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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해야 남도 사랑합니다”
“내가 사랑해야 남도 사랑합니다”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
민선 7기 시정 슬로건 창안자, 김소영
글·사진 김진국 본지 총괄편집국장
갯벌에서 캐낸 ‘동죽’을 함지박 하나 가득 담아, 곡예사처럼 머리에 이고 오던 엄마. 동무들과 산자락에서 하던 고무줄놀이와 깡통치기.
김소영(43) ‘시민 시장’의 고향 인천에 대한 기억은 온통 갯벌과 바닷가로 채색돼 있다. 지금은 고층 빌딩 즐비한 국제도시로 변모했지만, 그가 어렸을 때 송도는 갯벌과 논밭이 전부였다. 트래킹하는 것처럼 산길을 돌아 학교에 다녀야 할 정도였다.
“황해도에서 피란 나오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모님 3대가 함께 살았는데 ‘농원’이라는 곳이었어요. 지금의 송도국제도시 초입에 있던, 가구가 얼마 되지 않는 마을이었지요. 빨래를 할 수 있는 개울도 가깝게 있었어요.”
송도의 작은 ‘어촌’에서 나고 자란 그가 인천 중심부로 들어온 것은 동춘초등학교 6학년 때. 중학교부터는 시내에 있는 학교로 보내고 싶어 했던 아버지는 그를 신흥초등학교로 전학시켰다. 그렇게 신흥여중, 인화여고를 다니며 동인천 학원 골목 앞 분식집들, 만남의 장소였던 대한서림, 고급 의류점이 늘어서 있던 신포동 일대가 그의 학창 시절 추억의 목록에 추가됐다.
현업인 초등학교 ‘방과 후 교사’직을 시작한 해는 강화도가 고향인 남편과 결혼해 외동아들을 낳은 2004년부터다. 대학 선배였던 남편과 부부의 연을 맺은 이래, 계산동 월세방에서 시작해 지금의 청라국제도시에 ‘내 집’을 마련하기까지는 9년이 걸렸다.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이란 민선 7기 시정 슬로건을 생각해낸 건 우연 같은 필연이었다.
“인천은 지역 특색이 없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불편했어요. 안 좋은 사건이 터지면 ‘또 인천이야?’라는 반응도 싫었구요. 실은 좋은 게 더 많은데 말이지요. 그러던 차에 시 홈페이지에서 민선 7기 시정 슬로건을 공모한다는 소식을 접했지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왔고, 앞으로 살아갈 정겨운 고향 땅이 부정의 이미지로 덧씌워지는 게 속상하던 차였다. 자식과 제자들이 살기 좋은 도시, 외지 사람들이 너도나도 찾아와 살고 싶어 하는 도시를 만들자고 소리치고 싶었다.
“민선 7기의 철학이 공정, 소통, 혁신, 시민참여잖아요. 좋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는 결코 혼자 만들 수 없는 거구요. 그래서 인천 시민들이 다함께 손을 맞잡고 모두가 살고 싶어 하는 도시로 만들어가자는 메시지를 담아본 겁니다.”
그가 말하는 ‘살고 싶은 도시’는 어떤 곳일까.
“교육, 교통과 복지가 잘 갖춰져 있고, 신·원도심이 고르게 발전하는 도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도시가 전체적으로 깨끗하면 더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선 인천 시민 모두가 시정에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가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사랑하는 것 아닐까요. 인천은 보고 즐길 해양 자원이 풍부하고 역사 유적지도 많습니다. 인천국제공항도 있구요. 아름답고 좋은 것을 찾아 즐기고, 널리 알리는 것도 우리 시민들이 함께 해야 할 일인 것 같아요.”
청라호수공원 앞에 선 김소영 시민 시장의 미소가 겨울 햇살을 받아 투명하게 반짝였다.
지난해 10월 8일 ‘500인 시민시장에게 듣는다 토론회’에서
슬로건을 발표하는 김소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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