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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

2024-03-05 2024년 3월호


인천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1988년 조용필은 서울을 노래했고, 1980년 프랭크 시나트라는 뉴욕을 찬양했다.?인천 사람들의 애창곡 ‘연안부두’는 그보다 앞선 1979년 탄생했다. 그로부터 45년이 지난 지금 인천엔 우리들의 도시를 반짝이는 음표와 노랫말로 그려내는 음악가들이 함께 숨 쉬고 있다. 이 도시의 무엇이 그네들의 마음을 그토록 흔드는 걸까. 통기타 선율처럼 부드럽고 깊은 울림을 주는 포크 음악의 거장 백영규(72)와 인천을 무대로 꿈을 펼치는 청춘 싱어송라이터 로이스(32)에게 물었다.


글 최은정 본지 편집위원, 사진 최준근 포토디렉터



대중음악의 도시, 인천


백영규는 생애 가장 빛나던 시절을

포크 음악의 전성기였던

1980년대 한복판에서 보냈다.

새로움을 갈망하고 청춘을 노래했다.

이들의 음악을 자양분 삼아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한 케이팝K-POP은 

오늘날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중음악사 반세기, 장르와 세대를 뛰어넘어 

인천의 어제와 오늘을 노래하는 

두 음악가가 마주했다.


‘인천음악창작소’에서 조우한 가수 로이스(좌)와 백영규(우)


Q 요즘 어떻게 지내셨어요

백영규 영종도의 예단포 근처에 작업실이 있어요. 오래된 포구를 물들이는 노을빛에 이끌려 자주 걷게 되네요. 아담한 포구에 줄지어 있는 횟집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술 한 잔 기울이고, 틈틈이 작품도 쓰면서 지내고 있어요. 최근 ‘동구 데이트’란 곡을 완성했어요. ‘제물포구’로 바뀌기 전에 동구의 오늘을 기록하고 싶어 만들었어요. 기록하면 기억되잖아요. 생생하고 자연스럽게.

로이스 부지런히 무대에 올라 저를 보여드리고 있어요. 매주 목요일 송도의 ‘재즈257’에서 라이브 공연을 하고, 타임스페이스에서 게릴라 버스킹도 자주 해요. 아, 지난 연말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20주년 기념식’에서 자작곡인 ‘미러 시티’를 들려드렸는데, 인천 시민의 환호 속에 공연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송도국제도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거든요.


Q 부평캠프마켓의 ‘인천음악창작소’에 두 분을 모셨습니다. 한국 대중음악이 태동한 곳인데요. 두 분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백영규 제 음악 인생을 담아낸 슬라이드 필름이 있다면, 그 첫 장은 부평에서 시작될 거예요. 부평서초등학교, 동산중·고등학교를 다녀서 매일 부평역과 제물포역을 오가며 음악적 감성을 키웠습니다. 1970년대까지 부평과 신포동에 크고 작은 음악 클럽들이 성업했고, 제 곁엔 늘 통기타와 음악 친구들이 있었어요. 형제 듀오 ‘유심초’와 통기타 튕기며 꿈을 키웠고, 故김강태 시인의 따스하고 감미로운 언어가 노랫말이 되기도 했습니다. 부평에 오니, 그 시절이 그립네요.

로이스 저도 부평역에서부터 캠프마켓까지 걸어오는 동안 학창 시절을 떠올렸어요. 중·고등학교 때 다닌 보컬 학원이 이 근처예요. 열아홉 살 때 김건모, 클론 등이 식구로 있던 ‘김창환 사단’에 들어가기 전까지 부평에서 춤과 노래 실력을 키웠습니다. 인천의 모든 음악가들에게 부평은 ‘마음의 고향’ 입니다. 한국 대중음악이 태동한 이곳이 오늘의 음악가들에게 아지트가 돼주면 좋겠어요.


빛나는 도시, 빛나는 사람들


꿈과 낭만에 각박한 세상. 이 땅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이 점점 어려워져만 간다.

그럼에도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노래하고 빛을 낸다. 

우리들의 도시를 반짝이는 음표와 노랫말로 그려내는 이들이 있기에, 

음악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한 줄기 빛이 되어준다.


 


Q 두 분의 음악에 인천이 어떻게 투영됐는지 궁금합니다

백영규 ‘추억의 신포동 1·2’, ‘인천의 성냥 공장 아가씨 1·2’, ‘꿈의 나라’, ‘송도로 가자’…. 지난 2021년에 선보인 14집 앨범은 인천 노래로 꽉 채워져 있어요. 서울에서 활동했던 시절엔 잘 몰랐는데, 2000년대 초반부터 경인방송에서 라디오 DJ를 하면서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졌어요. 아는 만큼 보이고 느낀 만큼 가까워진다고 하지요. 

제가 노래 제목을 ‘꿈의 도시’가 아니고 왜 ‘꿈의 나라’라고 지었을까요? 무엇이든 꿈꾸고 이룰 수 있는, 나라만큼 큰 존재라는 의미를 담았어요. ‘인천의 성냥 공장 아가씨’는 1917년 송림동에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 성냥 공장의 역사와 여공들의 애환을 반추하며 만든 곡이에요.

로이스 제 노래 ‘Better Life’에 이런 가사가 있어요. ‘독특하고 독창적인 누군가/ 세련되고 역사 깊은 어딘가/ 혁신적인 도시를 만들어가네 … (중략) … YEONSU. 한 폭의 그림 같지/ YEONSU. 날개가 달린 도시.’ 

연수구를 유서 깊은 역사를 품고 새로운 내일로 힘차게 비상하는 꿈과 기적의 도시로 그려냈어요. 뮤직비디오에도 선학별빛도서관, 송도석산, 인천대교까지 다채로운 공간을 담았습니다.



Q 그렇다면 이 도시의 매력과 힘이 뭘까요

백영규 ‘다양성’과 ‘무한한 가능성’이 우리의 원동력이죠. 드넓은 바다와 하늘이 펼쳐지고, 갯벌 위에 세운 기적의 땅엔 새로운 미래가 박동하고, 원도심엔 활기 넘치는 골목이 여전히 살아 있잖아요. 덕분에 제 노래도 ‘추억의 신포동’부터 ‘송도로 가자’까지 여러 감성을 아우를 수 있는 거겠죠.

로이스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도시.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것들이 새로 생긴 것들과 기묘한 조화를 이루는 도시. 제가 나고 자란 석남동 강남시장의 옥탑방, 가수의 꿈을 키운 부평과 청학동, 시간이 느릿느릿 흘러가는 신포동… 하나하나가 아름다우면서도 애틋해요. 도시인들에게 추억과 그리움을 남기는 도시, 낭만적이지 않나요? 언젠가 인천의 ‘찐 매력’을 담아낸 노래를 만들고 싶어요.


Q 다양한 현장에서 활약하고 계시죠

백영규 수년 전부터 길거리 버스킹 공연과 ‘포크송 페스티벌’을 통해 인천 지역에 포크 음악을 확산시켜왔어요. 인천은 쟁쟁한 포크 가수들을 배출하고 대중음악의 발전을 이끈 음악 도시입니다. 이전 세대 가수들이 우리에게 포크 음악이란 낭만을 선물했어요. 그걸 이어받아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고 싶어요.

‘변화는 있으되, 변함은 없어야 한다’. 매일 마음에 되새기는 글귀입니다. 숨쉬듯 새로움을 배우고 변화를 주고자 노력해요. 세상의 속도에 맞춰, 더 풍요롭고 자유로운 음악 축제로 나아갈 길을 모색 중입니다. 

로이스 인천은 문화예술 도시로서의 면모를 차근차근 갖춰나가고 있어요. 음악과 낭만이 생동하는 세계적인 도시가 될 거라 믿어요.

인천을 무대로 꿈을 펼쳐가는 싱어송라이터로서, 버스킹이나 재능 기부 무대로 일상 속 음악 공간을 지켜내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값진 일이라 생각해 꾸준히 공연을 이어가고 있어요. 크고 화려한 무대가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무대가 있는 바bar, 번화가의 광장, 공원의 작은 야외 무대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어요. 저의 오래된 믿음과 음악이 느리지만 견고하게 인천의 음악 지형을 바꾸리라 믿습니다.


Q 마지막으로, 어떤 음악가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백영규 ‘변화를 추구하는, 허나 변함 없는 음악가’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로이스 시민들에게 기쁨을 주는 가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인천! 파이팅!


사진 배은경


백영규

인천에서 초중고를 나와 1978년 ‘순이 생각’으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로도 제작된 ‘슬픈 계절에 만나요’, ‘잊지는 말아야지’와 같은 히트곡을 내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은 국민 가수. ‘추억의 신포동 1·2’, ‘인천의 성냥 공장 아가씨 1·2’, ‘꿈의 나라’, ‘송도로 가자’ 등 인천에 대한 짙은 마음이 담긴 노래를 지속 발표하고, ‘포크 음악 페스티벌’ 등 공연 기획자로도 종횡무진하며 포크 음악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꿈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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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Lois)

2021년 연수구의 아름다움을 담은 노래 ‘Better Life’, 송도를 배경으로 한 시티팝 ‘미러 시티’ 등이 인기를 끌며 ‘연수구의 가수’로 불린다. 버스킹 공연, 지역 축제 등 로컬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세대를 넘나드는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음악 활동뿐 아니라 연수문화재단의 청년예술단,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홍보위원, 지역 봉사활동 등 다양한 현장에서 인천의 미래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행동파 음악가.


Better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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