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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을 배려하는 착한 도시

2019-06-03 2019년 6월호



 
시민을 배려하는 착한 도시
 
우리 시 민선 7기 시정 슬로건은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이다. 거창한 구호 대신 소박하지만 핵심이 담긴 메시지다. 시민 참여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살고 싶은 도시의 기준은 무엇일까? 그 해답을 해외 선진 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 여섯 번째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착한 도시, 브라질 쿠리치바(Curitiba)다.
 
글 이왕건 국토연구원 도시연구본부 본부장 │사진 셔터스톡


 

SERIES 6.
BRAZIL CURITIBA
 
브라질 동남부 파라나주의 주도(州都) │ 면적 435km² │ 인구 184만8,946명(2013년 기준)


 




쿠리치바의 버스 체계는 서울시의 버스전용차로 도입의 본보기가 되기도 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교통 체계
 
쿠리치바는 1979년부터 버스 요금에 ‘사회적 요금제도’를 도입해 반경 30km 내 대도시권 지역에서는 한 번만 요금을 내면 여러 번 승하차가 가능하도록 했다. 단거리 통행을 하는 중산층이 교외의 빈민가나 위성 도시 등 장거리 통행을 하는 서민들을 보조하는 방식의 단일 요금 체계를 채택한 것이다. 쿠리치바에서는 버스 요금을 한 번만 내면 터미널을 벗어나지 않을 경우 환승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단순히 운행 거리의 차이로 요금을 차등화한다면 요금 구조에 내재된 불평등은 해소할 수 있겠지만, 사회적 불평등은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다양한 정책을 통해 아이들이 사회 속에서 안정적으로 살아 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쿠리치바에서 태어난 생명은 가치 있다
 
‘쿠리치바에서 태어난 생명은 가치 있다.’ 쿠리치바는 이와 같은 슬로건 아래 1993년 3월부터 보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각종 사회적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며 출생 첫해 유아 사망률을 줄이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였다. 쿠리치바 보건전담팀은 출생 첫해 동안 직접 어린이들의 가정을 방문하고, 5세까지 아이들을 의무적으로 추적하며 건강 상황을 건강기록부에 상세히 기록·관리한다. 영유아를 위한 구체적인 추진 계획도 설정했다. 시립 탁아소는 0세부터 2세까지 유아기의 아이들을 보호하고, 시청 어린이과는 총 214개소의 지역사회 데이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0세부터 6세까지 어린이와 소득 제3분위까지에 속하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하루 네 차례 식사와 취학 전 교육, 위생 서비스와 각종 인센티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부모가 일하는 동안 지역사회에서 가족적 분위기 속에 아이들을 보살피는 ‘대리모 프로그램’은 시민을 배려하는 쿠리치바의 진심이 담겨 있다.
 
 
 

청소년의 미래는 도시의 미래
 
쿠리치바시 어린이과는 비정부조직(NGO)과의 협정을 통해 12개의 ‘지원 하우스’에 임대료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고아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 하우스 프로그램을 통해 7~17세 소녀들과 14~17세 소년들을 돕고 있는데, 아이들은 안전한 보호 속에서 기술 훈련을 받는다. 또한 11~14세 소년들이 어린 나이에 불량 청소년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숙소는 물론이고 직업 훈련, 일자리 알선 등 사회적 지원을 제공하는 ‘신문팔이 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은 훈련 기관의 수업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고, 독립할 때를 대비해 벌어들인 소득을 저축하도록 해 사회 속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평생 든든한 울타리
 
쿠리치바는 재정 여건이 충분하지 못해 저소득층 밀집 지역에 직업 훈련 학교를 설치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교통수단으로 이용할 수 없는 오래된 버스를 재활용해 ‘바퀴 달린 작업장’으로 변형된 버스 학교를 탄생시켜 교육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했다. 쿠리치바는 시 전체를 대상으로 목공, 공예, 수예, 전기 기술, 미용, 페인팅, 인쇄, 배관, 전화 교환, 워드프로세서와 기초 회계, 컴퓨터 교육과 같은 26개 교육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버스는 날짜별로 매일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교사들은 교육이 제공되는 지역 내에서 충원되고 있다. 교육 과정은 코스당 평균 15~20명의 학생으로 제한했고, 기간은 30시간부터 170시간까지 다양한데, 보통 1~2개월 동안 이뤄진다. 재정적으로 열악한 지역을 위한 복지라 해서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숙련된 교사들이 수업을 진행하고, 주로 밤과 주말에 집중적인 교육이 제공된다. 또한 프로그램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수백 명의 졸업생들을 교사로 채용해 지역 차원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쿠리치바는 친환경 도시 계획을 통해 탄생 된
‘꿈의 생태 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인천은 대한민국의 관문 도시로, 급격한 도시화 과정을 거치며 오늘날 인구 300만이 넘는 대도시로 성장했다. 이제는 외형보다 내실을 다져야 할 시기에 접어든 만큼, 시정 비전으로 삼고 있는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을 실현해 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과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쿠리치바의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계층별 맞춤 전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천이 가진 탁월한 도시적 인프라에 진심이 담긴 행정 서비스를 접목한다면, 인천은 대한민국 시민이라면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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