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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오사카를 사랑하는 이유
인천이 묻고, 세계가 답하다
세계가 인정한 ‘살고 싶은’ 도시 탐방
JAPAN OSAKA
일본 혼슈 세토나이카이의 동쪽에 위치한 도시 │ 면적 223km² │ 인구 271만6,989명(2018년 기준)
세계가 오사카를 사랑하는 이유
우리 시 민선 7기 시정 슬로건은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이다. 거창한 구호 대신 소박하지만 핵심이 담긴 메시지다. 시민 참여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살고 싶은 도시의 기준은 무엇일까? 그 해답을 해외 선진 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 다섯 번째는 영국의 정치·경제 분석 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선정한 ‘2018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TOP 10’에 이름을 올린 일본 오사카(Osaka)다.
글 김선희 인천대학교 일본문화연구소 연구 교수 │사진 셔터스톡
‘천하의 부엌’으로 불리는 사통팔달 경제 도시
일본 정부 관광국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753만9,000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들이 찾은 곳은 서일본의 중심지인 ‘오사카’다. 오사카는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도시이며 방문 관광객만 연간 1,000만 명을 웃돈다. 국내외 경계를 넘어 다양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오사카의 매력은 무엇일까.
오래 전부터 ‘천하의 부엌’이라 불리며 굴지의 경제 도시로 성장했던 오사카는 일본의 근대 산업혁명을 견인하고, 현재까지도 일본 제조업을 지탱하고 있다. 그 원동력은 바로 발군의 접근성이다. 이 점은 연간 1,000만 명을 웃도는 사람들이 오사카를 찾는 커다란 매력 중 하나이기도 하다.
24시간 불을 밝히는 간사이국제공항은 오사카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전 세계 24개국, 82개의 도시를 잇고 있다. 한국에서도 김포와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해 부산, 대구, 청주, 무안, 제주와 직항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저비용항공사의 증가로 접근성은 더욱 좋아졌다. 더욱이 공항에서 오사카 시내 중심지까지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또한 장거리 야간 버스뿐 아니라 지하철, 신칸센, JR, 사철(私鐵)이 나라(奈良), 교토(京都), 고베(神戸) 등 오사카 주변 도시까지 촘촘히 연결하고 있어 지역민은 물론이고 관광객을 더 오래 머물게 한다.
도톤보리(Dotonbori) 거리
간사이국제공항의 JR
먹다가 쓰러져도 꼭 봐야 할 관광 자원들
오사카는 오사카성을 비롯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인 전통인형극 분라쿠(文樂),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세계 최대 규모의 수족관 가이유칸(海遊館) 등 역사적·문화적 관광 자원이 가득하다. 또한 ‘먹다가 쓰러지는 도시’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식문화가 발전해 넉넉한 인심의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 쇼핑도 마찬가지. 전체 길이가 2.6㎞로 일본에서 가장 긴 덴진바시스시(天神橋筋) 상점가에는 약 600여 개의 점포가 성업 중인데,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이지만 이곳은 저렴한 의류와 잡화를 파는 상점들이 즐비하다. 오사카의 옛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은 오감이 즐거운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2014년 문을 연 ‘아베노하루카스’는 높이 300m, 연면적 21만2,000㎡의 규모를 자랑하는 복합 시설로, 호텔, 미술관, 백화점, 오피스, 옥외 정원으로 구성되며, 일본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는 오사카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일본인 듯 일본 아닌 일본 같은 도시
오사카는 교육과 의료 및 여가 시설 확충, 거주 비용과 통근 혼잡률 제고 등 지역민의 만족을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가 감소하는 일본에서 오사카의 전입 인구는 늘고 있는 이유다. 지역민이 살기 좋은 곳은 관광객에게도 신선한 매력을 제공한다. 살기 좋다는 말은 단순히 편리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수도의 베드타운으로 조성된 신도시가 편리할 수는 있겠지만 지역에 대한 애착과 애정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상업 도시 오사카는 에도(현 도쿄)와 종종 라이벌 관계로 묘사되는데, 오사카 사투리를 표준어라고 할 만큼 지역에 대한 강한 자부심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했듯이, 오사카 사람들은 여유롭고 유머러스한 상인 기질이 강하다. 일본에서 가장 성격이 급하면서도 전혀 모르는 사람과도 금세 친해진다. 보통 일본에 대한 외국인의 평가를 보면 대부분 공통되는 것이 예의와 친절, 청결이다. 그중 ‘친절’을 척도로 삼는다면 오사카 사람들은 단연 으뜸이다. 현재 일본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이웃과의 소통 부재라는 점을 떠올리면, 오사카 사람들의 압도적 친화력과 다양함에 대한 포용력이야말로 일본이면서 일본 같지 않은 오사카의 매력을 가장 잘 느끼게 하는 근원이다.
컵누들 뮤지엄 오사카 이케다(Osaka Ikeda Cupnoodles Museum)의 전시관
클래식 카가 가득한 오사카 지라이온 뮤지엄(Glion Museum)
민관이 의기투합한 ‘오사카 뮤지엄’ 구상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가 되는 것처럼, 다양한 관광 자원을 어떻게 엮어내느냐에 따라 도시의 매력은 달라진다. 오사카시는 약 10년 전부터 도시의 매력을 극대화해 세계적인 문화 관광 거점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실천을 하고 있다. 도시 전체를 박물관으로 만들자는 목표 아래, 권역별로 오사카성 지구는 세계적 관광 거점으로, 나카노시마(中之島) 지구는 문화 예술 거점으로, 덴노지(天王寺)와 아베노(阿倍野) 지구는 도시 공원 거점으로, 미도스지(御堂筋) 지구는 도시의 심벌 스트리트로 재창조해 도시의 매력 자원을 100% 활용하고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정책의 일관성과 관련 부서의 유기적 협력을 위해 오사카 관광국을 별도로 설치, 관광객의 재방문율 향상과 국제회의 또는 국제대회 유치를 위해 매우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인천은 ‘미추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고대부터 개항 도시로서 대한민국의 근대를 열었다. 또한 굴지의 공업 도시로 경제를 이끈 현대까지, 한반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도시이기도 하다. 그만큼 역사적인 자원이 풍부하고, 서해의 아름다운 섬을 포함한 자연경관 자원도 다채롭다. 또한 세계로 통하는 관문으로서의 뛰어난 지리적 이점은 인천의 대표적인 경쟁력이다. 남은 것은 이러한 인천만의 역사적 가치와 인프라를 십분 활용해 도시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는 일이다. 전통과 현대를 관통하는 인천만의 랜드마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인천이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창구 도시라는 정체성을 살려 권역별로 개성을 발전·특화시킨다면 관광지로서뿐만 아니라 교육과 문화, 경제를 아우르는 명실상부 아시아 허브 도시로 성장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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