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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아픔 관통한 돌문
2018-03-02 2018년 3월호

시대의 아픔 관통한 돌문
무지개 문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본다. 오늘은 온 세상이 물기에 푹 젖었다. 개항 후 중앙동과 신포동 일대에 살던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영역을 넓히려, 응봉산 허리를 잘라 석문石門을 냈다. 홍예문虹霓門이다.
110여 년 동안, 이 길 사이로 수많은 사연이 스쳐 지났다. 눈이 잔뜩 내리는 날에는 동네 아이들이 비닐 포대를 들고 비탈길을 오르고,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은 책가방을 메고 시계추처럼 오갔다. 출사지로 소문나면서 전국에서 카메라를 멘 사람들이 모여들기도 했다.
폭 6.7m. 처음 우마차가 다니던 길은, 지금 차 한 대가 지나기에도 벅차다. 그 좁은 길로, 시대의 아픈 역사가 관통했다. 단 1km, 오르막길로 시작해 내리막길로 이어지는 이 길이 유독 길게 느껴지는 이유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류창현 포토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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