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보기
화려하게 때론 아련하게, 도시야색
화려하게 때론 아련하게
도都 시市야夜색色
2018년의 마지막, 서쪽 끝에서 해가 지기를 기다린다. 검은 바다가 출렁이는 포구, 찬란한 불빛이 솟아오르는 빌딩 숲, 온정의 빛이 새어 나는 밤 골목…. 태양 아래 감춰졌던 도시의 밤은, 사치스레 비치기도 하고 때론 애잔함이 흐르기도 한다. 그 속내를 헤아릴 수 없어 더 마음을 끄는 야색(夜色). 도시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장│사진 류창현 포토디렉터
햇살보다 노을이 더 아름다운 곳.
동쪽에 정동진이 있다면 서쪽에는 ‘정서진’이 있다.
오늘 지는 해는, 내일 더 빛나는 태양으로 떠오를 것이다.
한 해의 마지막 날, 서녘 하늘을 보며 다시 시작할 힘을 얻는다.
해가 땅 밑으로 떨어지면 도시의 뒷골목에도
활기가 인다. 동인천 삼치거리.
인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골목에서,
막걸리 얼큰하게 얽힌 추억 한 접시쯤은 가지고 있다.
‘오늘도 참 열심히 살았다’. 삼치구이 한 점, 막걸리 한 잔에
겨울밤이 깊어간다.
일상의 사연을 어둠 속에 잠재운 도시의 밤.
송도국제도시 너머로 불빛에 둘러싸인
인천대교의 실루엣이 보인다.
거칠고, 투박하고, 날것 그대로 생명력이 넘친다.
어둠의 베일 속으로 세상 모든 것이 잠기는 시간에도,
북성포구 공장 지대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은 잠들 줄 모른다.
뼈대를 드러낸 채 바다 위 부표처럼 떠 있는 북성포구의 선술집.
바다에 마음을 꺼내두고 술 한잔에 시름을 달래는
보통 사람의 삶이 여기 흐른다.(아래)
한겨울, 항만의 밤은 빨리 찾아온다.
온 세상이 어둠에 묻혔지만,
인천신항에서 솟아나는 불빛은 꺼질 줄 모른다.
그 빛을 따라 ‘인천호’는 오늘도 힘차게 닻을 올린다.
밤은 또 다른 하루의 시작.
2018년의 끝자락, 어둠을 밝히는 도시의 빛처럼 희망찬 내일을 꿈꾼다.
사진은 올해 확장 오픈한 송도컨벤시아(위)와
송도국제도시의 길을 비추는 ‘G타워’(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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