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지난호 보기

유물 속 인천의 풍경을 디자인합니다

2018-05-02 2018년 5월호

유물 속 인천의 풍경을 디자인합니다

조유미

 

사진 김보섭 글 유동현

 

 


 

월간지는 그달의 분위기를 담는다. 구태의연하지만 5월호 기획은 어린이’ ‘가정’ ‘등의 주제에서 맴돌게 된다. 지난 3, 김보섭 사진가가 취재 대상 한 명을 추천했다. 송월동 동화마을의 인형극 카페 주인장이었다. 그는 직접 인형들을 만들고 기획해서 카페 내 간이 무대에서 공연한다. 취재하기로 약속을 받아내고 한 달 뒤로 미뤘다. ‘어린이주제의 5월호로는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아껴 둔 것이었다. 임박해서 일이 터졌다. 그새 마음이 변했는지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난감했다. 이달의 얼굴을 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불현듯 책상에 놓인 책 한 권에 눈길이 갔다. 인천시가 지역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드로잉 북 인천을 그리다였다. 밑그림을 따라 지역과 공간을 색칠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천을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될 것을 염두에 두고 기획한 것이다. 그 밑그림을 그린 이의 얼굴이 퍼뜩 떠올랐다. 조유미(35) 씨는 인천광역시시립박물관 직원이다. 전시 디자인, 도록 디자인 등을 하는 디자이너다. 그는 강원도 원주 출신이다. 대학에서 불교시각디자인, 대학원에서는 미술사학 불교회화를 전공한 후 인천시립박물관에 들어가면서 인천과 인연을 맺었다. 올해로 6년째다.

시립박물관은 매년 다양한 주제를 정해서 전시회를 수차례 연다. 현대인들은 박물관이 정성껏 마련한 과거앞에 쉽게 서지 못한다. 공들여 기획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어쩔 수 없이 유물들을 철수해야 한다. 이때 남는 것은 전시 도록(圖錄)뿐이다. 도록에는 전시 기획 의도와 전시품 그리고 해설 등이 실려 있다. 직접 전시장에 온 것만큼은 못하겠지만 그것만 꼼꼼히 봐도 유물 감상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

공간 전시와는 또 다른 형태의 지상(紙上) 전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유미 씨는 디자이너이지만 학예사 못지않게 유물을 연구하고 공부한다. 이렇게 축적된 것을 바탕으로 그는 얼마 전 실제로 전시회를 기획하고 진행할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 1128일부터 83일간 개최한 특별전 근대가 찍어 낸 인천풍경이다. 사진, 엽서, 광고지, 상표, 소설, 잡지 등 근대 인쇄 이미지 관련 자료 320여 점을 전시해 근대 인쇄 이미지에 나타난 인천의 풍경과 의미를 보여줬다. 본격적으로 학예 업무에 데뷔한 셈인데 흥행에도 성공했다는 평이다. 도록이 전시회의 결과물이라면 전시 포스터는 전시를 미리 알리는 홍보물이다. 도록 못지않게 심혈을 기울이는 작업이다. 박물관 1층 복도에는 그동안 그가 디자인한 포스터 작품들이 액자 작업돼 걸려 있다.

신포동에 있는 팟알 카페에서 인천포장지를 접한 적이 있다. 보는 순간 이거 관광상품으로 그만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 씨의 작품이다. 그는 개화기 발행 책 중에서 인천이란 글자만 골라서 ‘1900년대 모던 인천화()’ 도록의 간지를 디자인했다. 이것을 본 팟알에서 상품화한 것이다. 그는 박물관 교육 참가자들에게 증정하는 작은 노트와 클리어 파일 등도 유물에서 힌트를 얻어 직접 디자인해 제작하곤 한다. 지난 4월 자유공원 벚꽃 축제 기간에 팟알에 간 손님들은 예쁜 종이컵으로 커피를 마셨다. ‘벚꽃엔딩으로 기획된 종이컵 위에는 펜으로 그린 팟알 건물(등록문화재 제568) 위에 분홍색 벚꽃 잎이 하늘하늘 떨어졌다. 그의 작품이다.

앞서 언급한 인천을 그리다책은 배포하자마자 품귀 현상을 빚었다. 히트작이다. 조유미 씨가 그린 그림 1백여 컷은 7가지 스토리로 구성되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빠와 엄마, 그리고 가 추억의 장소들을 그리며 따라간다. ‘아이’ ‘가정그리고 가 포함된 이 드로잉북의 밑그림을 그린 조유미 씨는 5월호 얼굴로 결코 빠지지 않는다.

 


첨부파일
OPEN 공공누리 출처표시 상업용금지 변경금지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이 게시물은 "공공누리"의 자유이용허락 표시제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료관리담당자
  • 담당부서 콘텐츠기획관
  • 문의처 032-440-8302
  • 최종업데이트 2025-03-12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

인천광역시 아이디나 소셜 계정을 이용하여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
계정선택
인천시 로그인
0/250

전체 댓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