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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사기리 탱자나무
2018-03-02 2018년 3월호
허허벌판, 이 악물고 맞이한 바람은 매섭고 사나웠으리라.
살아남았으나, 많은 가지들이 사라졌다.
역사의 풍파를 견뎌낸 나무를 위해
후대後代는 버팀대를 놓고 야트막한 울타리를 쳤다.
하지만 400여 년 전, 이 남루한 나무는
나라를 위해, 우리를 위해 온몸으로 울타리를 쳤다.
몽골과 후금後金이 침략했을 때
탱자나무는 피란 온 왕족이 머문 성 밖에 심어졌다.
줄기에 굵고 날카로운 가시가 박혀있어
외적의 공격을 막거나 더디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길가에서 만나는 작은 나무는
민족을 수호守護한 강화의 큰 긍지를 머금고 있다.
탱자나무의 이름난 향기는,
이 벌판에서 유독 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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