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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소개하는 우리 동네-송월동

2020-07-02 2020년 7월호


어릴 적 나를 찾아 그곳으


고향을 떠나 인천에 온 지 1년이다. 시작은 모든 게 낯설었다. ‘이제 여기가 발 딛고 살아갈 새로운 삶의 무대다.’ 그렇게 인천에서의 일상은 여행이 됐다. 메인 무대는 ‘송월동’이었다. 어릴 적부터 동화나 만화에 대한 관심이 유별났거니와 커서도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끼고 사는 참이었다. 그런 내게 ‘동화마을’이라니. 차를 달려 그곳으로 향하는 15분은 꿈만 같았다.
가파른 비탈을 중심으로 갈비뼈처럼 뻗는 좁은 골목골목 모두가 색색의 옷을 입고 있다. 나지막한 담장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에 동심이 핀다. ‘여기에 이런 그림이 있었던가?’ 갈 때마다 새로움이 싹트기에 지루할 새가 없다. 봄과 여름이면 곳곳에 피어난 계절 꽃을 감상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비라도 내릴 참엔 집 밖으로 마중 나온 자그마한 화분에서 짙은 사람 냄새가 풍긴다.
송월동 동화마을을 걸으면 어릴 적 나를 만날 수 있어 좋다. 모르는 게 많았던 만큼 호기심으로 가득했던 그 시절. 손이 닿는 대로 동화 전집을 꺼내 읽으면 수많은 궁금증과 소박한 꿈이 머릿속에서 뒤섞였다. 피노키오가 들어간 고래 뱃속을 탐험하고, 왕자를 만나 일곱 난쟁이를 떠났을지 모를 백설 공주를 미워했다. 물거품이 된 인어공주와 늑대의 바람에 날아가 버린 아기 돼지 삼 형제가 애처롭기만 했던 나. 
어느새 도시 생활에 익숙해진 걸까. 밥 먹듯 머리를 채웠던 몽상도, 송월동 동화마을을 찾는 일도 무뎌진 지금이 아쉽다. 허나 시간은 늘 허락되어 있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돌아가려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내팽개쳤던 어릴 적 나를 다시 만나러 송월동 동화마을로 간다. 아기자기 펼쳐진 벽화와 별 모양 가로등, 사랑에 빠진 피노키오의 불그레한 얼굴을 바라보며 일상의 행복을 되찾을 수 있는 그곳으로.

글 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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