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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가 궁금하세요?”
“무대 뒤가 궁금하세요?”
한 편의 공연이 무대에 올라 관객을 만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을까, 무대 뒤의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무대 뒤의 모습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 그리고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수고로움이 담겨 있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르고 가장 마지막에 무대를 떠나는, 감동의 순간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단히 노력하는 이들….
화려한 무대가 아닌, 무대의 뒷모습을 담았다.
글 김윤경 본지 편집위원 │사진 최준근 자유사진가
화려한 무대와 달리 무대 뒤는 어둡고 복잡하다.
천장 가득 자리 잡은 시설들이 모두 하나의 공연을 위해 사용된다.
바튼에 걸린 조명은 모두 일일이 사람의 손을 거쳐 조정된다.
공연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조명의 색감, 각도, 조도 등을 세심하게 조절한다.
낯설고 설레는 공간, 무대 뒤
연극이나 오페라, 연주회 등 하나의 공연 작품이 관객에게 전해지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이 있다. 의상, 세트, 조명, 음향 기기를 담당하는 이들과 총연출을 맡은 무대 감독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오직 무대 위에 서는 배우들을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조명 위치와 각도는 물론이고 조그만 효과음 하나, 작은 빛 한 줄기도 모두 무대 뒤의 스태프들이 약속된 정확한 시간에 하나하나 손으로 구현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공연을 하루 앞둔 지난 9월 17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했다. 커다란 트럭에서 소품과 기자재를 내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무대 뒤로 옮기면서 본격적인 무대 세팅에 들어간다. 무대 뒤에는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천장엔 커튼과 수많은 조명이 달린 바튼이 가득 매달려 있었다.
“바튼 내려주세요.” 무대 감독의 외침에 천장에서 조명이 달린 바튼이 내려온다. 신기하다. 이 많은 조명이 모두 천장에 빼곡히 숨겨져 있었다니… .
사람 손 거쳐야 하는 세심한 작업
조명을 달고 위치를 조정하는 작업은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지루하게 반복되는 작업 같아 보이지만, 섬세하게 작업되어야 하는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과정이라고. “조명은 무대의 공간 에너지를 배우와 함께 관객들에게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조명 감독은 배우를 도와주는 서포트의 창작자라고 할 수 있죠. 어떤 색감, 어떤 조도, 어떤 각도의 조명이 공연을 좀 더 극대화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하거든요.” 이나구 조명 감독은 조명 색깔로도 관객의 심리를 조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세심한 작업이 끝나면 공연 시 극중 장면에 따라 조명이 자연스럽게 바뀔 수 있도록 장면마다 사용할 조명 번호를 미리 입력해 놓는다.
“무대 세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안전입니다. 다양한 파트가 움직이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하죠.” 최성국 무대 감독은 무대가 설치되는 순간부터 안전사고 없이 모든 과정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체크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대 감독은 무대뿐 아니라 조명, 음향, 배우 등 여러 파트와의 조율과 스케줄 관리 등 모든 분야를 총괄하거든요. 공연은 기술적인 스태프들과 예술적인 스태프들이 만나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무대감독은 그 가운데서 교량 역할을 해야 합니다.” 무대 세팅부터 리허설, 공연까지 총괄적으로 진행해 최종적으로 관객들에게 멋진 공연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공연 시 무대 감독의 자리는 SM데스크라고 불리는 무대 옆 작은 공간이다. 관객들 시야를 벗어나 모니터를 통해서만 공연을 볼 수 있다. 무대 감독은 이 자리에서 공연을 지켜보며 “마이크 켜주세요” “조명 꺼주세요” “멘트 내보내주세요” 등 공연에 필요한 요소들을 감독한다.
모든 관객들이 즐겁게 무대를 보는 순간에도 스태프들은 무대를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분주하다.
조명 위치와 각도는 물론이고
조그만 효과음 하나, 작은 빛 한 줄기도
모두 무대 뒤의 스태프들이 약속된 정확한 시간에
하나하나 손으로 구현해 낸다.
관객을 맞기 위한 수많은 점검
무대 위에서는 음향 감독을 비롯해 소품 담당, 분장 담당 등 많은 스태프들이 여전히 하나의 공연을 위해 쉼 없이 분주하다. 이번 공연은 배우와 폴리 아티스트 단 두 명만이 무대 위에 등장하지만 출연진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무대의 준비 과정은 늘 동일하다고.
무대 세팅이 모두 끝나면 조명, 무대 전환, 음향, 세트, 영상 등을 맞춰보는 테크니컬 리허설이 진행되고, 그 이후에는 공연과 동일하게 진행되는 최종 리허설인 드레스 리허설이 이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탄탄한 설계 위에 어떻게 하면 가장 좋은 공연을 만들까 고민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아침부터 시작된 작업은 어느덧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계속 진행형이다. 무대 뒤에선 여전히 장비 점검이 이뤄지고, 배우의 음향 체크가 진행된다. 텅 빈 무대 위에 하나둘 소품이 등장하고, 조명 위치를 다시 점검한다. 배우와 스태프들의 무대 점검이 끝나면 이제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한다.
INFORMATION
지난 5월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한 인천문화예술회관의 견학 프로그램인 ‘신나는 백스테이지 투어’가 오는 11월까지 진행된다. 관객들이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공연장의 이모저모를 살펴볼 수 있는 ‘신나는 백스테이지 투어’는 무대, 객석, 전시실, 예술단 연습실 등 인천문화예술회관의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여러 시스템에 대한 해설과 시연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학교 단체로만 진행했던 올해 ‘신나는 백스테이지 투어’는 아쉽지만 신청이 모두 마감됐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은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내년에는 좀 더 세분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해 가족 단위의 신청자도 접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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