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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철학을 팔다, 무인양품(MUJI)

2018-03-02 2018년 3월호



브랜드, 철학을 팔다

무인양품(MUJI)




 
미국 남북전쟁(1861~1865) 시절, 텍사스의 목장에는 약 500만 마리의 소가 있었다. 북부 시장에서 소 가격이 오르자, 남부에서 북부로 소 떼의 대이동이 시작되었다. 각 목장을 대표하는 카우보이들이 소 떼를 몰고 갔다. 목장 주인들은 자기 소와 남의 소를 구분하기 위해 소의 등에 낙인(烙印)을 찍어 표시했다. 이게 바로 브랜드의 탄생이다. - 발췌 : 강준만의 ‘대중문화의 겉과 속’
브랜드란, 어떤 상품을 다른 상품과 구별하기 위해 이름이나 기호를 차별화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차별화를 무기로 기업은 브랜드의 충성고객을 만들어내고 성장을 이끌어낸다. 이렇게 브랜드의 중요성을 깨닫고 브랜드 지상주의를 외치는 시대에 ‘우리는 브랜드가 아니라 상품’이라고 역설하는 회사가 있다. 무인양품(無印良品)이다. 도장이 없는(無印) 질 좋은 물건(良品), No brand Good Quality를 외치는 무인양품은 제품 어디에도 로고가 들어가지 않으며 브랜드의 인기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단순한 디자인과 본질적 기능만 남긴 미니멀리즘 철학 때문에 수많은 브랜드들이 그토록 갖기 원하는 ‘자발적 추종자’들을 거느리게 되었고, 텅빔(emptiness)과 여백의 No디자인 철학 때문에 오히려 ‘최고의 디자인 파워’를 지니게 되었다.
 
1980년 일본의 한 슈퍼마켓 체인의 자체 브랜드로 시작한 무인양품은 현재 전 세계 700여 개 매장을 갖추고 의·식·주 일상에 필요한 모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전 세계 무인양품 소비자들은 무인양품이 제안하는 철학과 라이프 스타일을 지지하는 열광적인 팬이 되어 생활 잡화를 하나둘 무인양품 제품으로 바꿔가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를 무지러(Mujirer, 무인양품마니아)라고 일컬으며 지구와 미래를 걱정하는 생활의 철학을 무인양품을 통해 실천하고 있다.
 
본질만 남긴 No브랜드 철학으로 오히려 존재감 있는 브랜드가 된 무인양품은 우리에게 말한다. “더하지도 화려하지도 말고 본질에 충실하라.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리하여 깨닫는다. 브랜드란 더 이상 낙인(烙印)이 아니라 철학(哲學)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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