금 넘는 공간은 성인 다섯 명만 서 있어도 답답할 정도다. 그래서 이름도 ‘작은전시실’이다.

글 배성수 인천시립박물관 컴팩스마트시티부장 사진 인천시립박물관


작은전시실로 꾸미기 전 정보검색실



 첫 번째 작은 전시 ‘사람+情’전


이 자그마한 공간은 박물관이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한 2006년 탄생했다. 기존 벽면과 증축 부분 사이에 아주 작은 틈새 공간이 생기면서 이를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던 차에 관람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두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두 평 조금 넘는 공간에 적합한 시설이 딱히 떠오르지 않았고, 결국 관람객이 이곳에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정보검색실’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마우스와 키보드가 하나 둘 없어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하드디스크 등 PC 부속품까지 도난당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진 위치가 문제였다. 결국 채 3년이 되기 전에 문을 닫고 말았다.

그 후 몇 년간 방치되던 중 이곳을 전시실로 꾸미자는 의견이 나왔다. 평소 박물관에서 보기 힘든 색다른 전시 공간으로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전시 기회가 별로 없는 공무직 연구원이나 신규 학예사들의 전시 실습 공간으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았다. 간단한 시설공사를 마무리 짓고 2010년 2월 첫 번째 작은 전시 ‘사람+情’전을 개최했다. 2개월 전 타계한 이경성 초대관장의 ‘사람’을 주제로 한 연작을 전시했다. 공간의 제약으로 많은 작품을 전시할 수 없어 그해 8월 ‘사람+사람’전을 이어서 개막했다. 프로 화가가 아닌 탓에 거친 터치와 다듬어지지 않은 구성의 작품들이었지만, 박물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현대 미술 전시였기에 관람객의 호응이 높았다.

그로부터 ‘작은전시실’에서는 실험성 높은 전시가 이어졌다. 체험 교육의 성과물을 한데 모아 전시했던 ‘뮤지엄 콜라보’전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한 전시였고, 바다 건너 일본 키타큐슈시립대학 학생들은 한국과 일본의 국수 문화를 비교한 ‘후루룩 국수, 스스루 소바’전을 기획하기도 했다. 또, 박물관 소식지 ‘박물관풍경’의 표지 사진으로 작업했지만, 정작 수록되지 못한 B컷을 모은 ‘Scene B’전시와 문학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천의 모습을 전시로 풀어낸 ‘언젠가 보았던 날들-인텔리겐차의 눈으로 본 개항장’전 등 기존 박물관에서 보여준 전시 내용과 형식을 파괴한 전시가 이어졌다.

작은전시실. 크기로 보자면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기획전시실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규모가 작다고 내용마저 작을 순 없다. 작은 공간을 채운 콘텐츠가 갖는 실험 정신은 100평 넘는 대형 전시장에서 펼쳐지는 블록버스터 전시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작은전시실’에 담긴 다양한 실험 정신은 인천시립박물관 기획전시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2012년 작은 전시 ‘Scene B’전



2016년 키타큐슈시립대학 교류전 ‘후루룩 국수, 스스루 소바’


2017년 작은 전시 ‘인천 백미’



인천 백미(白米)

일제강점기 인천은 조선 제일의 ‘쌀’의 도시라 불렸다. 경기 내륙에서 생산되는 쌀을 비롯한 미곡이 인천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되었기 때문이다. 인천에 쌀을 원료로 하는 양조업과 쌀을 가공하는 정미업이 발달했던 이유도 여기도 있다. 한편 미곡의 선물시장인 미두취인소가 설립되어 이를 통해 이익을 남기려는 미두꾼들로 넘쳐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미두취인소와 정미소, 양조장은 자본과 노동력 수탈의 대명사로 악명을 떨쳤지만 역설적으로 당시 인천 경제의 활력소가 되기도 했다. 이 전시는 일제강점기 쌀과 관련된 인천 사회의 명과 암을 살펴 당시의 시대상을 재조명하자는 취지에서 기획한 전시다.

일시 : 2017년 9월 26일(화) ~ 2018년 2월 4일(일)
장소 : 인천시립박물관 작은전시실
문의 : ☎ 440-6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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