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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하늘 아래 잘 지내다

2017-12-04 2017년 12월호


인천, 하늘 아래 잘 지내다
 
2017년 한 해, 드론이 인천 하늘을 날았다. 북성포구에서 갈매기와 깜짝 조우했고 자유공원 맥아더장군의 머리 위를 ‘불경스럽게’ 선회했다. 수도국산 비탈진 산동네와 꼬부랑이 돼 버린 십정동 골목을 한눈에 훤히 내려다보았다.
갯벌과 바다 위를 훠이 날아가 풀등의 기묘한 자태를 풀샷으로 담아냈고, 강화도의 천년 바람을 온몸으로 맞고 돌아왔다. 결론은, 인천은 하늘 아래 모두들 잘 지내고 있었다. 2018년도 평안을 기원하며 인천 곳곳으로 올 마지막 비행을 했다.
 
드론 촬영 홍승훈 자유사진가 글 유동현 본지 편집장
 

 
인천 앞바다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배들이 자주 나타났다. 고종 16년(1879) 강화도에서 캐 온 돌로 화도진(花島鎭)을 구축했다.
당시 진지는 소나무 숲으로 뒤덮였고 바로 밑까지 바닷물이 밀려들어왔다. 1894년 폐쇄된 화도진은 100년 남짓한 세월이 흐른 1988년에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화도진도’를 토대로 복원됐다.
한 세기 전의 그날처럼 동헌마당에는 오늘, 가을 햇빛 한 줄기와 낙엽 한 장이 그렇게 떨어져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 ‘인천상륙작전의 길잡이’ 등으로 알려진 덕분에 그 ‘외모’에 대한 평가는 좀 소홀했다.
옛 인천인들이 ‘석양에 섬을 돌아드는 돛단배의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한 나머지 그 풍광을 ‘팔미귀선(八尾歸船)’이라 하여 ‘인천 팔경(仁川八景)’의 하나로 꼽았을 만큼, 팔미도와 그 등대는 풍광이 뛰어나다. 큰 섬과 작은 섬이 모래톱으로 연결돼 뻗어 내린 것이 마치 꼬리와 같다고 해서 팔미(八尾)라 불렸다. 해발고도 58m 산꼭대기에 1903년 6월 설치된 팔미도 등대(사진 오른쪽 아래)는 지난 100년간 인천으로 들어오는 배들의 든든한 길잡이가 됐다. 2003년 100년간의 임무를 마친 옛 팔미도 등대는 인천시 지방문화재 40호로 지정되며 퇴역했다.


 
월미산에 오르면 바다가 바로 발아래다. 그 산 위에는 원통 유리벽으로 된 월미전망대가 있다.
이곳에 오르면 바다보다 하늘이 더 가깝다. 멀리 인천 앞바다에 흩어져 있는 섬, 섬, 섬, 섬들을 한아름 품을 수 있다.


 
꼬불꼬불, 다닥다닥, 울퉁불퉁…. 십정동 열우물 마을은 모든 게 기울고 낡았다.
진흙에 볏집을 넣어 개서 만든 토담집들은 이미 속을 훤히 내보였다. 아랫길에서 꼭대기 집까지 이어진
좁고 긴 층층계단은 깨지고 비탈졌다. 이제 이곳은 그 아픔과 설움을 모두 땅속에 묻고
새로운 주거단지로 탈바꿈 한다. 인천에서 골목이 또 하나 사라진다.


 
길이 18km, 폭 80m, 수심 6.3m의 인공 물길, 경인아라뱃길. 그 거대한 물길은 서해 바다와 한강을 이어준다. 아름다운 마을을 뜻하는 ‘수향(水鄕) 8경’이 곳곳에서 빛나고 있다.
하늘 날던 UFO도 풍광에 취해 아라뱃길에 불시착했다. 이름하여 ‘아라마루’다.


 
바다는 하루에 두 번 그 모습을 바꾼다. 푸른 물결과 진회색 갯벌의 은근한 교차. 갯벌은 바닷가의 벌판이다. 뭍은 억겁의 시간을 짠물에 담고 곰삭혀서 또 다른 생명의 땅 갯벌을 만들었다. 강화는 갯벌로 둘러싸인 섬이다. 바다와 땅이 갯벌에서 만나 들숨과 날숨을 서로 나누며 천년의 바람을 함께 숨 쉰다.


 
낮에는 너무 높고 눈부셔 볼 수 없던 당신을 / 이제야 내 눈높이로 바라 볼 수가 있습니다. /
너무 가까워 노을빛이 내 심장의 피가 됩니다.’ (이어령 ‘정서진 노을 종소리’ 중에서).
이글거리는 태양보다 고운 빛으로 사그라지는 노을이 더 아름다운 곳, 정서진이다.
한 해의 마지막 날, 하루의 끝 시간. 스산한 가슴을 달래고 다시 시작할 에너지를 얻기 위해
서쪽 끝 길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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