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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잘해요’ 대세는 1인 크리에이터 !
‘혼자서도 잘해요’
대세는 1인 크리에이터 !
대도서관, 이사배, 도티, 밴쯔, 박막례 할머니. 바로 요즘 ‘핫’하다는 크리에이터(1인 방송 제작자를 일컫는 말)들이다. 초등학생들 사이에 장래희망 1순위로 크리에이터가 꼽힐 만큼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여기, 방송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내어놓거나, 문화재에 매료돼 10년간 가족들과 떨어져 1인 방송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가 있다. 인천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은 그들을 만나봤다.
글 김윤경 본지 편집위원 │사진 최준근 자유사진가
연예인 못지않은, 크리에이터
TV라는 플랫폼에만 국한돼 있던 ‘방송’이란 단어가 대중 속으로 성큼 파고들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내에 인터넷 방송 플랫폼이 그리 많지 않아 인터넷 방송은 일종의 ‘취미’로 여겨지기도 했다. 아프리카TV 또는 ‘다음 티비팟’에서 콘텐츠를 업로드했던 사람들이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방송으로 시청자와 소통하면서 ‘크리에이터’가 소위 뜨는 직업으로 급부상했다.
방송인과 시청자가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한다는 점과 틀에 갇혀 있던 TV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참신한 매력이 사람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덕분에 ‘대도서관’이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대통령 버금가는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해서 ‘초통령’으로 불리는 ‘양띵’ 같은 크리에이터들이 연예인 못지않게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청자들은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구독(subscription)’하고, 특정 크리에이터의 새로운 콘텐츠가 업로드될 때마다 알림을 받고 콘텐츠를 시청한다.
1인 방송은 누구나 스타가 되고 미디어 운영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더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와 욕설이 난무하는 방송도 있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좋은 문화를 만들어가려는 크리에이터들도 있다. 결국은 따뜻한 시선으로 방송을 꾸려가는 크리에이터들이 오랫동안 사랑받기 마련이다.
방송 수익금 기부하는 ‘럭히구봉TV’
‘사람’ 관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따뜻함을 나누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선인 고등학교 시절부터 무조건 방송을 하고 싶었습니다. 1인 방송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시작인 셈이죠.” 1만4,000여 명의 구독자를 갖고 있는 인기 유튜브 채널 ‘럭히구봉TV’의 크리에이터 구본호(31) 씨. 그는 지난해 6월부터 ‘럭히구봉TV’를 통해 먹방과 게임 방송에 이어 비트코인 투자 방송을 진행하면서 방송으로 번 수익금을 소외된 이웃을 위해 기부해 오고 있다.
그가 기부활동을 결심한 건 지난해 가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소재로 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i Can Speak)’를 본 후였다. 당시 방송으로 번 수익 10만여 원과 구독자들이 후원해 준 1,000~1만원을 모아 15만원을 위안부 할머니를 위해 기부했다. 그 뒤 독자들이 늘어나고 수익금이 커지기 시작하자 도화1동 행정복지센터에 쌀 780㎏과 라면 20상자를 기탁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화수동 ‘민들레국수집’에 쌀 200㎏을 전달했다.
“방송을 하면서 ‘사람’ 관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따뜻함을 나누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방송을 하는 사람으로서 무엇보다 책임감 있는 행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는 방송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기부활동에 동참하기를 권유한다.
누군가에게는 형이, 누군가에게는 친구가 되면서 진솔하고 담백한 방송을 오랫동안 이어가고 싶다는 ‘럭히구봉TV’의 구본호 크리에이터. ‘사람’을 잇는 콘텐츠와 나눔에 앞장서는 모습을 통해 앞으로 그가 만들어갈, 더욱 따뜻한 사회를 기대해 본다.
80세 1인 방송인 ‘문화재방송 한국’ 김종문 대표
관광 산업과 밀접한 전통문화가 21세기 국가 경쟁력의
원동력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문화재방송을 멈출 수 없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 교수는 ‘전통문화가 미래 산업의 승부처’라고 말했습니다. 관광 산업과 밀접한 전통문화가 21세기 국가 경쟁력의 원동력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문화재방송을 멈출 수 없습니다.”
80세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기획, 촬영, 편집, 음악, 내레이션까지 1인 5역의 역할을 해내는 ‘문화재방송 한국’(www.tntv.kr)의 김종문(80) 대표.
그는 1967년 전주 KBS에서 기자와 앵커로 일하다 1989년부터 미국·일본에서 3년간 ‘뉴미디어’ 연수를 하면서, 미국의 1인 미디어와 일본의 지역 케이블TV에 매료됐다. 케이블방송까지 40여 년 방송활동을 했던 그는, 퇴직 직후인 2008년 결국 1인 방송인 ‘문화재방송 한국’을 차리게 됐다.
마지막 직장인 NIB남인천방송에서 부사장을 지내면서도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현장을 누볐다. “인천지역 문화재를 소개하는 ‘인천의 숨결’이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격주로 20분짜리 영상물을 혼자 제작해 방송했습니다. 문화재에는 민족의 얼과 혼이 담겨 있는데, 세계화와 다문화에 떠밀려 우리 문화의 뿌리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2007년 말 NIB남인천방송에서 은퇴하기 전부터 1인 방송을 구상했어요.”
자신을 ‘문화재에 미친 노인’이라고 소개한 그는, 문화재 방송국 운영을 위해 가족을 떠나온 지 10년이 넘었다고 했다. “제가 만든 영상은 방송국에 제공하거나 유튜브에 모두 띄워놨습니다. 조선시대에 지은 돈대(墩臺)가 강화도에 54개 있는데 허물어진 채 방치된 게 많아요. 돈대를 복원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는 방송을 할 겁니다. 이 일이요? 재미없으면 못하죠. 몸이 허락하는 한 방송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1인 방송
콘텐츠 제작자 양성 &
MCN 실무교육
1인 미디어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최근 정부와 공공기관 등에서는 1인 미디어 제작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시작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있다.
우리 시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인천 TP)의 ICT 진흥센터는 지난해부터 ‘1인 방송 콘텐츠 제작자 양성 및 MCN(Multi Channel Network) 실무교육’을 통해 1인 미디어 제작자를 양성해 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고용노동부의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의 하나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인천 TP와 연수구가 공모를 통해 지난해에 이어 연속으로 선정됐다. 특히 전국 공공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해 8월, 1인 방송 센터인 ‘인천 MCN 센터’를 시험생산동에 구축·운영하는 등 MCN 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교육 과정은 ‘나만의 채널 개설’, ‘콘텐츠 기획·제작 및 확산을 위한 SNS 마케팅’ 등 1인 방송 제작자 양성을 위한 이론 및 다양한 실습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1인 영상 제작자의 콘텐츠 유통·광고 및 유치·저작권 관리 등을 관리하는 회사인 MCN 실무 과정은 교육생의 취업 및 창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도록 운용된다. 또한 인천 MCN 종합센터에는 기획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은 물론이고 조명, 음향 장비 등 각종 기기를 갖춘 촬영 부스 등 1인 크리에이터를 위한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런 시설들은 추후 일반 시민들에게 모두 개방할 예정이다.
“아무래도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진행되다 보니, 좀 더 전문적인 프로그램이 주를 이룹니다. 방송 관련 취업과 1인 방송 창업 등 지난해 수강생들의 취업률은 50% 정도 됩니다.” ICT 진흥센터 한미희 주임은 올해 교육 과정에는 산업인력공단 국가공인 자격증인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 전문가 자격시험 과정’을 추가해 수강생들의 취업에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오는 11월 송도컨벤시아에서 ‘인천 국제 1인 미디어 페스티벌’을 열어 1인 미디어와 관련한 국내외 많은 기업과 크리에이터가 모여 ‘축제의 장’을 만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인다.
한편 ICT 진흥센터 외에도 우리 시에서는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와 인천콘텐츠코리아랩에서 1인 미디어 기초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Info.
ICT 진흥센터 Ⓣ 260-0655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 Ⓣ 722-7900
인천콘텐츠코리아랩 Ⓣ 876-6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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