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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니, 봄

2019-04-01 2019년 4월호


 
눈부시니, 봄
 
‘봄이 왔나 봄’. 봄은 빛으로 색으로 우리 곁에 옵니다. 겨우내 무채색으로 잠들어 있던 세상이 초록빛으로 물들고, 노랑, 빨강, 하양… 온갖 색이 어지럽게 터집니다. 곳마다 환히 빛나고 곳마다 곱고 아름다우니, ‘잔인한 사월’ 바야흐로 봄이 무르익었습니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장│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백아도
 
아, 얼마나 기다렸던가요.
‘그 겨울’이 가고 ‘이 봄’이 왔습니다.
덕적도에서 남서쪽으로 18km 떨어진 섬,
백아도에도 봄이 내려앉았습니다.
하루하루 햇빛의 농도가 쌓이고
싱그러운 풀숲이 대지를 덮었습니다.


 
 

세어도
 
겨우내 꽁꽁 얼어붙은 땅이 녹기도 전부터,
어머니는 텃밭 준비에 분주하셨습니다.
상추, 쑥갓, 고추, 냉이…
거친 땅을 일구고 흙을 쓰다듬으며
갖가지 봄나물을 그려넣습니다.
어머니의 주름진 얼굴에
봄 처녀 같은 화색이 돕니다.


 
 

덕적도
 
세상에 절실하지 않은 삶이 어디 있을까요.
하지만 파도와 바람이 거친 날에도,
기어이 배를 타야 하는 것이
바닷사람들의 운명입니다.
아직 갯바람이 매서운 사월,
아버지는 바다 한가운데 버티고 서서
 
그물을 던집니다.
펄럭이는 깃대에 만선을 꿈꾸며…
삶의 ‘희망’을 낚아 올립니다.


 
 

월미산
 
봄, 온 세상이 설렘으로 들썩입니다.
여기서 ‘톡’ 저기서 ‘톡’ 새싹이 고개를 내밀고
앞다퉈 꽃망울을 터트립니다.
지금, 동네 뒷산으로 골목으로 거리로 나가 ‘봄맞이’하세요.
서둘러야 합니다. 슬며시 다가와 스리슬쩍
지나가는 것이 또 봄이니까요.


 
 

소무의도
 
이맘때면, 어머니는 겨우내
미뤄두었던 일을 하느라 쉴 틈이 없습니다.
평생 바닷바람 맞고 갯벌에 뒤엉켜온 삶.
바지런히 건사한 자식들은 제 살길을 찾아
뭍으로 떠났지만,
어머니는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어머니의 굽은 등 위로 봄 햇살이
나지막이 드리워집니다.
 

 
백아도
 
봄빛 일렁이는 저 바다는, 섬사람들에겐
눈물겨운 생존의 터전입니다.
허리가 휘고 주름이 깊게 패도록,
거친 바다에서 삶을 일구었습니다.
배 한가득 날것이 차올라 집으로 돌아갈 때의 희열,
때론 빈 바다를 지켜보아야만 했던 애타는 심정이,
너른 바다 곳곳에 새겨져 있습니다.
 

 
 

자유공원
 
바다를 한참 달려온 봄기운이 뭍에 다다랐습니다.
홍예문을 통과한 봄바람이 자유공원으로 스며듭니다.
100년 전, 이 공원에서 열린 ‘13도 대표자회의’는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오늘, 그 안에서 소망합니다.
다가올 100년이 언제나 ‘봄날’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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