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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이 살려낸, 인천 차이나타운

2018-10-04 2018년 10월호


짜장면이 살려낸, 인천 차이나타운


6만 명의 거주지, 뉴욕 차이나타운
 
경인전철 1호선을 타고 인천역에 내리는 순간 바다 내음이 폐부를 파고든다. 역 밖으로 향하며
짠내에 익숙해질 즈음 길 건너편으로 시선을 돌리면 한자로 ‘중화가(中華街)’라고 쓰인
거대한 문이 보인다. 한국에서 찾기 힘든 중국식 대문인 ‘패루’가 인천 차이나타운엔 세 개나 있다. 그 패루들 사이로 1883년 개항 이후 부침과 부활의 역사를 견뎌낸 차이나타운이 펼쳐진다.
 
글 홍수경 문화 칼럼니스트 │사진 류창현 포토디렉터, 셔터스톡

 


근대사와 악수하는 거리
1990년대 말만 해도 인천 차이나타운은 쇠락한 동네였다. 그 역사는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오군란 이후 외국인 거주지로 지정된 이 지역에 청나라 상인들이 정착하면서 새로운 음식이 전파됐다. 일본인과 서양인도 함께 오갔기에 아시아와 서구 문화 양식이 혼재하는 공간으로 발전했다. 상업과 무역으로 번성하던 차이나타운은 한국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으로 상처를 입었고, 1970년대 외국인 부동산 제한법 등 반이민자 정책으로 점차 커뮤니티의 힘을 잃어갔다. 그러다 2000년대부터 이 지역을 역사적 관광지로 여기는 새로운 시각이 대두되면서 관광 특구로 재생 과정을 거쳤다. 현재 이곳은 한국에서 유례없이 번성하는 차이나타운으로 역사의 새로운 챕터를 쓰는 중이다.
차이나타운 번성의 일등 공신은 누가 뭐래도 짜장면이다. 인천 거주 중국인들이 야채나 고기를 넣은 춘장에 면을 비벼 먹었던 방식이 짜장면의 시초이며, 당시 인기 식당이었던 ‘공화춘’에서 한국식 짜장면을 처음 선보였다. 지금도 남아 있는 ‘공화춘’ 건물은 그 의의에 맞춰 ‘짜장면박물관’으로 되살아났다. 물론 먹거리가 차이나타운 스토리의 전부는 아니다. 중국인과 일본인이 정착하면서 세운 석조 건물들이 복고적인 운치를 더한다. 맥아더 장군 동상이 서 있는 자유공원까지 올라가면 이 지역의 근대사를 걸어서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인천 차이나타운은 단순히 중국 음식점이 모여 있는 동네가 아니라 개항의 분위기를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는 테마파크에 가깝다.
 




Incheon Chinatown
인천 차이나타운
위치 인천시 중구 북성동, 선린동 일대
주요 먹거리 짜장면, 공갈빵, 홍두병, 화덕만두, 치빗코야키 등
한국식 중국 요리와 중국 길거리 음식
액티비티 짜장면박물관, 한중박물관, 인천아트플랫폼,
송월동동화마을, 자유공원, 개항장 일대 등

 

 
New York Chinatown
뉴욕 차이나타운

위치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 지역
주요 먹거리 샤오롱바오, 딤섬, 북경오리, 우육면 및 쌀국수,
에그 타르트 등 중국, 대만, 홍콩, 베트남 요리
액티비티 미국의 중국인 박물관(MOCA), 마하야마 사원,
콜럼버스 공원, 아지 이치반 쇼핑,
차이니스 아이스크림 팩토리 등
 

 

중국계 음식의
경연장

뉴욕 차이나타운은 탄생부터 지금까지 이민자의 거주지로 살아남으며 주목받았다. 1860년대부터 대륙 횡단 철도 공사를 위해 일하러 온 중국인들이 뉴욕에 머무르면서 차이나타운이 형성됐다. 1968년 차별 철폐 정책으로 이민이 확대되자 홍콩과 광둥 지역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됐다. 베트남 전쟁 이후에는 베트남계 중국인들이 뉴욕으로 넘어왔고, 1980년대부터는 중국 푸젠성과 대만의 이민자들이 이주해 차이나타운 인구 구성은 더욱 복잡해졌다.
뉴욕 차이나타운의 자랑거리는 무엇보다 맛있고 다양한 중국 음식에 있다. 중국식 볶음 요리를 접목한 ‘찹수이’가 뉴욕 서민들의 인기를 끌면서 방문객이 다양해졌고 미국인들을 위한 투어가 성업하면서 차이나타운은 점차 빈민가에서 이색적인 관광지로 변모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중식당의 고급화는 차이나타운을 맛집 거리로 승격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제는 인구 6만 명이 모여 사는 규모가 큰 차이나타운이자 뉴욕에서 꼭 방문해야 할 관광지로 거듭났다. 요즘에는 필리핀,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 이민자들이 모여 살면서 음식의 종류가 더욱 다채로워졌다.
뉴욕 차이나타운의 또 다른 매력은 뉴욕인의 활력이 그대로 느껴지는 거리라는 점이다. 다국적 기업인 맥도날드나 하겐다즈의 간판조차 한자로 적혀 있는 이 붉은색 넘치는 거리에 다양한 인종이 활보하는 모습은 ‘코스모폴리탄’ 뉴욕의 한 단면으로,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다. 점심시간에는 근처 직장인과 관광객이 모여들어 시끌벅적하다.
안타까운 것은 뉴욕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다. 차이나타운 또한 재개발의 위기를 맞고 있어 이런 매력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알 수 없다.
 

 


특별한
차이나타운

인천 차이나타운은 거주지로서의 활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도시 재생의 아이디어가 빛난다. 인천만의 특별한 역사를 보존하고 유지하면서 현재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인천아트플랫폼’이나 ‘구 제물포구락부’ 같은 매력적인 형태로 등장한다. 인천아트플랫폼은 110여 년 전 개항기 때 지은 창고를 리모델링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또 1902년에 건축한 구 제물포구락부는 외국인들의 사교클럽으로, 현재 스토리텔링 박물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도시의 역사·문화적 자산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디어가 인천만의 차이나타운을 만들어가고 있다. 앞으로 차이나타운의 진화에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가 더해질지 그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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