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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니 사라진, ‘꿈’동산
2019-05-02 2019년 5월호
자고 일어나니
사라진, ‘꿈’동산
‘가족과 함께하는 수봉 놀이동산’이라고 쓰인 무지개 모양 입구를 지금도 기억한다. 1980년대 이맘때면, 엄마 아빠 손잡고 소풍 온 아이들이 구름처럼 모였다. 다람쥐 통, 회전그네, 허니문 카…. 대단한 놀이기구는 아니지만 단돈 몇 백원만 내면 줄서지 않고 탈 수 있으니, 어른도 아이도 모두 신이 났다.
하지만 2008년 7월, 수봉 놀이동산 대관람차가 창공에 그대로 멈췄다. 주민 1만여 명이 추억을 ‘사수’하기 위해 이름을 걸었지만 소용없었다. 30년을 함께해 온 ‘우리들의 놀이동산’은 그렇게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다.
대관람차를 타고 공중으로 높이 솟으면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겁 없이’ 다람쥐통에 올라타 동전을 와르르 쏟아내고 멀미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날이 추억이 되고 그리움으로 남을 줄, 그때는 몰랐다. 꿈처럼 사라진 유년의 기억이, 눈부신 오월의 햇살 아래 아련하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장│사진 류창현 포토디렉터
손에 든 옛 사진은 1979년 6월 14일 수봉 놀이동산 준공식 때의 모습이다. 수봉 놀이동산은 1980년대 월미도, 송도유원지와 함께 가족 나들이처로 사랑받았다. 놀이동산을 허문 자리엔 현대식 물놀이 시설을 갖춘 작은 놀이터가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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